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집에서 밤은 하나의 극점 넘어, 일종의 경계선이 되는 것도 넘어, 어떤 거대한 기대를 향해 가는 끝의의미를 품는다. 말 그대로 끝이 보이는 어떤 지대를통과하면서 만날 수 있는 밤은 당연하게도 낮의 거짓말을 지우는 역할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많은 생각과 말이 돌아다니고 서성이는 광경으로 우리에게 온다.
#AMEBE시인의 말우리는 너무 떨어져 살아서 만날 때마다 방을 잡았다. 그 방에서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었고 파티를 했다. 자정을 훌쩍 넘기면 한 사람씩 일어나 집으로 돌아갔지만, 누군가는 체크아웃 시간까지 혼자 남아 있었다. 가장 먼 곳에 사는 사람이었다. 0 건물 바깥으로 나오면그 방 창문을 나는 한 번쯤 올려다보았다. 2023년 9월김소연
말벌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어? - P12
며칠 후엔 눈이 내리겠지. 안 내린다면 눈이 내리는나라로 가보고 싶겠지. 지난번에 가보았던 그 숙소 앞 골목에서 눈사람을 만들겠지. 눈사람에게 - P14
이 얼굴은 한 번도 진심으로 미워해본 적이 없다악몽이 보호하고 싶어 하는나를 나는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P17
마룻바닥처럼납작하게 누워서바퀴벌레처럼 어수선히 돌아다니는 추억을 노려보다저걸 어떻게 죽여버리지 한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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