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는 장소로 길을 나설 때, 스마트폰으로 경로를확인하고 교통수단을 선택한다. 걸어갈 만한 거리일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합리적일지, 이도저도 아니어서 차를 가지고나서야할지. 경로를 정하면 시간을 계산한다. - P9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제도가 없는 것도 아니잖아. 비장애인도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하면서 살고.
나도 공공장소 불편해. 뭐가 얼마나 더 필요하다는거야?" - P13

나는 쉬운 정보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한다. 쉬운 정보라고 하면 사람들은 의아해한다.
"쉬운 정보가 뭔가요?"
"세상에 있는 쉬운 것들을 모아서 가치 있는 정보형태로 가공한다는 건가요? 아니면 원래 있는 정보를 쉽게 만든다는 건가요?"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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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나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눈을 동그랗게 뜨고물었다.
"아기 재우기지."
엄마의 목소리가 한껏 들떴다. - P30

그래도 희와 함께 걷는 동안에는 먼 길도 지루하지않게 걸을 수 있었다. 내가 아는 곳보다 조금 더멀리, 어쩌면 아주 멀리까지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발아래로 기차가 달리는 다리 위에서 나는 희에게처음으로 비밀을 털어놓았다. - P39

서양에서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오이디푸스콤플렉스를 기반에 두고 설명한다. 오이디푸스의운명은 아버지를 죽여야 하는 것이고, 아버지를죽이고 나아가는 것이 그의 성장이기도 하다. 그러니그 문화에서 자식의 성장이란 부모와 연결된 끈을끊고 나아가는 일을 말한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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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내 소중한 친구인 고독과 함께아름답고 멋진 또 하루를 보낼 수 있다네! - P5

애피타이저로 <계절의 변덕>이나 <미친 샐러드> 혹은<광란의 춤을 추천합니다. - P34

처음엔 그녀가 하루에열번씩 전화를 했어. 그러곤<사랑해>라고 했지. 그다음엔 하루에 한 번 전화해서는<아주 사랑해>라고 하더군. 요새는 2주일에 한 번꼴로 전화해서는<아주 아주 아주 사랑해>라고 말해.
그래도 난 <빈도가 줄어들면 강도는 높아진다는애덤스 이론을 굳게 믿으며 낙관하고 있어.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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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료는 ‘시와가 나한테 노래를 들려주는데 이 정도는 줘야지‘ 하고 형편상 부담되는 만큼 빼고 주시면 된다고 말씀드려요. 저도 많이 받고 싶은 마음이 있죠. 그러면 그걸 지불할 수 있는 사람하고만 만날 수 있잖아요. 그러고 싶진 않았어요. - P113

에 언젠가 나와 조용히 약속하길 어른이라면 혼자서 감당할 것/고민의 시간은 끝낸 후에 밝힐 것 어지러운 생각은 드러내지말 것/ 그러나 가려야 한다면 거짓은 아닐까 너무 어려워/ 마음속 일어나는 바람 잠잠해지지 않고 모두 흔들어/ 오해로 가득한 나날이여/ 오늘의 나를 거짓이라면 어느 곳에 온전한행동 내가 있을까. - P115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다짐하는 시인처럼 모든 팬을 두 발로 찾아가는 시와의 삶은 시적이다. - P123

<곁에 있다는 것》에서 여성이고 청소년인 지우랑 강이랑 여울이가 쪽방체험관을 막아선다. 또 삼 대에 걸친 여성들 이야기가 소설의 중심축을 이루어 페미니즘 소설로도 읽힌다. 시대의 흐름을반영한 것인지 물었다. - P127

"모든 게 풍요로워야 하고 성공해야 하고 남들하고 똑같아져야하고 이런 와중에 가난을 이야기하는 건 나의 비루함을 드러내는일이죠. 불편할 수도 있는데 글 쓰는 사람은 말해야 할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계속 부여잡고 있게 되나 봐요." - P128

그때 불 켜놓고 가야 기분이 좋다‘고 했던 아이는 이제 마흔이넘은 중년이 됐다. 가끔 큰이모 목소리를 듣고 싶다며 전화를 한다.
지금까지 공부방을 졸업한 아이들이 몇 명이냐고 사람들은 자주 묻지만 그는 질문을 받지 않는다. "저는 숫자로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말할 뿐이다. - P131

이 없는 상모든 의학에서는 ‘완치 cure‘가 있고 ‘관리care‘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질병은 관리가 가능한 것이지, 완치는 몇 개 되지 않습니다.
맹장염은 수술하면 완치가 가능합니다. 심장병은 약을 먹으며 지속적으로 관리해줘야 하고요. 정신질환에 완치를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개념이죠. 심각한 정신질환도 관리가 가능해요." - P145

사실 일간지에 연재할 ‘은유의 연결‘ 첫 인터뷰이가 ‘남성 이성애자 서울 거주 의사‘일 줄은 몰랐다. 한국 사회에서 누가 봐도 권력자의위치에 있는 사람으로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내 신념에서벗어나는 조건에 있는 대상이었다. 하지만 같은 내용이라도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 말할 때 파급력이 생기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았다.
첫 인터뷰가 나간 직후 친구가 소감을 전했다.
"인터뷰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람이었어!"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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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영화도 같이 보지 못했지만모든 마감을 곁에서 지켜준이 나의 개 수지, 타티 그리고 아로하에게

질주인지 비상인지 구분하기 힘든 이미지 앞에 떨면서나는 딱 한 가지만 잊지 않으려고 했다.
예술이 세계를, 예술가가 지금 이곳에서 살아가는 동료 인간을염려하고 사랑하는 좋은 방법을 아는 영화를방금 봤다는 사실을.

20그렇다고 영화 산문집 제목을 ‘구사일생‘이라고 지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내가 영화를 따라다니며 한 일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돌아본다. 그나마 거리낌 없이 쓸 수 있는 단어는 ‘묘사‘
다. 우리는 매력적인 사람을 보면 사진 찍기 원하고 귀에 감기는노래를 들으면 따라 부르려 한다. - P11

묘사는 미수에 그칠 수밖에 없지만,
제법 낙천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 P11

오연한 턱을 치켜들고 자신보다 키 큰 사람도 내려다보는 듯한 특유의 시선과 세상의 끝까지 갈 태세를 갖춘 걸음걸이로 이자벨 위페르는 40년의 현대영화사를 가로질러 왔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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