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안 괜찮아
실키 글.그림 / 현암사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긴 좋지만 제일 리뷰쓰기 애매한 종류의 책.


여러 면에서 공감을 불러 일으킬법 하지만


특히 '사람이 왜그리 어두워' 라는 말을 종종 들어온

창작 계열의 무언가를 했던, 여성 이라면 더 많이 공감할 듯.

거기다 외국생활까지 했다면 더 많이 공감할 듯도.


부러운 것은 일견 단순해보이지만 여러 해에 걸쳐 쌓아온 드로잉 실력이 보이는 것.

그리고 프랑스와 인도를 거쳐간 작가의 배경이 그림이나 글에 녹아있는 것.


어차피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 할 거라면

극단적으로 안에만 있자 라고 결심하긴 했다만

가끔 이렇게 나랑 다른 이의 모습을 보면 부러운 것 반, 의구심이 드는 것 반이다.


밖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있고

 그 두 가지의 모습은 다를 거다 라고 생각해왔는데

만약 그 생각이 잘못된 거라면 어째야 하나...뭐 그런 생각.


그렇다고 지금 딱히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건 재수 작가 말마따나 잘 정돈된(혹은 잘 정제된)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 낸시 (스티커 포함)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힐링용 만화 두 번째.

그냥마냥 흐뭇하게 볼 수 있는 만화다.

다만 마지막에 '현실엔 이렇게 착한 사람들이 있을리 없지' 하는

비뚤어지는 생각이 들고 마는 것은

내가 비뚤어진 탓인지 아니면 세상이 비뚤어진 탓인지.

 

어쨌든 착한 만화.

양말도깨비와 달리 인쇄도 거슬리지 않으니 여러 모로 마음에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말 도깨비 시즌 2 : 2 - 그림으로 빚어낸 마법 같은 이야기
만물상 글.그림 / 재미주의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힐링이 필요해서 구매한 책.

   힐링이 되긴 되지만 인쇄질 때문에 100% 되지 못 하는 느낌.

 

2. 이런 류(?)의 만화나 동화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어떻게 저렇게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을까 하는 것'

   그림체도 그렇지만 개구리 빌라 라던지, 고양이 인간, 거미 여자.

   그리고 개구리가 고양이를 키운다거나

   고양이 인간과 동물인 고양이가 동시에 등장한다던가 하는 것.

   아마 나였다면 스스로의 성질을 못 이겨 어떻게든 변명을 붙이고 말았을 것이다.

   이 세계에는 어떤 단계가 있어 그 단계를 통과하면 인간화 될 수 있고

   통과하지 못 하면 동물의 모습이라던가 뭐 그런 거.

   그러면 그 때부터 내용은 설국열차 스러워지겠지.

   설국열차 영화 역시 보진 않았지만. 어쨌든.

 

3. 언젠가 빨간책방에서 천명관 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아마 1화였던 걸로 기억)

   이런 얘기가 나왔던 적이 있다.

   새로운 걸 쓰는 게 아니라 어디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쓴다던가. 뭐 그 비슷한 내용.

   양말 도깨비 에서 받는 느낌은 그것과 비슷하다.

   언제고 어디서 들어봤을 법한 동화 인듯 하지만

   구석구석 따지고 들면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

   하지만 익숙해서 따뜻한 그런 이야기.

 

4. 독특한 배경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세세히 설명하려 하지 않아 좋고

   요소마다 굳이 이유를 들지 않아 좋다.

   말 그대로 자연스러워서 좋은 만화.

 

5. 인쇄질만 좋다면 더욱 좋았을 것을....

    ...내 비록 웹툰으로 보진 않았지만

   암만 봐도 이 색감은 아닌 것 같은데 왜이리 다 칙칙해졌냐 말이다.

   ....작가님 속 좀 상할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온 1~3(완결) 세트
유시진 지음 / 시공사(만화)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1. 아마 유시진을 처음 만나는 게 '온' 이었다면

   상당히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었을 것도 같지만

   전작을 모두 보진 못 했더라도 대표작들은 그럭저럭 봐온 관계로

   딱히 더 좋음은 느껴지지 않음. 아쉬움은 느껴졌으나.

 

2. 일단 첫째로 아쉬웠던 것은 세계관과 그 언어들이 너무 복잡하다는 것.

   판타지적 세계관을 배경에 두고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의 마음을 묘사하는 것은

   그녀의 몇몇 작품들에서도 이미 봐온 바 있지만

   이번 작품이 유달리 복잡했다 느껴지는 까닭은

   아마 휴스데온, 휴스에온, 에온과 데온, 온. 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 이라는

   말 그대로 판타지 소설(최소 7권의 분량은 되어야 할 듯한) 에 어울릴 법한 세계관이 이 만화

   와는 어울리지 않았던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3. 왜 굳이 '이 곳' 인가

   이세계의 인물이 이세계를 뒤로 하고 현실로 도망나온다- 는 설정은

   흔하다면 흔한 설정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유시진 씨의 작품에서도 몇 차례 접해본 적 있던 설정이고.

