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월 1일은 단식을 한다.
경우에 따라 하루로 끝내거나 2~3일 늘어나기도 하는데, 올해는 3일을 작정하고 사흘째는 흐지부지....

하루나 이틀만 단식해도 배가 꺼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라 좋다.

지난 해를 반성하고 새해를 계획하는 연례행사지만, 체중도 쬐끔은 줄일 수 있으니 나쁘지 않다.

 

엄마는 안 먹어도 딸내미 먹을 건 있어야 되니까, 

감자를 삶아 으깨 요플렛과 섞어 양배추와 사과 등을 곁들여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게 준비해 놓고

김치김밥 재료만 챙겨 놓으면 알아서 김밥도 싸먹고 샌드위치도 만들어 먹는다.

그리고

나는 종일 책을 보다가 졸리면 자고, 다시 깨어나 책을 보다가 또 자고, 심야엔 TV도 좀 보고...

이틀째는 도서관 연합회 소식지 때문에 회의가 있어 나갔는데, 단식한다고 점심도 안먹고 걸어왔다.

그래놓고 사흘째는 제대로 못했으니.... ㅠㅠ

그러느라 알라딘 로긴도 안하고 지냈지만, 등허리가 아프도록 누워서 보낸 시간이 아깝지는 않다.^^

 

새해 첫 날 읽은 알라딘 불량주부님의 저서 <나였던 그 발랄한 아가씨는 어디 갔을까>

결혼해서 엄마가 되고,
아이를 떼어놓고 직장에 나가는 걸 인정머리 없는 독한 엄마로 낙인 찍는 분위기. 
전업주부로 들어앉아 살림만 하면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억울함에 공감한다.

아이들 잠자는 틈에 내 시간을 갖고 책을 읽고 글을 끼적이며 느끼는 행복감으로 끝내지 않고

이렇게 책을 냈다는 성취감에 스스로 만족하고 뿌듯했을 불량주부님께 부러운 질투심도 일었다.

출간되고 한참이나 지나고 읽었지만, 새해 첫 책으로 간택한 것으로 미안함을 덜어본다.

그리고, 발랄한 아가씨였던 저자가 소개한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로 꼬리를 무는 독서중이다.

 

 

 

 저자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로 제목을 쓰고 싶었지만 한 발 물러나서 <어떻게 살 것인가>로 했다고.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가는 존재이며, 생명이 유한하기 때문에 삶이 가치있는 것이라는 말씀에 동의한다. 죽기보다 힘든 것이 사는 일이라고, 어르신들이 하시던 말씀을 나도 이제는 이해할 나이가 됐다. 자살을 하는 이들이 비겁해서가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선택이라는 것도 이해한다.

유시민은 나보다 한 살 위인데, 이 책 첫 줄에 '나는 노는 게 좋다'고 썼다. 무조건 동감이다.^^  
나는 올해로 쉰다섯이지만 몇 해 전부터 종일 매이는 일은 하기 싫었다. 그래도 올해는 막내 뒷바라지 하려면 고정 월급을 받는 일을 해야 돼서 연말에 서류를 넣었는데, 그만 주민등록등본을 안내서 서류 미비로 탈락했다. 주민등록등본은 그 지역에 거주하는가를 확인하는 서류인데, 나는 가족관계증명서를 냈다. 주민등록등본을 떼면 서울로 퇴거한 우리 큰딸이 안나오니까 기분이 안좋아 늘 가족관계증명서를 내던 습관이 화를 부른 것.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가 어떻게 다른지 인식하지 못한 불찰이지만... 이렇게 쓴 경험으로 또 하나 배운다. 주민등록등본을 냈다고 꼭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지만 그래도 기회조차 박탈됐다는 허탈감에 멘붕이었다.ㅠ 합격해서 그 일을 하는 게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었을지 모르지만, 다른 기회가 있겠지 싶어 불운이라 여기지는 않는다.

 

 

 

<엄마 손맛이 그립다>를 읽으며, 우리 아이들이 엄마의 손맛으로 기억할 음식은 무엇일까 생각한다. 이 책에 나오는 음식은 보여주기 위한 요란스런 요리가 아니고, 우리네 가정에서 흔히 먹는 소박한 음식이고 레시피라서 좋다. 우리집에서도 해먹는 음식이지만, 왜 그렇게 해야 더 맛나고 좋은지 한 수 배운다. 

외식이나 매식하지 않고 손수 음식을 만들어 먹였다는 김경남 어머니가 존경스럽다. 나도 아이들 어릴 때는 간식이나 요리도 제법 만들어줬는데, 애들 다 크니까 음식하는 게 귀찮아서 시켜먹는 것으로 대신

할 때가 많다. 그래도 이 책을 보면서 엄마 손맛의 음식을 먹이려고 노력 중이다.

 

 

 

우리집 김치김밥 레시피~

1. 묵은지를 살짝 팬에 익히면 맛있는 김치냄새가 끝내주고, 물기가 제거돼서 좋다.

