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옹은 ‘우리(we)의 포옹‘이란 뜻의 합성어로 클럽에 가입하려면 아래의 항목에 동의해야 했다. - P14
"안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을 때가 있잖아요?" - P17
"제가 나서서 이응을 심었죠. 학생 복지를 위해서요.‘ 우유수염은 학교 기숙사에 이응이 없어서 자신이 친구들과 의견을 모아 최신 버전의 이응을 들여놓았다고 했다. 한창 컨디션이 좋을 땐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기숙사로 달려가 이응을 한다음 책상 앞에 돌아와 앉아도 오 분이 남았다고 했다. - P20
"클리토리스의 파시니 소체는 페니스의 귀두보다 두 배 많은신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P25
"성욕을 풀려고 연애하고 결혼하는 열등한 짓은 그만둡시다!" - P24
"시험관아기가 뭐야?" 나는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는 숨김없이 대답해주었다. "고추 대신 주사기로 정자를 쏘는 거." - P25
오히려 나는 나를 잊게 해주는 누군가의 이야기에서 느리고 모호한 쾌감을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건아무도 찾지 않는 도서실의 고전문학 서가에 앉아 책을 통해 누군가의 느낌이나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글로 쓰이고, 종이에 인쇄된 인간의 욕구가 나에게는 위협적이지 않을 만큼만 생생했고, 그렇기에 안전하게 나를 열 수 있었다. 미 - P30
"차차 가리겠지. 차차 배우겠지. 너무 몰아붙이지 마라." 하지만 보리차차는 차차 배우거나 달라질 수 없었다. - P32
"그거 알아요? 인간은 기계 앞에서 제일 솔직해요." - P34
우리의 스토리가 마음에 드셨습니까? - P46
나는 울고 있었지만, 비옷을 입고 빗속을 걷는 것처럼 두 뺨은눈물 자국 없이 보송했다. - P46
그렇다면 성욕은? 성욕은 만지고 닿고 싶은 마음과 어떻게 다를까. 설마 그 모든 접촉의 기쁨이 번식이란 최종 목표를 위한 달콤한 미끼 같은 것일까. 대체 성은 무엇이길래 이토록 세상을 풍부하게, 또 폭력적으로 만드는 걸까. 왜 날마다 잔혹한 성범죄 뉴스가 끊이지 않는 걸까. 이만큼 기술과 과학이 발달한 사회라면, 그 문명을 앞다퉈 자랑하는 인류라면, 성에 대해, 주기적으로 맺혔다가 풀어지길 반복하는 그 욕구에 관해 다른 접근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 P49
이 소설은 이런 길들을 거쳐 저에게 왔습니다. 저를 깨우치게한 책들과 나무가 자라 있는 풍경, 그 안에 머무는 개와 새들이 제가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겨 떠올리고픈 이미지입니다. 그 기억을 따라 저는 넘어지고 발을 헛디디며 틈과 오류로 가득한 ‘이응‘ 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기억은 ‘ㅇ‘이란 글자의 생김새처럼 저를 지나쳐 또다른 곳으로 굴러갑니다. 부디 이 소설이 길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구 굴러가 자신만의 이응을 그려내는 누군가에게 잘 썩은 낙엽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온 세상이 등 돌리고 선 듯한 절망에 빠진다 해도, 그 이응 안에서 자기 자신만은스스로를 꽉 안아주면 좋겠습니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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