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는 직원의 남미 억양이 매우 거슬렸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짜증과 긴장이 뒤섞여 피부가 어두운 그녀를 증오하는 마음이 일었지만, 휴대폰을 건네는 수밖에 없었다. - P13
머리가 짧고 근육을 잔뜩 키운 백인 남자가 펍에서 말을 걸어왔을 때 유미가 고개를 끄덕거린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편견 때문이었다. 그의 모습이 취향에 완벽하게 들어맞았음에도 거부감을 느끼는 자신이 마음에 들지않았다. 유미는 뭔지도 모르는 대상과 싸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종의 투쟁처럼 미군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여그의 손을 잡고 대로변을 걸었다. 대놓고 적의에 찬 시선을받을 때마다 다짐을 더 굳건히 했다. 어디 봐라, 나는 너의수준 낮은 편견과 싸우고 있다. - P15
약속할 수 있나요? 뭘요? 결혼하지 않겠다는 거요. - P19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진짜 부부라는 사실을 아주자세히, 반복해서,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 P23
이곳은 임대주택, 그것도 악명 높은 캠벨타운의 임대주택이었다. 임차인 누구와도 얽히고 싶지 않았다. - P29
도망치듯 부엌에서 나와 ‘한국인 배관공 연락이라고썼다가 지우고 ‘배관공 추가 금액 제시‘라고 썼다. - P33
당신은 나를 못 믿겠다고 말하지만 이건 믿음의 문제가아니에요. - P35
No Social Issue요.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없다는 뜻이죠. - P37
청소 업계를 평정하던 시절은 다 지나갔다. 이민자는 넘쳐났고, 언어가 안 되는 이들에게 청소만큼 시작하기 쉬운일도 없었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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