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랍어 시간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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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척과 기척이 만나는 순간에 대한 스케치와도 같은 글- 

 

이것은 심상스케치였던가 싶을만치  

 

경위가 순리대로 잘 짜여진 이야기보다는

여자의 시선과 남자의 시선을 가능한한 그대로 전달하려는 의지가 엿보였고

 

그 의지 덕에 제법 많은 부분에서 까무룩. 까무룩. 잠깐잠깐 의식을 놓고 졸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기억이 난 것은 언어의 폭력성에 대한 것.

 

'백의 그림자' 에서도 얼핏 언급되었듯 

 

너무 쉽게 일반화시켜버리거나 단순하게 정의내려버리는 여러 말들이

얼마나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가.

 

꽤 먼 과거에는

바로 그 폭력성 탓에 최대한 말을 아끼는 것이 미덕이라 생각하여

그리 하고자 애썼던 적도 있었건만

 

어느 틈엔가 모든 걸 잊어버린 채

그저 되는대로 말하고 웃고 심지어는 여기저기 말을 퍼뜨리기까지 하는 내가 있다.

 

어느 틈엔가-

난 이렇게나 폭력적인 사람이 되어 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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