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이면 - 1993 제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이승우 지음 / 문이당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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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추측만 해오던 것이 확신으로 이어졌다.

 

창작이라는 이름의 행위를 영속하기 위해서는

 

무심결에 지나쳐버린 것들. 혹은 애써 보려하지 않은 것들.

이른바 '자신과 닮은 것' 과의 화해가 필요하겠다는 생각.

 

그 화해의 형태가 용서의 모습을 하고 있건.

혹은 영원토록 용서하지 않겠다는 증오를 넘어선 원한의 모습을 하고 있건 간에

그런 식으로 유년(이라 명명되어질 법한)을 끝내고 나서야

다음 단계로 이동(혹은 성장)이 가능하리라는 생각.

 

그래서 이렇게 용서인지 증오인지도 모르는

애매한 상태로는 배설 아닌 창작이 불가능했던 거다-

 

뭐 이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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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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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척과 기척이 만나는 순간에 대한 스케치와도 같은 글- 

 

이것은 심상스케치였던가 싶을만치  

 

경위가 순리대로 잘 짜여진 이야기보다는

여자의 시선과 남자의 시선을 가능한한 그대로 전달하려는 의지가 엿보였고

 

그 의지 덕에 제법 많은 부분에서 까무룩. 까무룩. 잠깐잠깐 의식을 놓고 졸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기억이 난 것은 언어의 폭력성에 대한 것.

 

'백의 그림자' 에서도 얼핏 언급되었듯 

 

너무 쉽게 일반화시켜버리거나 단순하게 정의내려버리는 여러 말들이

얼마나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가.

 

꽤 먼 과거에는

바로 그 폭력성 탓에 최대한 말을 아끼는 것이 미덕이라 생각하여

그리 하고자 애썼던 적도 있었건만

 

어느 틈엔가 모든 걸 잊어버린 채

그저 되는대로 말하고 웃고 심지어는 여기저기 말을 퍼뜨리기까지 하는 내가 있다.

 

어느 틈엔가-

난 이렇게나 폭력적인 사람이 되어 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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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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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컸던 탓인지 몰입되는 것보다  

 

몰입에 방해되는 몇몇 사소한 것들이 눈에 들어왔고 

 

특히 몇몇 챕터에 대해서는 

 

왜 굳이 이 인물과 상황에 대한 서술이 필요했던 건지 의문이 남았다. 

 

 

결론 1. 역시 나란 사람은 스케일 큰 걸 좋아라하지 않는다.  

 

결론 2. 재독은 힘들겄다. 

 

 

앤드 희망사항 하나 더.  

 

난 링고와 재형의 부분이 더 길었으면 했다. 

 

링고가 아니더라도 재형에게 좀 더 포커스가 집중되었다면  

 

시종일관 산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두통을 가중시키는 듯한 혼잡함은 조금 덜해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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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그림자 - 2010년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민음 경장편 4
황정은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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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관계가 얽히고 설키는 것을 싫어한다.

 

그것이 유산 때문이라거나 한 쪽의 일방적인 오해나 외도 때문인 것은 더더욱 싫어한다. 

 

드라마든 영화든 착한 사람들이 나오는 것이 좋았고(주의할 점은 멍청한 게 아닌 착한 거다-)

 

어느 정도 예의 바르고 배려심은 있는 그런 사람들이 좋았다.

 

이제는 더이상 짧다고 우길 수 없는 사회생활을 돌이켜보면

꽤나 빠른 속도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변하고 있다.

 

나의 지인들이 변하고 있다는 게 아니라

자의든 타의든 생활반경을 옮겨가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성향이

꽤나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착한 사람들 대신 못됐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정도만큼만 영악한 사람들이 늘었고

예전보다 더 가책없이 뒷말을 하고 막말을 하며

폭력에 대한 자각조차 없이 폭력적이 되어 있다

 

이 와중에 두려운 것은 과연 나는 얼마나 폭력적이 되어 있는가 하는 것-

 

원치 않는 부탁에 쩔쩔매며 휘둘려 다니는 것도 어느새 옛말이 되어

종교든 모임이든 자기 원하는 대로 강요하는 사람들에게는

문자로라도 상처될 게 뻔한 모진 말을 내뱉곤 하였고

누구나 외면하는 상황은 나 역시도 외면하기 이르렀다.

그러면서 "왜 나만 도와줘야 되는데" 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좀더 매몰차 지는 것. 인정머리 없어지는 것은

내가 내 감정 추스리며 살기 위한 정당방위였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직도 바늘 1cm 만큼의 따끔거리는 통증 쯤은 남아있다.

"왜 나만" 이라는 생각의 이면에는 "나조차" 라는 생각이 남아있어

모진 말을 뱉어놓고도 상대의 표정과 기색에 신경이 쓰이는 거다.

 

착하게 살고 싶었다. 착하고 순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 얻게 되는 꼬락서니라고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부른 마음의 병과 떼어먹히는 돈 밖에 없다는 걸 깨닫고는

아무래도 지금 이 곳은 순하게 살기는 힘든 세상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착한 사람들은 보고 싶은 거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착한 사람들이 행복한 것을 보고 싶다.

비록 그들이 사는 현실이 더럽고, 하루하루가 버겁더라도

그래도 즐거운 소일거리 하나씩이라도 찾아가며 행복했으면 좋겠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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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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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은 전투가 아니다. 노년은 대학살이다.'

                                         - 본문 중에서

 

 

여러 차례 감상을 적어보다 결국 지워버렸다.

 

여러가지 감정과 생각이 범람하여 뭐라 말할 수 없다.

 

그저 직접 살아보세요- 라고 중얼거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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