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 토요일, 푸른길에서 별별장터가 열렸다.
푸른길 해설사로 함께 활동하는 숲해설가 동아리 회원들과
걱정인형과 메타세쿼이아 열매 반지 만들기 체험부스를 운영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어서 행사장마다 출마자들이 찾아와 악수를 나누는 계절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광주시장후보 낙하산 공천으로 광주시민의 자존심이 상했던 터라
안철수 공동대표도 걱정이 많을 때였고, 당연히 푸른길 별별장터에도 안 대표가 찾아왔다.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의 저서 몇 권은 읽었기에 약간의 애정과 관심은 갖고 있어 반가웠다.



기차도서관 무대 바로 옆에서 체험부스를 운영하던 우리 앞에 오기 전 나는 동료에게 말했다.
"안철수 대표에게 걱정인형 체험하게 할테니 인증샷 좀 부탁해!"
드디어, 우리부스에 안철수 대표가 와서 악수를 청할 때에 자신있게 권했다.

"선거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죠? 선거 걱정을 대신해 줄 걱정인형을 만들어 보세요!"
안철수씨는 나의 권면에 빙그레 웃더니 네임펜을 건네받고 걱정인형 얼굴을 그리고 옷을 입혔다.
"걱정인형 체험비는 두 개 천 원에 모십니다."
안철수 대표는 곁에 있던 수행원이 꺼내주는 천원을 받아 내게 건넸다.
체험비를 받고 그림책 <겁쟁이 빌리>와 과테말라 풍습인 걱정인형에 대해 잠간 설명했다.
남들은 악수만 할 때 안철수 대표에게 천원을 받고 걱정인형을 만들게 했으니 나름 대박이다.
취재진 카메라가 연신 찰칵거려서 그날 광주뉴스에 나왔을 듯하지만 찾아보진 않았다.


안철수 대표가 만든 걱정인형을 따로 찍지는 못했지만
그가 만든 파란머리 걱정인형과 짝을 맞춰 건네 준 초록머리 걱정인형은 요거와 비슷하게 생겼다.^^
걱정인형 덕이었는지 모르지만 윤장현 광주시장후보가 꽤 높은 지지율로 당선되었다.
하지만 광주시민이 공천을 인정하고 안철수대표나 윤장현후보를 무조건 지지해서 찍었다기 보다는
강운태 현 시장을 찍고 싶지 않은 절실함이 더 컸다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윤장현 당선자가 시민의 뜻을 제대로 알고 시정을 잘 펴나가기를 기대한다.
개표방송을 예고하던 JTBC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플라톤의 말이
투표에 참여한 광주시민의 마음이고, 국민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벌 중의 하나는 자신보다 저급한 자의 지배를 받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