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한 언어가 아름답다 - 고종석의 언어학 강의
고종석 지음 / 로고폴리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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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가면 시니피앙 시니피에Signifiant Signifie라는 유명한 빵집이 있다.  주인은 무슨 생각으로 언어학 용어로 빵집 이름을 정했는지 궁굼하다.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는 한자로 하면 기표와 기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첫 강의에서는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몇년 전 태국에 갔을 때 중국친구하고 버스 오는걸 기다리면서 의자에 앉아서 대화하고 있었는데  뉴질랜드 사람이 와서 앉아도 되겠나면서 합석을 했고 아시아 사람들이 영어로 대화하는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만나서 소통하는데 영어가 랑구아 프랑카 역할을 한다. 아시아가 유럽 처럼 뭉치기 어려운 이유도 언어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제주도에서 몇 일 있으면서 사투리를 어디서나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었는데, 젊은층은 서울말을 쓰면서 화석화되고 있다고 한다. 오키나와도 70년대까지는 일본어가 안통하고 류큐 제도의 섬들은 각자의 언어를 가지면서 오키나와어가 교역어로 랑구아 프랑카 역할을 했다고 한다. 세계화 되면서 작은 나라들의 언어는 존재의 위기를 맞는데, 지방어도 마찬가지다.  

언어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영향을 받으며 확장된다. 한국어에는 한자어, 일본어, 이제는 영어가 들어왔다. 순수 한국말 쓰기를 강요하기 보다는 우리 말 세계안으로 포용해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이것을 감염이라고 표현한다.  나 역시 불순하다고 생각하면 타문화를 관용으로 받아들인다.  위험한 것은 불순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다는 것이 우월하다는 사상이다. 

"그런데 언어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인간의 문화 자체가, 그러므로 인간 자체가 다 감염된 것이다. 순수한 것은 없다는 게 이번 강연 시리즈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저는 그걸 '감염'이라고 표현했는데, 결국은 섞임과 스밈​이죠." 123쪽  

책은 언어에서 시작해 사회로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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