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 차별화된 기획을 위한 편집자들의 책 관찰법
박보영.김효선 지음 / 예미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IT 분야에 종사하는 탓에 유명한 데이터베이스인 오라클을 번역하는 일에 참여한 적이 있다. 평소 원서를 자주 읽던 차라 번역이라면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번역을 하면서 번역전 봐왔던 영어를 보고 싶은 단어, 문장만 가려 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더군다나 자연스런 국어 문장이 왜 그렇게도 만들어지지 않는지 힘들었다. 결국 내 국어, 영어 수준 모두 엉망이었다.


저자는 편집자로서 느꼈던 점을 잘 말해주고 있다. 책을 내고 싶은 저자는 자신의 콘텐츠가 경쟁력이 있는지, 돈을 내고 사는 제3자가 읽기 쉽게 구성되었는지에 대해 놓치는 부분이 많다. 도둑질도 해본 놈이 한다고 했던가? 책을 처음 쓰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출판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번 기회에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저자가 예로 들었던 판사와 검사가 쓴 책을 통해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했던 사법부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듯이 나 또한 출판사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백수로 살았던 겨울 동안 책은 많이 읽었는데 제목도 기억이 남지 않아서 속상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저자는 알아두면 유용한 책읽기 기술에서 삼색 볼펜, 플래그잇을 이용해 책에 메모를 하고 독서노트로 옮겨 적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자신만의 방법이 있기 하겠지만 모방부터 해야 할 듯 하다. 그래야 이런 식으로 해야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경험을 통해 나만의 방법을 터득할 수 있을 것 같다. 필사하면 좋을 듯한 책을 골라 놓기는 했는데 직장 핑계로 묵혀 두었던 책이 다시 떠올랐다. 한 주의 일정 시간을 정해놓고 읽은 책을 정리하고 필사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저자 또한 편집자이기 이전에 독서광으로 보인다. 저자는 초보저자를 위해 필사에 어울리는 책도 소개를 했다. 이 책이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기는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필사에 어울리는 책으로 보인다. 저자를 따라하면 좋은 독서 습관을 체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습관 배어 책을 낸다면 저자가 말한 충고를 되새겨서 저자가 다니는 출판사에 책을 내고 싶다. 너무 적절한 시기에 내 독서 습관을 채찍질하는 책을 만나 가슴에 희열을 느낀다.

감사해요 박보영님 김효선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