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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차 여행 - 노잼 일상, 무기력증에 빠진 이들을 위한 작지만 알찬 여행
지콜론북 편집부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4월
평점 :
특별한 기술을 갖고 있지 않아서 직장을 다니면서 유독 책임감이 강했다. 나를 선택해 준 회사에 보답하기 위해서 회사 이미지에 먹칠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포장하지만 직장을 나가면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에 주말, 야근을 마다않고 열심히 했고 가족을 희생하곤 했다. 그래서인지 가족에게 보답하는 길은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일이었다. 어느 날 아내가 한 말이 생각이 난다. 우리나라에도 갈 곳이 많은데 굳이 해외여행을 갈려고 그러느냐였다. 지금 반차여행을 보면서 내가 살고 있는 서울, 수도권에 갈 곳이 많은데 가보지도 않고 다른 지방, 다른 나라로 가려 하느냐고 스스로 질문을 하게 된다.
마포구에서 산지 40년이 넘었다. 6살때 이사와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도 같은 동네에서 다녔고 대학교, 대학원도 같은 동네에서 다녀서 지방사람보다 서울을 더 모른다. 저자는 마포구의 서울콜렉터, 앤트러사이트, 티에리스 티 테이스팅룸, 웬디앤브레드, 오브젝트, 산울림 소극장, 망원시장, 땡스북스, 김밥레코즈, 종이잡지클럽, 오벌을 소개하고 있다. 이 중에서 망원시장을 빼면 이런 곳이 있었나하는 생각에 겸언쩍어진다. 이런 나지만 할말은 있다. 맛집은 신수동 수저가와 평양만두집, 산책은 하늘공원, 경의선숲길도 있는데... 나름대로 줄서서 먹거나 붐비는 곳이지만 사는 사람 아니면 알 수 없는 곳이라서 반차여행 2편에 꼭 넣어 주십사 요청드리고 싶다.
서울의 지하철이 수도권까지 적재적소에 잘 구비되어 있어서 집에서는 멀지만 마음만 먹으면 반차로 갔다올 수 있는 곳들이다. 물론 간 김에 여러 곳을 다 둘러보기에는 하루가 꼬박 걸릴 수 있다. 그래도 반차로 소개한 곳은 다 들러서 소개한 이유를 하나 하나 알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경춘선, 경의중앙선, 수인선 등 생각해보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앞으로도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멋을 계속해서 소개시켜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직장, 공부에 쫓끼다 보면 여행은 3일 이상 내 시간이 있어야만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잠깐 시간내서 주변의 맛집, 고궁도 짧지만 가족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예는 충분한데 큰 마음을 먹어야 여행을 간다고 생각했을까 반성이 된다. 하루 휴가를 쓴다면 저자가 소개한 곳으로 떠나보고 싶다. 반나절이라도 살아 있어서 행복을 느껴보고 싶다. 소확행에 듬뿍 취하고 싶은 분들에게 작은 여행을 소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