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맛이 그립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엄마 손맛이 그립다>를 읽으며, 우리 아이들이 엄마의 손맛으로 기억할 음식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이 책에 나오는 음식은 보여주기 위한 요란스런 요리가 아니고, 우리네 가정에서 흔히 먹는 소박한 음식이고 평범한 레시피다. 내고향 충청도에서 친정엄마가 해주셨던 음식이고, 25년차 주부인 내가 거의 다 해봤던 음식이다. 너무 평범한 메뉴와 레시피라서 전문가의 솜씨를 뽐내는 요리책과는 다르다. 정말 제목 그대로 '엄마 손맛'을 그립게 하는 책이다. 하지만 도시에서 자란 젊은 엄마들은 공감하기 어려울지도...

 

추억을 돋게 하는 용어들이 반갑다.

'조물조물 무친다, 뭉근하게 익힌다. 자박자박하게 잡은 국물, 바락바락 문질러서, 바글바글 끓인다, 나박나박 썬다. 들쩍지근해진다.' 등 내 친정엄마가 쓰시던 말씀과 같아서, 정말 친정엄마 생각이 절로 났다. 요즘에도 요리하는 분들은 이런 용어를 쓰는지 모르지만, 보통 가정에서는 요리법을 설명하지 않으니 별로 쓸 기회가 없던 용어들이라 반가웠다.

 

외식, 매식하지 않고 손수 음식을 만들어 먹인 김경남 어머니가 존경스럽다. 이 댁은 어머니가 부지런해서 음식도 잘 만들었지만 어느 정도 경제력도 있었던 듯. 그 시대에도 오븐을 들이고 쇠고기 스테이크를 해먹었던 걸 보면. 나도 아이들 어릴 때는 간식도 거의 만들어 먹이고 폼나는 요리도 제법 만들어줬는데, 애들 다 크니까 음식하는 게 귀찮아서 시켜먹는 것으로 대신

할 때가 많다. 즐겁게 먹어줄 식구가 많아야 음식도 재미나서 만드는데, 뿔뿔이 제갈길 가버리고 혼자 먹자고 음식을 하게 되진 않는다. 이렇게 음식을 안하다보니 어쩌다 식구가 모여도 음식하는 게 귀찮아서 사먹게 된다. 그래도 이 책을 보고, 이번 설에 식구들이 다 모이면 엄마 손맛의 음식을 해줘야지 마음을 다잡았다.

 

전문적인 설명이 부족해서 아쉬웠다. 어머니의 요리법에 과학적이거나 식품영양학적인 근거를 제시했다면 좋았을 텐데, 웬만한 주부 경력이면 다 아는 상식적인 것들을 '어머니의 쿠킹 노트'와 '상영의 노하우'라고 소개한 것은 좀 어이없었다. 최소한 11쪽에 설명한 양파껍질이 왜 좋은지 근거를 제시한 것처럼 했어야 설득력도 있고 신뢰감도 생기지 않겠는가? 어머니는 평범한 주부였으니 이해되지만, 적어도 푸드스타일리스트이자 요리연구가라는 직함을 가진 김상영씨는 전문가적인 식견을 보여줬어야 한다. 두 모녀의 자기만족을 위한 요리책이 아니고, 판매를 목적으로 한 요리책이므로 책값을 지불하는 독자에게 그 정도 서비스는 했어야 된다.

 

양파 껍질의 영양

매년 유럽에서만 50만톤의 양파 껍질이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

양파 껍질에는 퀘세틴(quercetion)이라 불리는 식이섬유가 풍부한데, 퀘세틴은 몸의 산화를 막는 물질로 고혈압과 당뇨병 치료에 도움을 주고 항암 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양파 껍질에는 토마토에 많이 들어 있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 성분도 함유돼 있는데 이 물질 역시 항암과 심장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양파 껍질을 먹으면 실혈관 질환과 위장병, 결장암, 당뇨병 및 비만을 막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11쪽)

 

