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린다. 그는 이해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아니라 작품에 대한 적절한 분석을 방해한다는 점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단순한 이해는 유용하고필수적이긴 하지만 인간의 정신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능력이며 가장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한 것„4외에는 아무것도 믿지 않으려 한다. 그는 다음과

내가 감탄해 마지않는 비평은 대부분 특출나게 분석적인 글이 아니라 진정한 열정으로 이루어진 재서술re-description이다. 때로는 시인이나 소설가가 낭독하는 시나 문장을 듣는 것이 비평적인 행위가 되기도 한다. - P149

요약하자면, 은유는 동일시의 한 형태이다. 허구적 인물과 동일시하는 것 또한 일종의 동일시이며, 따라서 은유적 도약이다. 그리고 비평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 P155

그리고 브렌델의 피아노 연주, 즉 창조 없이는 인용하지 못하는 그의 무능력을 텍스트를 통과하는 글쓰기, 비평인 동시에 재서술인 비평을 대표하는 것으로 생각해보자. - P162

망명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묘하게 끌리는 일이지만, 그것을 경험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망명은 인간 존재와 출생 장소 사이에, 자아와 그 진정한 고향 사이에 강제로 생긴 치유 불가능한 균열이다. 그 본질적인 슬픔은 결코 극복될 수 없다. - P171

에드워드 사이드는 망명자들이 종종 소설가, 체스 선수, 지식인이 되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말한다. "망명자의 새로운 세계는 논리적으로 충분히 부자연스럽고 그 비현실성은 소설을 닮았다."
6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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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빠지는 말이 될지도 모르지만 목표는 목표일 뿐이라고 여긴다. 최선을 다하더라도 계획한 상당수의 목표는 결국 무산된다. 그러면 실망감과 함께 사는 법에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대는 숱하게 꺾인다. - P181

어쩌면 이게 시장의 혁신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기업이 기존의 불편을 해소할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그 대가로 새로운 불편을 수용하도록 설득한다. - P192

창작 노동자에게 AI는 아직 충분히 파악하기가 어려워서 더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존재다. 과연 인공 지능의 창작물이 인간의 예술보다 인간을 더 크게 감동시킬 수 있을까? - P195

정답뿐 아니라 오답에도 매료된다는 점이 인간이라는 존재를 곤란하고 까다롭게 만든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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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때려도 목탁은 멍 하나 들지가 않고 - P58

무릎에서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다 생각해보면 돌을 손에 쥐는 꿈도 새 대신 썼던 시도 편지도 기도도, 모두가 번안이고 평안이었다 당신 닮은 것들을 쓰다내가 되었다 - P60

절에서는 거대한 돌판에 맑은 물이 사시사철 흐르도록 그대로 두는데 그러면 놀랍도록 많은 동물이 새벽에 찾아와목을 잠깐 축이고 집으로 간다 실제로 나는 멧돼지와 토끼와 담비가 교대로 감로수를 먹는 것을 훔쳐보았다 - P61

나를 줄 수 없어서 단 하나의 줄기를오이도라.
있지당신 앞에 놓고 살아가는 것이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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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답지 않게 한참씩 생각을 다듬고 말을 골라가며 들려준남자의 모습은 상세하면서도 동시에 모호했다. - P329

트럭에 올라탈 때 안나는 애써 경선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안나에게는 그렇게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것이야말로 곧 다시만날 사람들의 작별인사였다. - P333

변두리에 날림으로 지어진 집이지만 방 두 개짜리 셋집으로이사한 건 그 덕분이었다. 이사온 첫날밤 좌식 책상이 놓인 작은방에 자신의 이불을 깔며 잠깐이나마 안나는 긴 여행이 끝나 집으로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 P341

정의로운 소년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소녀를 더러운 곳에서구할 용기는 있었다. 하지만 더럽혀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에그 소녀를 계속해서 좋아할 용기는 없었다. 부패한 시스템이 - P352

밤의 도시 너머 먼 불빛을 바라보며 안나는 생각했다. ‘첫‘
은 ‘가장 오래된‘이다. 안나와 경선의 ‘첫‘은 점점 ‘가장 오래된‘으로 수렴해간다. 경선의 말처럼 그 모든 게 다 사라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오지 않은 시간들은 매 순간이 ‘첫‘이다. 안나와 경선에게도 첫 순간은 수없이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경선이 틀렸다. ‘우리의 첫‘에 대한 기억은 의미가 있다. 그것은 ‘가장 오래된 ‘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최근‘
과 ‘우리의 다음‘이 되기도 한다. - P357

한 사람의 몸안에는 수많은 장소와 시간이 들어 있다. 몸은기쁨과 고통과 욕망과 상실의 부화장이고 사랑의 꿈과 왜곡을간직한 도서관, 마지막 삶이 거처할 최후의 집인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재로 사라진다. 개체의 시간을 끝내고 무한에 섞여드는 여정이다. - P375

할말이 있어서 소설을 쓴다.
그런데 쓰다보면, 그게 뭐였지? 하고 불안해지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그렇다면 생각을 더 해야지.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네. 그러니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 P378

-우리는 하나의 삶을 여러 번 반복하며 사는 건지도 모른다. 현재가 최근이지만 가장 오래된 날이듯이. 언젠가의 나에게는 첫 순간이 되듯이. 우리 모두 그 언젠가의 시간 속 얼굴이웃을 때에 가장 예쁜 얼굴이 되기를 바란다. -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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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를 합리화하기 위해무리한 논리까지 동원할 필요는 없다. 꼬인 열등감이 없는사람은 자신의 허점을 어설프게 변호하지 않는다. - P83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직접 듣게 된 드라마 대사 같은 질문이 짜릿했다. 이렇게 까다로운 성질머리면 있을 법도 하겠구나 싶지만, 일단은 없다고 답한다. - P87

"전세예요? 아니면 자가?" - P89

어떤 면에서는 흉악한 범죄자보다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거나 이해할 의지가 없는 이기주의자에게 더 직접적인 위협을 느낀다. - P94

무라카미 하루키의 Q4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작품이 아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서가에 꽂힌 3부작 시리즈에서2권이 떡하니 빠져 있다는 사실이 나를 미치게 한다. 책을빌려 갔던 지인과는 한참 전에 연락이 끊겼다. - P98

의도와 상관없이 사람들은 사소한 업보를 주고받는다. - P105

하지만 한편으로 나의 아쉬운 부분을 통해서만 알게 되는 누군가의 다정함도 있다는 생각을 가끔은 한다. - P116

길거리에서 세뱃돈을 나눠 주는 것도 아니고 명절 덕담을 현수막으로 받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 P125

이럴 때마다 즐거움에는근육이 있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시도하고 단련해야 지속적으로 기회를 모색할 근력이 생긴다. - P136

이 이야기의 교훈은 무엇인가. 우는 진상에게 어메니티하나 더 준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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