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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만나는 그림책
무라타 히로코 글, 테즈카 아케미 그림, 강인 옮김, 츠지하라 야스오 감수 / 사계절 / 2013년 8월
평점 :
우리마을엔 고려인과 중국인 등 각국에서 온 외국인이 엄청나게 많아서 한국사람이 '원주민'으로 불린다. 이런 마을 특성에 맞춰 10월엔 외국인 주민과 마을주민이 더불어 살아가는 '나눔과 어울림이 있는 마을공동체'가 문을 열었고, 지난 주말엔 '지구촌마을축제'로 문화예술공연과 세계음식나눔을 가졌다. 우리나라 인절미를 비롯한 필리핀, 베트남, 인도, 중국, 미얀마. 쓰리랑카, 동티모르, 캄보디아 등 9개국의 전통음식 나눔에 주민들이 동참했다. 부추와 건새우 및 달걀로 소를 넣은 커다란 중국 만두에 사람들이 줄줄이 기다리는데 손바닥만한 팬 하나에 성능도 좋지 않은 가스렌지로 하고 있어, 집으로 달려가 커다란 후라이팬과 가스렌지 두 개를 챙겨와 그들과 같이 만두를 만들었으니 나는 제대로 음식문화를 체험한 셈이다.
외국인들이 많아지면서 아무데나 버린 쓰레기 봉지와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아 동네가 지저분하고 민원이 끊이지 않는 마을이지만, 외국인과 함께 아름다운 마을공동체를 만들고자 애쓰는 중이다. 그들과 우리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어우러지는 삶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마을의 과제다.
우리 마을처럼 지구촌 시대 어린이를 위한 맞춤한 그림책이다.
너무너무 예쁜 그림으로 세계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사랑스런 그림책!
<세계와 만나는 그림책>과 <처음 만나는 세계 지도 그림책>은
같은 그림 작가(테즈카 아케미)와 글 작가(무라타 히로코)의 작품이다.
우리가 흔히 '다르다'를 '틀리다'로 표현하는데,
세계의 다양한 생활모습과 문화를 보여줌으로 '틀림'이 아닌 '다름'을 께우치는 책이다.
다른 것을 '틀리다'고 말하는 오류는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강사들이 그렇게 말하면 미안하지만 지적하는 편이다.
겉표지를 벗기면 속표지와 똑같은 세계전도가 이면에도 그려져 있다.
겉표지를 벗겨 아이의 책상 유리 밑에 넣어도 좋고, 벽에 붙여도 좋을 쓰임새다.
서계지리와 문화를 정리하는 북아트 자료로 활용해도 좋겠다.
표지 하나도 허투루 버리지 않고 학습에 활용하도록 세심하게 신경 쓴 듯...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쉬운 비유와 예쁜 그림의 도입부가 빛난다.
"여러 가지 나무가 자라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여러 동물이 모이듯이."
그림만 봐도 즐겁고 무엇을 얘기하려는지 감이 잡힌다.
예쁜 그림으로 담아낸 세계 지식 정보책, 초등 저학년들이 보면 좋겠다.
세계에는 여러 사람이 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
한 줄의 글과 그림이지만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피부색이 다르고, 코 모양도 달라, 눈동자나 머리카락 색깔도 달라, 여러 사람이 있어"
알록달록 예쁜 피부색과 생김새로 구별되는 다양한 사람들 그림도 예쁘다.
독자의 눈높이에 따라 이해의 폭도 다르겠지만,
어른이 내가 봐도 다른 나라에 대해 잘 모르는 것들을 알게 되어 좋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특성을 소개하면서 의도적으로 '다르다'를 반복한다.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는 걸 인지시키려는 뜻으로 읽힌다.
멋 내는 맵시도 사람마다 다르고,
사는 집의 형태도 다르고,
좋아하는 음식이나 신기한 음식도 사람마다 다르고,
요리 방법이나 먹는 방법도 다르다.
간식도 다 다르지만, 달콤한 간식은 모두가 좋아해서 종류도 다양하다.
좋아하는 운동도 다르고, 나라마다 인기 있는 운동도 다르다.
그림 밑에 설명을 덧붙이면서
대륙에 따라 색깔을 다르게 한 동그라미 속에 국가 번호를 부여해 구별하기 쉽다.
그림과 설명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나라에 대해 모르던 것을 많이 알게 된다.
특히 아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확인하면서 재밌게 볼 수 있을 듯...
사는 곳의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여러 가지를 소개한다.
사고파는 물건과 생활용품이나 탈것,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도 다르지만
음악으로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을 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름을 이야기하면서도 같은 마음도 있음을 강조한다.
종교도 아주 많아서 가르침이나 기도하는 법은 다르지만
모두의 행복을 바라는 건 어느 종교나 똑같다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것도
다른 지역에 가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린 서로 다르니까.
이렇게
사람들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면 전쟁도 일어나지 않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열 줄의 글보다 간결한 그림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
색깔도 선명하게 대비되는 그림, 다양성을 알 수 있게 전체를 볼 수 있는 그림이 좋다.
눈높이 그림과 쉬운 설명으로 마지막 강조하는 건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이고, 서로 다르니까 더 재밌다는 것!
지구촌 한 가족이 다름을 인정하고 재미있게 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훌륭한 지식정보책이라는데 이견이 없지만, 한 가지 아쉬운 건
우리나라에 대한 자료의 빈약함과 부실함이다.
특히 노랑 치마저고리를 입은 소녀는 비녀보다 댕기를 드렸어야 하지 않을까....
일본 작가들이 자국내에서 출판을 목적으로 한 책이라 해도
우리나라에서 한국어판으로 출판하면서 좀 더 보완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어려운 문제라기보다는 작가나 출판사 중 어느 쪽에서든 귀찮아서 안하는 건가?
한국독자를 위한 배려를 하기엔 사랑이 부족했는지도....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