   그런데 이상하게 '온' 에서만큼은 그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왜 하필 이곳인가.

   아마 그 질문은 다음 질문과 이어질 것 같다. '그 동안 그의 삶은 어땠는가'

 

4. 사건의 피해자가 있고 가해자가 있다.

   그리고 몇 차례의 생이 흘러갈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두 인물은 다시 만나게 된다.

   만화의 줄거리를 요약해보자면 아마 이 정도가 되지 싶다.

   '온' 을 보면서 기이하게 여겼던 첫 번째가 왜 이리 말을 어렵게 썼나 하는 것이었다면

   두 번째는 왜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가 하는 것이었다.

   가해자가 그런 행동을 한 이유. 후에 나레이션으로나마 설명이 되는 듯 하지만

   나레이션의 내용 자체가 가해자의 감정만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걸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아마도 너무 황폐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 내적으로 충만한 사람을 보니

   질투와 애착을 동시에 갖게 되면서 사건이 발생한 게 아닐까 싶긴 하지만

   가해자의 그 '황폐한 내면' 이 좀처럼 와닿지 않는다.

   멀쩡히 일 잘 하고 있는 사람을 가리켜

   '저 사람은 극심한 우울증과 허무주의에 빠져있다' 라고 하는 느낌

 

5. 온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부분은

   아마도 사건이 일어나고 몇 차례의 생이 지난 쯤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작품에서는 도저히 그 시간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여 피해자가 어떻게 곧바로 저렇게 멀쩡할 수 있는지 싶은 감정적 반발이 들고

   가해자가 모든 일을 잊어버렸다는 것에 대한 것 역시 납득되지 않는다.

   사건이 일어나고 난 뒤의 시간. 그 몇 차례의 생에 대한 묘사가 조금만이라도 있었다면.

   가해자가 그 모든 일을 잊어가는 과정. 그 부분에 대한 묘사가 조금만 있었다면

   좀 더 설득력 있는 만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적어도 내가 받아들이기엔.

 

6. 첫째로 아쉬웠던 것이 말이 어렵고 설명이 장황하다 는 것이었다면

   둘째로 아쉬웠던 것은 정면으로 보지 않고 자꾸 피해간다는 것이었다.

   사미르가 느꼈을 배신감. 나단이 느꼈을 질투.

   모든 감정이, 절규가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 희석되어버린 채로 전달된다는 느낌.

   아마 그래서 와닿지 않은 듯 싶다. 만화도. 나단의 감정도.

 

7. ....폐쇄자가 보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의 등 뒤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오사 게렌발 지음, 강희진 옮김 / 우리나비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결국 희망을 포기했을 때 내게 자유가 돌아왔다.

   나는 사고를 받아들였고, 그로 인해 잃었던 모든 것을 감수했다.

   그제야 비로소 나는 내가 얻은 모든 것들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 p.169

 

2. 첫 번째 드는 생각은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이 같은 방치상태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두 번째 드는 생각은 결국 단절이 답일 수 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것

 

3. 아주 오래 전 과거에 지금은 연락이 끊어져 버린 친구와 이런 대화를 한 적 있다.

   당시 친구나 나나 집안 문제로 혹은 가족 관계로 꽤나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고

   이에 우리는 '가족이라 하여 고통을 감수하며 같이 살 필요는 없다' 라고 결론을 내렸다.

   아마 그 때쯤이라 생각한다.

   친구가 이 집, 저 집 떠돌아다니며 혼자만의 삶을 꾸리기 시작한 것이.

    경제력도, 패기도, 하다못해 인간관계도 제로였던 난 철저하게 방에 틀어박히기 시작했다.

 

4. 지나고나면 우스운 것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인간관계다. 더 정확히 말해보자면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던 인간관계.

   몇 차례의 산을 넘자 결국 화해 비슷한 체념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나를 둘러싼 가시돋친 관계들이.

   화해 아닌 화해의 이유를 난 체념이라 생각한다.

   '~로서 ~해주길 바라는 마음' 이것을 버리고 말 그대로 신경을 꺼 버리자 평화가 왔던 경험.

   한 번이라도 방치를 경험해 봤던 사람이라면 공감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기대를 버리자마자 찾아온 평화.

   이렇게 간단한 것을 왜 그리 끌어왔나 생각해보면 허한 웃음만 나온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씁쓸해지는 마음은 결국 이것 밖에 답이 없는가 하는 생각 때문.

    이것 밖에 답은 없어 라고 생각하면서도 정말 이것 밖에 답이 없는가 라고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이 묵직해진다.

   그래도 다른 답이 있었으면 좋았으리란 생각.

 

6. 부모자격시험 이란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문득 그 시절이 떠오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