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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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직접 목격하게 되었을 때의 충격은 늘 생각 이상이다.

 

쉽게 잘 읽히는 편이고, 재미도 있으나 끝까지 읽고 난 뒤에는 늘 처음으로 되돌아 가야 하며

 

아무리 꼬아놨어도 마지막에는 모든 게 시원하게 해결되고 드러나는 미스터리물을 상상하며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은 부디 그 손길을 멈춰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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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1
김은국 지음, 도정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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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끝에는 결국 믿었던 것에 대한 배신(혹은 배반, 혹은 파괴) 뿐이 있지 않느냐 하는 의문이 남았다.

 

잠시 기독교인인 체 해볼까 했던 기간 사이에도 어쩔 수 없이 들곤 했던 생각은

 

하나님을 인정하려거든 부처님도 인정해야 하고

 

부처님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신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껏 내가 나름대로 가져 온 종교관이라면 종교관이고 신에 대한 정의라면 정의였다.

 

이 신이 없다면 저 신도 없는 것이고, 저 신이 있다면 이 신도 있는 것이었다.

 

날 기독교로 인도하고자 했던 사람들이 수시로 하곤 했던 말이

 

"사람의 힘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있다." 는 것이었다.

 

이는 살아가면서도 퍽 자주 느끼는 바이다. 그러나 그것이 신의 섭리라 여겨지지는 않는다.

 

해석이 불가능한 의지 또는 에너지가 있고 현상이 있으며, 불가해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기독교인인 척 해 볼까 하던 몇 개월의 시간 동안 결국 내 의지는 '신은 없다' 로 굳어져 버린 것만 같다.

 

다만 궁금한 것은 믿음의 끝이 정말 이 책에서처럼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밖에 없다면

 

그러한 사실들을 모두 알고도 모르는 척 눈 가리고 아웅 하고 있다고 한다면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가. 단지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서?

 

아니면 '믿는다. 믿는다' 하다 보면 언젠가 진실로 믿어질 날이 있을 거라 믿기에?

 

난 아직도 그 믿음을 공감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신은 없다. 단지 불가해한 의지와 그로 인한 현상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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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걸음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0
모옌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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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랜만에 재독의 의지가 생기지 않는 작품.

 

2. 작품이 엉망이다. 지향하는 바가 맞지 않다...하는 등의 이유는 아니다.

    취향이 맞지 않는다- 라고 설명할 수는 있겠으나 이 역시 모든 것을 설명해주진 않는다.

 

3. 육식을 즐긴다 하여 고기를 얻기 위한 살생의 과정과 분해의 과정 까지 모두 즐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열세 걸음' 에서 느껴지는 거부감은 바로 여기에서 오는 거부감인 듯 싶다.

 

4. 인상 깊다 라고는 할 수 있어도 감명 깊다 라고는 할 수 없고

   언젠가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작품이 엉망이라서가 아닌 내가 소화하기 힘든 작품인 탓이다.

 

5. 아울러 'xx의 카프카' 라고 일컬어지는 작가들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나 혼자만의 법칙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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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여자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
엘프리데 옐리네크 지음, 이병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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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물은 썩는다'

 

그 말 그대로를 옮겨다 놓은 듯한 책.

 

그와 동시에 내가 어떤 요소들을 싫어하는지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해 준 책.

 

기묘하게도 본 작품을 원작으로 하여 탄생한 영화가 궁금해지는 효과가 일어났음.

 

어쨌거나 저쨌거나.

감정이나 정서가 동반되지 않은 일련의 욕망과 그것의 분출 혹은 억압으로 인해 비뚤어지는 인간형 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적응하기 힘들다는 게 결론이자 감상.

(별로 적응하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감상자의 입장에서 흥미로운 표현이나 문장은 여럿 눈에 띄지만

역시나 감상자의 입장에서 적응하기 힘든 소재 또는 주제 혹은 인물이었던 탓에

이렇다 할 감상이나 생각 자체가 들지 않는다.

 

그저 드는 생각이라고는

'고인 물은 썩는다' 이 한 마디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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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의 고백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
미시마 유키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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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할 바 없이 빼어난 문장- 인지는 모르겠지만

   맛을 좀 안다 하는 미식가들만이 찾을 법한 독특한 향취의 문장임은 인정할 수 밖에 없을 듯

   그 독특함 때문에라도 여러 차례 곱씹어보고

   나중에는 그 속내까지 알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런 마력이 있는 문장이다.

 

2. 다만 의문인 것은

   고백문학이라 일컬어지는 이 저서에서 과연 지은이가 솔직했느냐 하는 것

   여러 페이지에 걸쳐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 스스로가 수치스러워서 수치심마저 가장했을 정도' 의 사람이

   과연 이 책의 어디까지가 솔직한 본인의 모습이라 할 수 있는 건지 의문스러웠다.

 

3.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작가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에 대해 이야기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작가가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나체로 시작해서 점차 옷을 입어가는 것" 과 흡사하다고.

   그러니 고백으로 시작했다 한들 그 정도가 같으리라 확신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 아닐까.

 

4. 이런 류의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 탓은

   과하다 싶을 만치 휘황찬란한 표현으로 꾸며진 이 책이 고백처럼 느껴지기보다는

   고백하기 위한 고백.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특징을 어떻게든 예술가적인 특징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5. 물론 그런 '꾸며내고 싶은 충동' 을 가감없이 드러냈다는 것 자체로도

   꽤나 적나라한 고백의 책이 되긴 하겠지만.

 

6. 결론 - 여러 차례 씹어보고 파악해보고 싶은 문장들.

   그러나 과연 진솔한 고백일 것인가 하는 의심이 드는 부분이 있음.

   본인의 성장과정을 고백한 소설 이라기보다는

   고백문학 이라는 매개를 이용하여 픽션을 마치 논픽션처럼 꾸민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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