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에게

서로를 운명이라고 부르는 커플을 만났어요. 둘은 종교가 달라서 멀리 떨어진 다른 나라에서 결혼을 하기 위해 도망 중이래요.

당신의 코흘리개

렌틸콩 수프를 끓이기로 했어요. 소년이 감기에 걸렸거든요. 내가 감기에 걸릴 때마다 나나도 렌틸콩 수프를 끓여주었죠. 나나가 남긴 요리법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나는 떠나지 말았어야 해요. 피란 같은 건 가지 말았어야 해요. 나나와 조로를 뒤로하고 떠나지 말았어야 해요.

조로를 묻어 주었어요.

나는 의적이 되지는 못했지만 지금 검은 옷을 입고 있어요. 조로가 아직 빠르고, 내가 아직 한 가지 검정색밖에 몰랐던 그때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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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자 기주영은 후드 모자를젖히며 친히 덧붙였다. - P161

"일단 박희진 감독 사무실 먼저 가보자."
"갔는데 감독이 없으면?"
리라 언니가 되물었다. - P160

[정하준 배우님, 영화 <지옥보다 낯선> 캐스팅 관련하여 말씀드립니다.] - P168

저는 제 능력이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부모님 역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체질이 돈이 될 수있다는 걸요. - P188

그래서 저는 지금 이 손가락들을, 손가락이 달린 팔을 잘라버리려 합니다. 온통 기억들이에요. 물건의 기억들이 저를 좀먹고 있습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요. - P193

자신이 AI라고 믿는 남자는 의족을 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AI로 만든 게 원장이라고 믿었다. - P197

-전 소라씨를 믿어요. 그럼 병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말해보시겠어요? - P199

"소라는 이곳에 있어." - P207

"저는 돈을 빌리러 온게 아니에요. 소라씨를 만나고 싶습니다. 대화를 하고 싶어요."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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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우리는 젊고 가난했다. 첫 에세이집인 『온전히 나답게』라는 책이 나올 무렵이었다. - P56

그 시절 우리의 가난이라는 것은 어딘지 낭만적인 데가 있었다. 그 가난은 뭐랄까... 막막한 동시에 깔끔했다. - P58

우리에게는 돌발상황이 변수가 가장 무서운 것이었다.
그 시절 나는 적건을 코앞에 둔 야전사령관처럼 살았다. - P61

우리는 지금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을 체험하는 거야. - P54

이제 내게는 케이크를 구울 시간 같은 것은 없다. 나는 그 시간을 돈과 맞바꾸었다. 돈을 버느라 너무 피로한나머지 좀처럼 케이크를 구울 마음이 솟지 않는다. 뭐, 그래도 괜찮다. 케이크는 이미 충분히 구웠다. 그리고 케이크를 구울 수 있는 시간은 곧 다시 돌아올 것이다. - P67

지금은 그런 시절이 있었음을, 그러니까 나의 가난을감사하게 생각한다. 추운 방에 텐트를 쳐놓고 넷이 껴안듯 누워 동화책을 읽던, 볼이 붉게 물든 아이들이 따뜻한숨을 내쉬며 깊게 잠들던 그 겨울밤들을 소중한 기억으로간직하고 있다. - P67

잠시 후 남편과 딸이 집으로 돌아왔다. 세상에 수능을 못보다니. 늦잠을 자서 수능을 못보다니. 그게 내 자식이라니, 뭐라고 욕을 할 수도 없었다. 나도 수능 날 늦잠을 잔 엄마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시험장 입실 마감 시간도 몰랐던 엄마이기 때문이다. 알람조차 맞추지 않았던엄마이기 때문이다. - P77

당혹스러웠다. 아이의 성적에 대한 실망과 나 자신에대한 실망이 교차했다. 하지만 실망하긴 아직 일렀다. 나는 이제부터 내게 있는 줄 몰랐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체했던 무수한 편견과 무지와 오만과 가식과 위선을내 아이들의 인생을 통해 발견할 예정이었다. - P82

요는, 여왕 역시 똑같다는 사실이다. 그에게 애초에어두운 욕망이 없는 게 아니다. 단지 최선을 다해 그것을억누를 뿐이다. 유혹에 흔들릴지언정 적어도 무엇이 옳은지를 그는 알고 있다. 나는 여왕의 그 얼굴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아이를 미워할 때 내 얼굴도 그것과 비슷했으리라.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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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사회에 국한해서 말한다면, 인간이 행복해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욕망을 다루는 도인이 되거나 욕망을 달성하거나. 평생 욕망을 관리하느라 몸부림치는 것보다 (구조의제약이 크긴 하지만) 달성하는 편이 더 쉬울지도 모른다. 욕망을 이루려면 노력해야 한다. - P151

알망드의 한 마디는 네 박으로 구성되고, 각 박자는 다시 십육분음표로 잘게 쪼개진다. 네 개의 음으로 쪼개진 박이 연속될 때 한 박이라는 시간은 여백 없이 꽉 찬다. 숨이 막힐 듯 가득 채운 음표를 요리해 듣는 이에게 춤추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 연주자의 과제다. - P127

프랑스 책은 목차가 뒤에 있다. 글이 먼저 나오고 이후에 구조를 드러내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 P132

먼저 분노 혹은 슬픔에서 빠져나와야 다음을 도모할 수있지 않을까? - P137

소용돌이를 연상시키는 빠른 삼박자가 특징인 지그는
‘타란텔라‘를 닮았다. 이탈리아 남부에서 타란툴라 거미에게물렸을 때 치료법으로 추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하는타란텔라는 죽음에 맞서는 격정과 흥분을 고스란히 전한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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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나무 집을 찾아서

"월터라는 이름을 가진 군인이 몇 명이나 있는지 아세요?" 다리스가 물었어. 자그마치 오만 이천 명이에요." - P25

나는 항암치료를 시작했고, 다리스는 비행기표를 끊었지. - P27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나는 아주 작은 흔적이라도 찾을수 있기를 바라며 세 번째 동네로 향했다. - P29

내가 돌아온 거다. - P31

나나 올리브는?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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