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의 지금 관심사는 뭔가요. 예전에는 극단적인 사람, 연쇄살인범, 이런 이야기에 끌렸어요. 그런데 지금은 연쇄살인범보다 ‘연쇄살인범의 아들‘에게 더 끌려요. - P39
재미와 의미는 마치 다른 방향으로 뛰어가는 두 마리 토끼 같아서 동시에 잡기 힘들다고들 한다. 하지만 어쩌면 이 또한 우리가 만들어낸 양자택일의 고정관념 중 하나에 불과할지 모르겠다. - P31
박해영 작가는 그런 드라마를 쓴다. 해방, 추앙이라는 말로 일상을견디는 사람들의 마음 깊숙한 곳을 흔든다. 내성적이고 의욕이 없는, 내가 숨기고 싶은 일면을 정면에 드러낸 캐릭터를 만든다. - P49
대사의 골조는 빤하고 하고자 하는 말의 핵도 빤해요. 자기감정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사람이 한 페이지 분량으로 중언부언할 얘기도 사실 한줄로 딱 끝내버릴 수 있거든요. 웬만하면 인물들이 그런 대사를하게 하자는 주의예요. 그래야 보는 사람도 쾌감이 있고 보면서 딴생각하지 않게 되고요. 염미정과 구씨는 딱 골조만 이야기하잖아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고 반면 말맛이 있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런인물들은 수다를 떨게 하는 거죠. - P51
맞아요. (웃음) 하루는 선생님이 저를 불러 "꿈이 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없다고 했죠. 그랬더니 작가 한번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처음으로 타인의 눈으로 제 재능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 P55
서숙향 작가의 명대사는 당장 따라 하고 싶게 만드는 명랑함과 발칙함으로 빛난다. "예, 솁" (공효진), "봉골레 파스타 하나!" (이선균)처럼 별것 아닌 한마디가 그의 아기자기한 로맨스를 통과하면유행어가 된다. "자기 인생에 물음표 던지지 마. 그냥 느낌표만 던져" (조정석)같이 어떤 대사들은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쓰인 것처럼 배우 본연의 매력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 P61
한편의 시트콤을 완성할 때도 작가마다 장기가 달랐을 텐데요가님은 유머나 캐릭터보다 상황극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어렸을 땐 제가 뭘 잘하는지 모르잖아요. ‘너는 상황 만드는 걸 잘하는구나‘ 사람들에게 그렇게 인지된 후에는 복잡한 상황 설정이 필요한 아이템이 전부 저한테 왔죠. - P75
조연의 가치를 아는 특출난 신인이쯤 되면 <갯마을 차차차>는 로맨틱 코미디를 가장한 ‘자기 계발극‘ 인가. 3월3일 서울 상암동에 있는 신인 작가 양성소 오펜(O‘PEN)에서 ‘인생 2회차‘를 사는 것 같은 신하은 작가를 만났다. - P79
가볍게 둘러보기만 해도 작업실에 쌓인 작가님의 시간들이 느껴집니다. 대부분의 작업은 이 작업실에서 진행하나요. 아무래도 그렇죠. 외부 스케줄이 없을 때는 큰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준 뒤 곧바로 작업실로 옵니다. 보통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 정도까지 여기서 보내는데, 내내 글만 쓰면 좋겠지만 그렇게는 잘 안되더라고요. 고민만 하다 시간 맞춰 집에 가는 경우도 많고, 사실 시나리오를 완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중 80~90%는 그냥 괴로워하는 게 일인 것 같아요. - P91
세계에 관심이 많죠. 관심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요. (웃음) 관심이 너무 많아서 허무주의에빠지지 않도록 노력하죠. 저는 냉소적인 태도가 가장 좋지 않다고 생698195 1954가하고 최대한 그러지 않으려 해요. - P99
어딘가 삐딱해 보이지만 재기발랄함을 잃지 않고, 보는 이들게 하지 않으면서 현실을 능수능란하게 풍자하는 능력, 딱히 도덕적이거나 교조적이지 않은데 다른 작품에서 잘 비추지 않던 이들의 이야기를 끄집어오는 기술, 예상치 못한 곳에서 피식 웃음을 터트리게하는 유머와 반전 윤성호 감독 작품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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