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이지부터 당혹스러웠던 것은 교장이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하고 자신의 직업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묘사. 콜럼바인 이라는 책에서 사랑이 넘치는 교장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 부분에 인상깊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에 당혹스러웠다기보다는 희생자, 부상자, 생존자들이 어떤 삶을 살았으며 어떤 감정으로 세상을 바라봤는지에 대해 강박적일 정도로 묘사하는 것에 당혹스러웠다.
주가 아닌 사람들을 돌아보자.
그 사건이 앗아간 건 이런 사람들과 이런 시간들.
그럼에도 삶은 이어지고 등등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당사자가 아닌 누군가가 장황하게 묘사한 감정들을 읽다 보니 자꾸 사건을 비극적인 소설로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불편했다.
그리고 결국 여기서도 에릭과 딜런의 이야기는 없었다.
왜 가 없다는 게 그들의 왜 이겠지만.
그들과 같은 증상의 다른 사람들이 죄다 총기난사를 하는 건 아닐텐데 그들이 그런 이유는 뭘까.
아마 그건 끝내 모르겠지.
생각해보니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역시 유난히 책의 결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결국 어떤 일들은 끝내 밝힐 수 없는 일들인 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