어느날 문득,
당신이 내게 와 한 송이 꽃이 된다면
난 사뿐히
날아가 그대 주위를 날겠소.
당신이 아득한 광야에 홀로 선 나무가 된다면
난 묵묵히
걸어가 그대 곁에 서겠소.
당신이 쏟아지는 빗줄기로 내려온다면
난 하늘을
우러러 온몸으로 맞이하겠소
당신이 아무런 이유 없이 나를 떠난다면
난 울면서
그대 오기를 한없이 빌겠소.
그러던 어느날 문득,
당신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나타난다면
난 달려가
그대의 다리를 붙잡으리다.
그러다 문득,
그 모든 것이 끝나는 그 날이 된다면
어느날 문득 그러했듯이
그대와 함께 끝나는 날이 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