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책을 21세기에 읽고 있는데 

어쩌면 이렇게 잘 통하는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무튼, 스릴러 - 스릴러는 풍토병과 닮았다 아무튼 시리즈 10
이다혜 지음 / 코난북스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얇은 책이니 금방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웬걸. 여기 나온 책 매번 찾아보느라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그리고 빨간책방을 들으면서도 매번 느끼는 거지만

어떻게 이 많은 책을 읽고 기억하며 파악까지 할 수 있는 걸까.

이것 역시 많이 읽으면 늘게 되는 능력 중 하나인 건지.

나처럼 속독이라 핑계치며 대충 읽는 사람은 애초에 불가능한 건지.


무언가 확고한 취향을 가지고 

그에 대해 열띄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과연 내가 설명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니 

이제껏 보고 접한 것들이 참으로 협소하기 짝이 없더라.


스릴러에 대한 장르적 지식을 알려주는 책! 하고는 거리가 멀고

스릴러를 읽는 한 사람의 여성독자로서 그녀가 현재 품고 있는 생각을 담은 책이라 보면 될 듯.


어떤 것(장르건 드라마건 배우건 밴드건 만화건 등등)의 팬이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눈을 반짝이며

그것에 대해 설명할 때 그 열렬한 애정에 감화되어 

그 대상을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딱 그런 느낌의 책이었다.


덕분에 생전 안 읽던 스릴러 책을 하나씩 구매해볼까 생각 중이다.

...일단 사둔 걸 한 권이라도 더 읽고 말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당신을(혹은 당신들을) 원망하는 것 만큼이나

당신 역시 나를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그러나 여러 상상 중 최악이자 가능성 높은 상상은

당신은 내가 당신을 원망하는 줄 모른다는 것.

아마 같은 상상을 당신 역시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가까울 수 있었는데 멀어진 사람으로

자신이 원망하는 것조차 모를 거라며 그 이유로 다시 한 번 상대를 원망하고

해결하려 하지 않고 덮어버린 많은 순간들 때문에

이제 와서 그 원망을 말하기도 힘들어진 관계.

때문에 대치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내가 보는 우리의, 우리들의 관계다.


자주 그런 생각을 한다.

당신이 내 세계에서 사라지게 된다면 난 후회할 거라고.

그럼에도 당신이 내게 선사한 기억들만 떠올리면 

이가 갈려서 더이상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

난 아직도 과거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기분을 종종 느끼며

이런 내가 미친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과연 당신은 아는지. 

당신의 기대만큼 다정하지 못 한 나 때문에 

당신 역시 그 반의 반만큼이라도 괴로웠으면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난 아직 용서하지 못 했고 용서할 생각도 없다.

이제 당신은 노년이고 이 책에 나온 소멸의 과정이

곧 당신에게도 일어날텐데

대체 뭐가 문제라 아직도 이러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직도 이 모양이다. 안타깝게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플리 1 : 재능있는 리플리 리플리 1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홍성영 옮김 / 그책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니까 이 리플리라는 캐릭터가 무서운 것은

본인도 자각하지 못 하는 사이 

모든 것(심지어 스스로가 충동적으로 저지른 일에 대해서까지)에 대한 대처가 

면밀하게 세워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


그런데 그 관점에서 보다 보면

과연 그가 말하고 행하고 생각하는 것 중 

진짜 그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싶은 것.

다른 사람이 되기로 작정하고

실제 그것을 실행하고 

심지어 다른 이들까지 그렇게 믿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란 대체 어떤 사람일까.


1독했을 때와 달리 유난히 마음에 걸렸던 것은

그는 스스로를 버리는 것에 대해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는 것.

그가 자신이 한 일들을 후회하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은 

그저 서두르지 않았다면 '디키' 와의 관계가 

좀 더 우호적으로 길게 유지될 수 있었음을 자각하는 순간 뿐이었다.

그런데 길게 유지되었다면? 그 끝은??


이것이 실제 가능한가 아닌가 는 제쳐두고 

그냥 사람이 자기 자신을 망설임없이 버리고 부정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의 껍질을 덮어쓰기 위해

저 정도까지 체계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게 꽤나 소름끼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첫페이지부터 당혹스러웠던 것은 교장이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하고 자신의 직업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묘사. 콜럼바인 이라는 책에서 사랑이 넘치는 교장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 부분에 인상깊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에 당혹스러웠다기보다는 희생자, 부상자, 생존자들이 어떤 삶을 살았으며 어떤 감정으로 세상을 바라봤는지에 대해 강박적일 정도로 묘사하는 것에 당혹스러웠다.

주가 아닌 사람들을 돌아보자.
그 사건이 앗아간 건 이런 사람들과 이런 시간들.
그럼에도 삶은 이어지고 등등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당사자가 아닌 누군가가 장황하게 묘사한 감정들을 읽다 보니 자꾸 사건을 비극적인 소설로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불편했다.

그리고 결국 여기서도 에릭과 딜런의 이야기는 없었다.
왜 가 없다는 게 그들의 왜 이겠지만.
그들과 같은 증상의 다른 사람들이 죄다 총기난사를 하는 건 아닐텐데 그들이 그런 이유는 뭘까.

아마 그건 끝내 모르겠지.
생각해보니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역시 유난히 책의 결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결국 어떤 일들은 끝내 밝힐 수 없는 일들인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