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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 도쿄의 거리에서 - 1923년 간토대지진 대량학살의 잔향 ㅣ 카이로스총서 37
가토 나오키 지음, 서울리다리티 옮김 / 갈무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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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다닐 때 일본어 담당 교수님이 어제 백화점에 갔는데 일본어 안내방송을 잘하긴 했는데 그 발음은 틀렸다 라고 하신적이 있다. 한국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본어 발음이 있다. 만약에 내가 일본 여행중에 일본어 발음을 시키면 난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명색이 일본어를 전공했지만 나 역시 발음에 취약하다.

 

다중지성의 정원에서 저자 강연회를 다녀왔는데  블로그에 올린 글을 책으로 냈는데 1년만에 1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그만큼 일본에서는 험한파들의 대두와 우익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23년 간토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학살 현장을 지도와 현재 사진을 첨부해서 현장감을 살렸다. 이 책 역시 일본 논픽션책들의 장점인 자료를 뒤지고 발로 뛰면서 현장을 취재하는 점이 돋보인다.   

증언한 조선인이라는 집단으로 취급하지 않고 이름으로 불러줬다. 조선인 이전에 이름을 가진 인격체이고 개개인의 사연을 알면 그들의 학살에 분노하고 만약 학살 현장에 마주치더라도 쉽게 죽이진 못할 것이다.

중국인들 300명이 학살당했다와 27세의 중국인 왕희천이 학살당한것은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르다.    

당시 조선인은 물론 중국인들도 학살당했고 운좋게 살아나간 조선인들도 있었지만 사투리 때문에 발음을 정확히 못하는 일본인들도 학살당하는 일도 있었다.

일본 전역에서 조선인 학살이 벌어졌지만 작은 지역은 마을 사람들이 조선인들을 보호해주었다.  도시에 살던 조선인들이 학살당했던 반면에 그들은 조선인 이전에 이름으로 불렸고 지역 주민들과 사회 관계망을 형성했기에 살아남았다.  일본인 중에서도 군중 앞에서 학살에 반대한 분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점이 수확이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린언스를 덮쳐서 지역이 물에 잠기는 일이 발생했다.  저자는  백인들이 조직한 자경단이 남겨진 흑인들에게 총격을 가한 점을 소개하면서 등골이 오싹했다고 표현했다.

재해로 인한 인종주의, 유언비어, 행정관료의 책임 떠넘기기, 자경단의 결성, 치안 공백을 소수자 탓으로 돌리면서 희생양 만들기 과정은 지금도 여전하다.       

저자가 찾은 문헌들은 다 일본 자료들이다. 간토 대학살에 분노하지만 한국의 연구 현황은 어떠한가? 우리는 분노만 할뿐 조사는 하지 않는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의 만행에 분노하지만 지금 한국을 생각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아서 다문화를 외치지만 반감도 상당하다. 우리도 1931년 중국에서 일어난 만보산 사건으로 조선에서 중국인들을 죽이고 상점을 약탈한 전례가 있다.  당시 촉발한 신문사의 오보였지만 저임금의 중국인 노동자들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조선인들의 분노가 숨어 있었다. 간토 대학살하고 유사하지 않은가?

 

일베라는 온라인 테두리안에서 혐오발언을 즐기는 부류들도 있다.  개인으로는 선량하겠지만 집단속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우리는 나와 다르고, 약하면 집단 안에서 배제한다. 차별하기 위해서 차이를 찾아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  인격과 사연을 가진 인간으로 만나고 연대하는 것이 앞으로 닥칠 제2의 갖토 대학살을 방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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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한 언어가 아름답다 - 고종석의 언어학 강의
고종석 지음 / 로고폴리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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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가면 시니피앙 시니피에Signifiant Signifie라는 유명한 빵집이 있다.  주인은 무슨 생각으로 언어학 용어로 빵집 이름을 정했는지 궁굼하다.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는 한자로 하면 기표와 기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첫 강의에서는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몇년 전 태국에 갔을 때 중국친구하고 버스 오는걸 기다리면서 의자에 앉아서 대화하고 있었는데  뉴질랜드 사람이 와서 앉아도 되겠나면서 합석을 했고 아시아 사람들이 영어로 대화하는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만나서 소통하는데 영어가 랑구아 프랑카 역할을 한다. 아시아가 유럽 처럼 뭉치기 어려운 이유도 언어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제주도에서 몇 일 있으면서 사투리를 어디서나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었는데, 젊은층은 서울말을 쓰면서 화석화되고 있다고 한다. 오키나와도 70년대까지는 일본어가 안통하고 류큐 제도의 섬들은 각자의 언어를 가지면서 오키나와어가 교역어로 랑구아 프랑카 역할을 했다고 한다. 세계화 되면서 작은 나라들의 언어는 존재의 위기를 맞는데, 지방어도 마찬가지다.  

언어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영향을 받으며 확장된다. 한국어에는 한자어, 일본어, 이제는 영어가 들어왔다. 순수 한국말 쓰기를 강요하기 보다는 우리 말 세계안으로 포용해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이것을 감염이라고 표현한다.  나 역시 불순하다고 생각하면 타문화를 관용으로 받아들인다.  위험한 것은 불순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다는 것이 우월하다는 사상이다. 

"그런데 언어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인간의 문화 자체가, 그러므로 인간 자체가 다 감염된 것이다. 순수한 것은 없다는 게 이번 강연 시리즈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저는 그걸 '감염'이라고 표현했는데, 결국은 섞임과 스밈​이죠." 123쪽  

책은 언어에서 시작해 사회로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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