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빠르게도, 너무 늦게도 내게 오지 마.
내 마지막 모습이 흉하거든 네가 수정해줘.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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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울었다. 추억 속의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이 절정에 다다랐을 때 현실 속의 내 아버지는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내 추억을 희롱했다. 이럴 수는 없었다. 여태 기다렸는데, 이건 부당한 일이었다.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마구 손등으로 닦아내며 나는 방을 나왔다. 내 뒤를 따라 아버지도 허둥지둥 마루로 뛰쳐나왔다.
"어이쿠, 여기가 어디야. 내가 왜 여기에 와있지? 아가씨가 이..
집 주인이요? 그럼 그럼, 밥이나 한술 얻어먹읍시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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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밤을 보내려면 확실한 예약 없이는 곤란해요, 라는 그 말,
그것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 인생의 진리가 아니었을까.... - P251

"안진진. 그래도 난 요즘 행복하다. 밤마다 형수 몰래 형이 벗어놓은 냄새나는 양말을 빨아줄 수 있어서 나는 너무 좋아......." - P250

김장우는 말로 사람을 위로하는 데 몹시 서툰 사람이었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어 당황하는 그, 지금 찾아가 뵙고싶다고 말하는 그.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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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베강가에 자리 잡은 도시 함부르크에는 악마의 다리(Teufelsbrück)라고 불리는 아주 작은 항구가 있다. 옛날사람들은 엘베강 위에 가을 폭풍을 견뎌낼 정도로 튼튼한다리를 지을 수가 없었다. - P55

밤의 전화 방은 공원에 막 도착한 우주선일지도모른다. 달나라 사람들이 여기 사람의 사는 모습을 정탐하러 달나라 여학생 한 명을 지구에 보냈고 그 학생은 막 첫번째 보고를 하는 중인 것이다. 학생은 이 공원에 관해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할까? 도착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벌써 그렇게 할 이야기가 많은지? - P52

요즘 들어 점점 더 마음에 드는 독일어 단어 중의 하나가
"방*이다. 이 단어 덕분에 나는 내 몸 안에 있는 많은 작은살아 있는 방들을 상상해볼 수 있다. - P51

그 외에도 이 문방구의 왕국에서 내 마음에 든것은 스테이플러 심 제거기다. 이 멋진 이름은 내가 외국어에 대해 갖고 있는 동경을 몸으로 보여준다. - P48

나는 나에게 언어를 선물해준, 독일어로 여성 명사인 타자기를 말엄마라고 부른다. 사실 이 타자기로는 타자기 안과 그 몸 위에 지니고 있는 부호들만 쓸 수 있었다. - P46

나는 내 영혼을 보지도 못하고 내 영혼과 이야기를할 수도 없겠지만, 내가 겪고 쓰는 모든 것은 영혼의 삶과부합한다. 나는 영혼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내 영혼은항상 어딘가 떠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 P57

뱃사람보다 더 멀리 여행하고 가장 나이 많은 농부보다 같은 장소에 더 오래 산 사람들이 있다. 바로 죽은사람들이다. 그래서 죽은 사람들보다 더 재미난 이야기꾼은 없다.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무엇보다 들을 수조차 없다는 것은 정말 문제다.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 이것은 문학의가장 어려운 과제 가운데 하나로, 문화마다 상이한 방식으로 해결한다. - P59

* "브레첼(Brezel)"이라는 단어를 "B"와 "Rezel"로 나눈 언어유희. "레첼(Rezel)"은 수수께끼를 뜻하는 독일어 단어 "레첼 (Rätsel)"과 닮았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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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부장 한 사람이 중증의 당뇨병 진단을 받고 나서 사흘을울었다고 고백했다. 체구도 크고 평소 성격도 괄괄한 사람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당장 위중한 병도 아니고, 병원에서 정해주는 식단표대로 먹으며 평소처럼 살면 되는 일인데왜 그러는지 처음에는 몰랐다. - P228

불행이라는 중요한 교훈을 내게 가르쳐준 주리였다. 인간을 보고배운다는 것은 언제라도 흥미가 있는 일이었다. 인간만큼 다양한변주를 허락하는 주제가 또 어디 있으랴. - P229

"그 사람은 내가 그렇게 맛있어 했던 스파게티를 어디서 먹었는지 기억하지 못해. 니네 이모부는 사진들이 나란히 붙어있는 앨범만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대지." - P231

그러나 내 어머니보다 이모를 더 사랑하는 이유도 바로 그 낭만성에 있음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사랑을 시작했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미워하게 된다는, 인간이란 존재의 한없는 모순....... - P232

"와, 그렇게 멋진 어머니가 두 분이다 이 말이잖아. 근사하고 상냥한 어머니가 둘씩이나, 안진진 정말 횡재했구나. 생각할수록 나까지 신나는 일인데?" - P236

"그래. 열일곱 개. 떨이해준 거야. 청년의 애인이 기다리고 있대.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했으니까 지금 두 사람만이 알고 있는 약속장소에서 틀림없이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래. 그래서 내가 그랬지. 어서 달려가 애인을 만나라고." - P238

진진아, 나, 이 선물, 죽을 때까지 영원히, 영원히 보물처럼 간직할 거야. 꼭 그렇게 할 거야....... - P240

"그만 울어요. 이제 와서 울면 뭐해."
동생의 여자였으므로 반은 올리고 반은 낮추는 말투를 사용하는 나.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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