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에게 좀처럼 정이 가지 않는 이유는 베스트셀러는 일단 피하고 보는 자기고집 탓도 있겠지만 많은 부분을 자기고백에 의족하여 끝내버리는 듯한, 일필휘지로 막힘없이 떠오르는 대로 쓴 글 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속죄와 처벌. 사형제도의 무력함을 말하면서도 이야기가 간결해져버리는 것을 보며 많이 아쉬웠다. 아주 많이. 좀 더 다층으로 복잡하게 꼬아도...아니 자기고백에 의한 결말만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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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01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작독서로 도전하고 싶은 작가인데 지금 작품이 너무 많이 나와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아요. ^^;;

cheshire 2015-01-01 19:53   좋아요 0 | URL
...많아도 너무 많지요;;;; 히가시노 공장(빠르게 많이 나온단 뜻입니다. 다른 의미는 없다는)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 편중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들긴 하지만서도 작가의 힘이 무언가 있기 때문에 집중받는 거겠죠...전 아직 잘 모르겠지만^^;;;
 
해변의 카프카 -하 (양장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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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볼 수 있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고통이 날 자라게 했다" 류의 성장담이 아닌

 

의식에서 의식으로 이어지는 꽤나 철학적인 성장담

 

그 외 많은 말을 하고 싶었지만 별로 의미는 없는 것 같다.

 

꿈과 진로의 문제가 아닌 한때나마 현실과 비현실, 두 개의 세계 등을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좀 더 몰입하여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스스로의 청소년기는 질풍노도가 아닌 그저 공허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물론 읽고 난 뒤에 표현할 말은 찾기 힘들지 않을까 싶지만.

 

 

p.s. 읽으면서 하루키의 '스푸트니크의 연인' 과  온다 리쿠의 '몽위' 가 계속 생각난 것은 나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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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늑대, 너의 목소리가 들려, 코인로커 베이비,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십대 소녀의 가출기(소녀는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교통사로로 사망한다) 등 여러 이야기가 생각나는 이야기. 아 또 그 얘기야? 라는 생각이 드는 반면 왜 이런 이야기가 아직도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와 동시에 예전에는 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었던 것들이 이젠 실제로 일어나도 놀랍지 않고 실제로도 일어나고 있는 그런 시대에 산다는 씁쓸함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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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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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불편함이 존재하는 소설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혹은 이유는 있을 법 하나 전혀 읽히지 않는)

한 줄을 통으로 비워버리는 이상한 여백과

왜 굳이 붉은 색과 푸른 색이라는 고리타분한 색상을 사용해

그와 그녀의 대화를 상정해야 했는지 등이

불편함의 이유가 되었으리라 생각해보긴 하지만

아마 그것보다 더 큰 이유는

 

작품에서 '예쁘다는 이유로 권력을 지닌 어떤 계층' 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왜 유독 이 작품은 흔히 통용되지 않을 법한 이야기를 쓰면서도

CD까지 책에 포함시킬 수 있는 기회까지 얻었나

하는 생각이 읽는 내내 맴돌았기 때문이다.

 

길다고도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마냥 짧다고는 할 수 없는 책을 읽어온 기간 동안

그나마 내가 차릴 수 있는 예우란 것은 가능한 작가명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었다.

적어도 내가 겪고 괜찮다고 판단한 작가가 아니라면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혹 내 스스로 괜찮다고 판단했다 치더라도

그의 다음 작품까지 무조건 호평을 내리지는 말자는 것

이것이 내가 그나마 차릴 수 있는 예우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는 쉽게 단정할 수 없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리얼 타임으로 읽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이 한창 인기였던 그 때의 '박민규' 라는 작가의 위치가 어느 정도였는지

이 작품이 그의 커리어에 어떤 의미로 남아있는지는 알 수 없다.

 

허나 지금 내가 체감하기에는

'왜 그 정도로 돌풍이었나' 하는 의문이 든다.

'추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 라고 하기에는 추녀의 묘사가 없다.

추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기 위해 그녀의 외양에 대한 묘사는 가능한 줄이고

슈베르트를 듣고 전시회를 가는 그녀의 문화적 취향을 내세웠다.

그런데 이것이 '못 생긴 애들은 공부라도 잘해야 한다' 라는 그 잔인한 말과 뭐가 다른 걸까

 

그리고 주인공은 꽤 훈남으로 묘사된다.

그런데 그가 추녀를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아버지에 의한 계기

아름다움을 믿지 않는 그의 자세이다.

...이것이 '이 정도의 계기가 없다면 추녀는 사랑받을 수 없다' 는 것과 뭐가 다른 걸까

 

마치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소설에 대한 평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 본다면 이 정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

왜 인물들의 대사에 색깔을 넣어야만 했고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줄바꿈은 무엇 때문일까

그리고 왜 그렇게 많은 말줄임표가 사용되었어야 했나

 

뭘 그런 것까지 따지고 그러냐- 는 생각이 드는 한편

이런 세세한 것까지 따지고 들 정도로 이 작품은 날 몰입시키지 못 했다 는 생각도 들기에

적잖이 안타까운 책이다

좀 더 뭔가 있었으면 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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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 특유의 모호함이 `꿈` 이란 소재를 만나 배가되는 듯 싶었으나 너무 모호함과 몽환적인 것에만 치중한 나머지 기둥이 사라져 버린 느낌. 보랏빛 안개가 유명한 산 속의 절을 구경하러 가서 절이나 혹은 불상의 모습은 보지 못하고 지붕만 보다 나온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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