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방의 죽음에 대한,‘ 굴욕에 대한‘ 후버 댐에 대한, 그리고 글 쓰는 법에 대한 글이 있다. 어느 저자의 책상 위물건들을 적은 일람표‘가 있고, 안경을 쓰지 않는 그 저자의 안경 착용 설명서‘가 있다. - P11
이런 글을 정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면, 글이름이 무려 에세이다. 노력하고, 시도하고, 시험하는 글.40 - P15
다시 말해, 에세이는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시험하는 글이 아니라 대상을 측정하는 글이다. 글 자체의 힘, 글을 쓰는 저자의 힘을 재는 글이 아니라 자기 밖에 있는 어떤 것을 재는 글이다. 에세이쓰기essaying는 가늠하기assaying이다. - P13
몽테뉴의 에세이들이 어떤 종류의 자아를 수용하고 표현하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에세이의 주체, 써보는주체가 어떤 존재인가 하면, 몽롱하고 산만하고 정신을잃을 위험이 있는 존재, 그렇게 자기를 잃어버렸다가 여긴 어딘가 나는 누군가 하면서 정신을 차리는 존재다. 의식의 자리를 떠난 ‘나‘는 의식의 반대편 끝에서 사방으로흩어진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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