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의 고백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
미시마 유키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비할 바 없이 빼어난 문장- 인지는 모르겠지만

   맛을 좀 안다 하는 미식가들만이 찾을 법한 독특한 향취의 문장임은 인정할 수 밖에 없을 듯

   그 독특함 때문에라도 여러 차례 곱씹어보고

   나중에는 그 속내까지 알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런 마력이 있는 문장이다.

 

2. 다만 의문인 것은

   고백문학이라 일컬어지는 이 저서에서 과연 지은이가 솔직했느냐 하는 것

   여러 페이지에 걸쳐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 스스로가 수치스러워서 수치심마저 가장했을 정도' 의 사람이

   과연 이 책의 어디까지가 솔직한 본인의 모습이라 할 수 있는 건지 의문스러웠다.

 

3.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작가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에 대해 이야기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작가가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나체로 시작해서 점차 옷을 입어가는 것" 과 흡사하다고.

   그러니 고백으로 시작했다 한들 그 정도가 같으리라 확신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 아닐까.

 

4. 이런 류의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 탓은

   과하다 싶을 만치 휘황찬란한 표현으로 꾸며진 이 책이 고백처럼 느껴지기보다는

   고백하기 위한 고백.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특징을 어떻게든 예술가적인 특징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5. 물론 그런 '꾸며내고 싶은 충동' 을 가감없이 드러냈다는 것 자체로도

   꽤나 적나라한 고백의 책이 되긴 하겠지만.

 

6. 결론 - 여러 차례 씹어보고 파악해보고 싶은 문장들.

   그러나 과연 진솔한 고백일 것인가 하는 의심이 드는 부분이 있음.

   본인의 성장과정을 고백한 소설 이라기보다는

   고백문학 이라는 매개를 이용하여 픽션을 마치 논픽션처럼 꾸민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