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일부터 광산구 공원녹지과에 명상숲코디네이터로 출근하고, 3월 25일부터 7월 28일까지 총 81회 1,210명의 참가자 및 236명의 인솔교사와 숲체험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마을 뒷산과 이어진 경암근린공원에서 유치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즐겁고 행복했다. 숲선생님 혹은 질경이 선생님으로 부르며 눈이 마주친 순간 달려와 인사하고 안기며 손을 맞잡는 아이들은 나의 엔돌핀이었다.
행여 눈이 마주칠까 열번이고 스무번이고 인사하는 ㅇㄴ, 종알종알 재잘재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는 아이들, 옷이 더렵혀질까봐 쉼터에 앉는 것도 주저하던 녀석들이 엉덩이에 시뻘건 흙이 묻어도 개의치 않고 잔디 미끄럼도 잘탔다. 숲에서 새로운 것을 맛보기 겁내던 아이들은 매실, 찔레순, 버찌, 산딸기, 오디, 풋자두, 죽순과 칡순, 심지어 뱀딸기와 괭이밥까지 가리지 않고 먹었다. 무조건 먹게 하지 않고 먹고 싶은 친구만 주었더니 서로 먹겠다고 용기 백배 손을 치켜들었다.
3월에서 7월까지 원에 따라 두세 번에서 많게는 아홉 번까지 숲체험에 참여한 아이들은 서서히 자연에 물들어갔다. 숲길에서 만난 개미를 밟아죽이던 아이들이 7월에 만난 두꺼비와 장수풍뎅이에게 ˝잡히지 말고 잘 살아~˝ 안전을 빌어주는 인사를 건네었다. 혹여 짜증내고 징징거리는 친구도 참아주고 달래주는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은 어른의 스승`이라던 엘리엇의 시를 체감하는 날들이었다.
말없이 구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에 글을 올린 어린이집 선생님, ˝선생님은 광산구의 보배에요. 건강관리 잘하셔서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함께해요˝하면서 손잡아 준 어린이집 원장님, 숲에 올때마다 그날의 간식이나 음료를 챙겨온 어린이집, 원에서 같이 점심 먹자고 손수 차를 되돌려오는 등 숲체험의 고마움을 표해주었다. 그 무엇보다도 숲에서 놀고 돌아갈 때면 꽃처럼 활짝 피어난 아이들 얼굴을 보는 것이 나의 기쁨이고 보람이었다.
숲에서 만난 아이들 한명 한명 손잡아주고 다 안아주진 못했지만... 아까시잎 점치기에서 나온 것처럼 ˝질경이샘은 너희들을 사랑한다~˝♥♥♥♥♥
숲에서 그달의 주제에 맞는 그림책을 읽어준 것은 작은도서관장으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했다고 자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