여백이 많고 요리 과정 사진이 너무 작았다. 여백의 미를 돋보이기 위한 편집이었나? 공간이 너무 많고 실제로 도움이 될 요리과정 사진은 너무 작아서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었다. 요리책의 목적이 무엇인지 불분명한 편집이다. 단순히 엄마의 손맛을 추억하게 하는 목적이라면 몰라도, 어머니의 손맛을 따라 요리하기엔 몹시 불친절한 편집이다. ㅠ

 

 

 

 

이 책을 보다가 먹고 싶어서 심야에 만든 프렌치 토스트에도 설탕은 뿌리지 않았다. 애들 어려선 설탕을 뿌려줬지만...^^

 

 

 

  양념장에 달래를 넣고 두부조림이 아닌 두부를 부쳐 한끼 먹을 양만큼 양념장을 얹어서 식탁에 낸다.

  

 

내가 만드는 샌드위치엔 마요네즈를 넣지 않는다. 김경남 어머니의 샌드위치는 마요네즈로 만드는데, 나는 마요네즈를 넣지 않는다. 우리식구는 빵순이라 샌드위치를 즐겨 먹는데, 마요네즈로 만들면 느끼해서 좋아하지 않는다. 마요네즈 대신 감자를 삶아 으깨어 요플렛과 섞은 후 준비된 양배추와 과일 등 재료를 버무린다. 양배추를 채썰어 물에 담그면 아삭하긴 하지만 물기가 많아서 싱싱한 양배추는 물에 담그지 않아도 아삭거리는 식감이 괜찮다.

 

  

  

 

단무지를 넣지 않는 우리집 김치김밥도 소개합니다~

1. 묵은지를 살짝 팬에 익히면 맛있는 김치냄새가 끝내주고, 물기가 제거돼서 좋다.

2. 냉장고를 뒤져서 남은 식재료로 소를 준비한다. 초록은 미나리와 쪽파를 데쳐 참기름으로 무치고, 달걀지단은 당근과 대파를 곱게 썰어넣고 부쳤다. 맛살과 햄은 없고 남은 어묵만 끓인 물에 기름기를 뺀 후 팬에 간장을 넣고 살짝 볶았다.

3. 현미밥을 김 전체에 깔고 소를 가운데 넣고 반으로 탁 접으면 물방울 혹은 공작꼬리 김밥을 만들 수 있다.

* 김치김밥은 담백해서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우리식구는 몇날 며칠 김치김밥을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페이퍼)입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퍼남매맘 2014-01-27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직접 요리한 사진을 올려야 하는데...게을러서 요리해 놓고 사진을 못 찍었어요.
저도 순오기님 표 김치 김밥 만들어 먹었어요.
식구들이 맛있다고 하더라구요. *^^* 자주 애용해야겠어요.

순오기 2014-01-30 03:32   좋아요 0 | URL
김치김밥, 은근 중독됩니다~ ^^

숲노래 2014-01-27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하는 과정은 사진으로 안 보여주고
말로만 잘 풀어놓아도 따라할 수 있어요.
차라리 말로 잘 풀어놓는지
사진을 한결 꼼꼼하게 보여주든지
둘 가운데 하나를 하지 않으면 보기 어렵겠지요.

순오기 2014-01-30 03:33   좋아요 0 | URL
요리는 글이 친절해도 사진으로 봐야 이해가 쉬울 듯해요.^^

blanca 2014-01-28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샌드위치 레시피 궁금해요. 사진을 살펴보니 일단 감자, 사과, 양배추, 브로콜리가 들어가는 것 같은데 간은 요플레로만 하는지요?

순오기 2014-01-30 03:41   좋아요 0 | URL
샌드위치 레시피, 페이퍼에 있는 대로 하되, 재료는 그때 그때 냉장고에 있는 게 뭐냐에 따라 달라지죠.^^
감자 삶을 때 소금을 조금 넣으면 되는데, 저는 되도록 싱겁게 먹으려고 소금 안 넣어요.
그래도 식품마다 소금을 함유하고 있으니 요플레만 해도 괜찮았어요.
어제는 아들이 휴가와서 샌드위치 먹고 싶대서
감자와 요플레는 기본이고, 양배추와 사과에 견과류를 넣고 딸기를 듬북 얹어 만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