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것이 소설이 결코 긍정해서는 안 되는 명제라는 점에서 발생한다. 섣부른 일반화가 될 수밖에 없겠지만, 소설은 차라리 묻혀 있는 누군가를 파헤쳐서 그에게 무엇인가를 끊임없이물어보는 장르였다. 눈앞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무덤 앞에서, 소설은 언제나 죽은 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그의 억울함을 소명하고, 마침내 어떠한 진실을 파헤쳐서, 그것을 이야기의 형태로 전달했다. 그것이 소설의 몫이었고, 소설의 형태로만 접근할수 있는 정의였다. 그러나 김채원의 소설은 이 모든 공준소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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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만약 내게 마지막으로 한 번의 오독이 허락된다면, 나는 이 떨어짐을 어떤 고마움의 표현으로 새기고 싶다. 방금 무덤위로 떨어진 별의 모습을, 소설의 첫 장면에서 화자의 머리 위로떨어진 모과의 모습과 겹쳐 보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유령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나를 묻어줘서 고마웠다고. 정말로수고했다고.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그들에게 건네는마지막 인사처럼 반짝이는 별똥별과 향기로운 모과를.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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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는 일이 어떤 일인지 잘 몰랐다. 잘 몰라서 소설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이라는 열린 방에 들어가 며칠이고 앉아있는 날이 많았다. 궁금해서, 잘 몰라서, 이해해보고 싶어서. 소설은 나를 내쫓거나 몰아세우지 않고 그렇다고 말을 걸지도 않고계속 앉아 있게 내버려두었다. 가끔은 방안으로 환한 빛이 들어와 나와 함께 머물렀다. 그 빛이 내 손목에 올라타거나 발등을 덮으면 제법 어색하고 무겁고 따뜻했다. 나는 이것이 소설이라고,
단지 그 정도를 알 수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매일매일앉아 있어야지 다짐하고서 정말로 매일매일.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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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소설을 쓸 때마다 작은 비밀을 갖게 되는 것 같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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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가는 것 없어요. 인제 그만 가요.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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