2. 냉장고를 뒤져서 남은 식재료로 소를 준비한다. 초록은 미나리와 쪽파를 데쳐 참기름으로 무치고, 달걀지단은 당근과 대파를 곱게 썰어넣고 부쳤다. 맛살과 햄은 없고 남은 어묵만 끓인 물에 기름기를 뺀 후 팬에 간장을 넣고 살짝 볶았다.

3. 현미밥을 김 전체에 깔고 소를 가운데 넣고 반으로 탁 접으면 물방울 혹은 공작꼬리 김밥을 만들 수 있다.

* 김치김밥은 담백해서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우리식구는 몇날 며칠 김치김밥을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알라딘 Only 상품

 

 

 

 

 

 

 

오늘 우리집에 도착한 알라딘 달인 선물~ 탁상달력과 검정색 다이어리, 검은색 머그컵과 서재지기님 편지!

 

 

해마다 어떤 알라딘 머그컵이 나올까 기대만땅이지만, 개인적으로 컵속까지 색이 있는 건 별로다.

겉은 화사한 색깔이 좋지만 컵속까지 색이 있으면 담긴 음료 색이 나타나지 않아서 싫다.

실제로 차를 담고 찍으면 이런 상황이라, 속이 하얀 알라딘 머그컵을 즐겨쓴다.

 

 

 

두 해째 알라딘 나의 기록은 저조했다.
2012년은 2011년보다 모자랐고, 2013년은 2012년보다 소홀했지만 61명의 달인에 뽑힌 것만으로도 고맙다.

2014년은 열심히 달려보자고...
리뷰도 많이 쓰고 사는 이야기도 자주 나누겠다고 다짐하는 새해 첫 글로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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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1-04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리가 길게 나오도록 하는 김밥 재미있네요.
새삼스럽게 즐기는 '집 김밥'이 되겠어요.

딱히 대단한 것 없더라도
모두 아름다운 '엄마맛'이 되리라 느껴요.
왜냐하면, 엄마맛이란 사랑일 테니까요.

순오기 2014-01-06 16:54   좋아요 0 | URL
꼬리 김밥, 동그란 김밥보다 만들기가 쉬워요!
먹기는 좀 불편하지만 접시에 담았을 때 보기가 좋지요.^^

프레이야 2014-01-05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기표김치김밥은 우리도 인정인정ㅎㅎ 이번 머그 이쁘네요. 저도 속이 하얀 게 좋아요. 건강 잘 유지하시구요!

순오기 2014-01-06 16:55   좋아요 0 | URL
별것도 안 넣는데 묵은지가 제대로 맛을 살려주는 김치김밥!!^^
컵은 속이 하얀게 좋지요~ 건강유지는 평생의 과제!

blanca 2014-01-05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치김밥 레시피 너무 유용해요. 저는 매번 단무지를 넣어 만드는 게 좀 꺼림칙하더라고요. 순오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순오기 2014-01-06 16:57   좋아요 0 | URL
김치김밥은 단무지를 안 넣어도 되니까 좋아요!
김치를 안 넣을 땐 어쩔 수 없이 단무지를 넣어야 돼서 사철 김치김밥을 즐겨 싸죠.

2014-01-05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4-01-06 16:5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개념없이 건성이라 이런 실수를 했답니다.ㅜ
따뜻한 위로와 인사 고맙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순오기표 김치김밥을 맛보실 수 있을지도~ 하하하

수퍼남매맘 2014-01-05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카오톡 할 때 왜 단식하시는지 궁금했으나 혹 예의가 아닐까 봐 못 물어봤는데
이 페이퍼 보니 단식 이유를 알겠네요.
전 한 끼만 굶어도 눈앞이 핑핑 돌던데....
김치김밥은 방학 동안 꼭 도전해 볼 겁니다.
저는 아직 서재의 달인 선물 도착 안 했어요. 기다리면 오겠죠.

순오기 2014-01-06 17:00   좋아요 0 | URL
굶는다 생각하면 어렵고, 으레 새해를 여는 다짐으로 하니까 그냥 할 만해요.^^
방학에 김밥재료 넉넉하게 준비해두면 하루는 거뜬히 지날거에요.
오늘 달인선물 인증샷 올린 거 봤어요, 축하합니다~ ^^

마노아 2014-01-06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재의 달인 검은색 컵이 왔어요. 알라딘 새컵 나온지도 모르고 있다가 받았답니다.
저도 속까지 색깔 있는 건 별로예요. 그래서 흰색 컵을 구입할 것인가, 책 질러서 받을 것인가, 아님 지금도 넘치는 머그컵, 미련을 버릴 것인가... 고민 좀 해야겠어요.^^

순오기 2014-01-06 18:38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오늘 받는 책과 하얀 머그컵이 갈거에요.
마노아님이 무슨 색깔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그냥 나랑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하고
하얀 컵을 골랐어요. 우린 통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