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의 리더들이 논리학을 배우는 이유 - 리더들의 성공비결 논리학을 주목하라!
치루루 지음, 권소현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19년 12월
평점 :
사람의 감각을 이용하는 일들을 제외하면 모든 일에는 논리가 적용된다. 수학의 기반은 진리로 정한 공리로부터 명제들을 증명해나가는 것, 연역논증이다. 매우 많은 현상들이 일관된 규칙이 적용되는 것이 확인될 때 그 규칙을 법칙으로 정한다. 그리고 과학은 이를 기반으로 다른 현상들을 예측하고 발전해나가는 것, 귀납논증이다. 학문뿐만 아니라 글을 읽거나 대화를 할 때 등 상대의 의중을 파악할 때도 논리는 쓰인다. 책의 자신만만한 제목의 의미를 이제는 좀 알 것 같다. 노력하는 사람이 반드시 성공하지는 않지만 성공한 사람은 노력한 사람임이 적힌 문장과 비슷한 암시인 것 같다. 내용 역시 걸맞을지 기대해본다.
책은 15명 학자들이 15번의 수업으로 각기 다른 논리학 주제들로 설명을 한다. 하지만 세부적인 부분, 전체적인 흐름 모두 만족스럽지는 않다. 이야기처럼 풀어나가는 것과 학술적인 설명을 합치려다 어색한 부분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우선 세부적인 면을 보자. 강연 시작하기 전 주인공이 자리를 찾는 서술이 의미 없이 반복된다. 새로운 강연자가 나올 때, 어떤 학생이 ‘저 사람을 여기서 보다니!’라는 감탄을 쏟아내고, 강연자는 웃으며 화답하는 장면도 반복되지만 큰 의미가 없다. 발표하는 학자들의 말하는 방식, 성격은 너무 똑같다. 글쓴이가 굳이 다양한 강연자를 둘 필요가 있었을까?
설정이 너무 무리수다. 죽은 사람이 어떻게 강연에 나올 수 있던 것인가? 청강하는 사람들은 왜 의문을 표하지 않는가? 작품 속 논리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과는 별로 관련 없는 사소한 티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논리적이지 않은 설정 위에 논리를 논하다니. 이것만으로도 글쓴이에게 의심의 눈초리가 생긴다.
그럼에도 글쓴이의 시도는 이해가 간다. 논리학 부분에서 학자들의 중요한 업적들을 그 학자가 직접 나와 강연하는 것처럼 묘사하여 글에 생동감이 생긴다. 더 나아가 독자가 예상할만한 질문을 책 내부에 있는 청강생이 해주어 적지 않은 의문이 풀린다. 그밖에도 강연에서 지정한 주제를 설명할 때 하나 이상 예를 들어주어 이해를 돕는데, 때로는 예로만 쓰기 아까운 이야기들로 이따금씩 나에게 교훈을 준다. 글쓴이의 친절함을 볼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다른 부분을 더 보완했다면 어땠을까, 그저 아쉽다.
어떤 책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입문서라고 하기에는 어떤 방향으로 논리학을 공부해야할지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는다. 마냥 논리학을 소개해주는 책이라고 하기에도 어색한 것이, 자기계발서 느낌이 뒷부분에서부터 스멀스멀 올라온다. 삶에 있어서 논리를 어떻게 적용시켜야 할지 도와주는 일종의 참고서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