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폭발시키는 데 재능이 있는 것 같아."
잠시 뒤 나는 히데오에게 전화를 걸어 합격 사실을 알렸고, 히 - P153

"아 근데, 저번에 너랑 같이 있던 애 있잖아. 개 일본인이었다가 귀화했다며?" - P153

히데오는 그렇게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때려주고 싶었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결말이자 자기가 <따귀 게임>의 불량소년 역에지원하게 된 중요한 단서임을 전하려는 것 같았다. - P155

마침내 환한 빛이 어둑한 소극장 가득 번쩍여서 저절로 눈이감겼을 때, 눈꺼풀 안쪽에 박힌 빛의 파편이 망막을 파고들었을때, 나는 머리 위로 커다랗게 동그라미를 그려 보였다. 그리고 환한 빛 속에서 히데오를 만났는데, 그 사람은 히데오가 아닌 히데오, 언젠가 히데오가 내게 말해준 또다른 히데오였다. - P160

내가 그렇게 말하자 영도는 화들짝 놀라서 외쳤다.
"여자 감독들이야 피해의식에 찌들었으니까 페미 영화 같은 걸만들지." - P162

"그럼 넌 이제 비밀이 없어?"
히데오는 또 한번 웃음을 터뜨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새로 생긴 비밀이 아주 많지." - P165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시간과 타인이라는 두 겹의 필터가 화자에게 덧씌워져 있다고 생각했다. - P168

한 사람에게로 다다르는 가장 쉬운 길은 이름일 것이다. 누군가를 무어라 이르는 일, 혹은 무엇이라 부르기로 마음먹는 일은그에게 가까워지기 위한 첫걸음이자 이해의 출발점이 된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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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오로지 선하거나 오로지 악했다면 나는 방황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지켜보게 되는 나는 악하다가도선해졌고 선하다가도 악해졌다. 심지어는 선하면서 동시에악했고 악하면서 동시에 선했다. 이게 문제였다. - P179

필경 그는 자신의 모순을 몰랐거나 모른 척했을 게다. 하지만 그 자와는 달리 이제 내게 모순은 모순일 뿐이었다. 모순은 인간과 인간에 대한 모든 것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어려운 수수께끼인 나 자신에 대한 해답이 되었던 것이다. - P180

다만 모순(矛盾)은 모순이 그저 모순이아니라 내 창과 방패(盾)라는 것을 믿는 내 시의 아름답고무서운 무장(武)이 될 것이다. - P181

몽골군대는 항복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총공세로 함락해전 주민을 몰살하고 온 도시를 파괴했다. 특히 도서관은반드시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고 한다. 그들이 야만의 궁극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은 기록을 말살당한인간은 인간 이하가 되고 만다는 진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적을 짐승으로 전락시켰던 것이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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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는 내가 만약에 나고야에서 살았으면 어땠을 것 같아?"
"나고야에서 살았어도………… 지금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넌 거기서도 비밀을 갖고 있겠지." - P162

"환한데 그냥 예쁘게 보여!"
"잠깐 반짝거리기만 해!"
"아주 환해!"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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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커트 보니것은 말했다.
"우리는 끊임없이 벼랑에서 뛰어내리고, 떨어지는 동안 우리의 날개를 단련시켜야 합니다." - P143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책 『논리철학논고』의 머리말을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은 아마도, 여기에 표현된 사상 내지는 그와 비슷한 사상을 스스로 이미 생각해 본 적이 있는사람만이 이해할 것이다. 그러므로 교과서가 아니다. 독자한 사람만이라도 이를 읽고 이해하여 즐거움을 얻는다면 이책의 목적은 달성된 셈이다." - P142

우리는 행복할 때 진짜 사랑과 우정을 만나기 어렵다. 삶의 아이러니고, 이것이 바로 우리 각자가 불행을 경험하고 이겨내 볼 만한 이유다. - P150

삶의 절정과 정상(頂上)에 있다가 추락하는 인간들의 이야기, 그 소음으로 세상은 가득하다. 그들은 그것이 진정한삶의 절정과 정상이 아니라는 점을 몰랐던 것이다. 지혜로운자는, 애초에, 삶의 절정과 정상을 만들지 않는다. 자신안의 ‘고요‘가, 삶의 진정한 절정과 정상이기 때문이다. - P152

희망이라는 것은, 우리 각자가 싱싱한 올리브 잎을 부리에 물고 왔다가는, 이레 뒤에 다시 날아가,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새로운 날들 속으로 영영 사라져 버리는 비둘기가 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 P155

K는 어머니가 그리울 적마다 하도 읽어서 외워 버린 그노트에 적힌 한 부분이 어머니의 목소리로 떠올랐다. K는점점 멀어지는 낙타를 바라보았다. 그 뒷모습에 여름 바다파도 소리가 퍼져나가고 있었다. K는 삶이 다시 움직이는것을 느꼈다.

다. 지하철 객차 중앙에서, 벼락같은 삶의 상처에 그을린 피뢰침처럼 꼿꼿이 서서, 하나님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줄기차게 호소하고 있던 저 사내처럼. - P165

얼마 전 내가 알고 있던 한 90세 노인(국회의원을 두 번, 그리고 어느 커다란 도시의 시장까지 역임했던)이 지인을 만나러 가던 중 한강 다리 위에서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갑자기 차를세우라고 하더니 홀연 한강 속으로 뛰어내렸다는 것을 알고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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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품고 있는 사람의 마음,
과연 생각처럼 단순한 것이려나? - P24

인간인 나, 심한 부끄러움을 느낀다.

사랑하는 그녀가 묻는다.
"당신,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비싼 꽃을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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