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유아들의 옹알옹알 책놀이터 세번째 시간은 '무지개 물고기'가 주인공이다.
아이들은 반짝반짝 무지개 물고기에 집중했고, 특히 <꼭꼭 숨어라, 무지개 물고기> 팝업북은 목을 쭉 빼고 들여다보고 만져보며 신기해했다. (디카 USB 케이블이 끊어져 새것을 사느라 페이퍼가 늦었다.ㅠ)

세 살 디마는 <뭘 배웠니? 아가야> 물개 이야기 책에 빠져서
아기 물개를 움직여보느라 책을 흔들고 거꾸로 돌리고...^^
독후활동은 특별한 걸 준비하지 못해 아이들이 놀던 종이에 물고기를 그려주고 알록달록 색칠놀이~
자기들 솜씨를 자랑하느라 높이높이 쳐들어서 한컷씩 찍어주었다.
어른이 볼때는 엉망이지만 다들 자기 솜씨를 뽐내는 이런 모습이 정말 이쁘다~ ㅋㅋ

아이들은 여전히 나를 보면 '안아줘'하면서 달려들었고, 나도 덩달아 과장된 몸짓으로 안아주며 놀아준다.
이날은 책읽기와 활동을 끝내고 다리를 사이사이에 끼워넣고 '한거리 두거리 각거리~'를 했는데, 내가 손으로 짚어가며 하나 둘 세었더니 다같이 소리내어 하나둘셋넷~ 열까지 거뜬히 헤아렸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떳다 떳다 비행기'~ 우리는 아이 키울 때 엄마 아빠가 붕붕 비행기를 잘 태워주는데, 얘네들은 그런 놀이를 하지 않았는지, 처음엔 무서워 긴장하고 움츠리더니 나중엔 재미를 붙여 너도나도 달려들어 기운이 빠질 정도로 비행기를 태워줬다. 특히 포동포동한 올리가는 제법 묵지근해서 뻗은 다리가 털썩 꺽이는 수난도...ㅋㅋ
나탈리아 선생님도 처음엔 비행기를 몰랐던 거 같은데, 나중에는 아이들이 워낙 좋아하니까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 삼남매 키우던 15년 전에나 했던 놀이로 쉰하고도 넷이나 돼서 고려인 아이들과 놀았다는.ㅋㅋ

이 날은 책놀이터가 아니라 완전히 몸놀이터였다. 난, 얘네들과 이러고 놀면서 더 어려져 꼬마아이가 될지도 몰라~ㅋㅋ
나중엔 기운이 빠졌지만, 확실히 몸으로 놀아주고 나니까 여섯 살 디마까지도 착착 안기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비행기 놀이를 끝내고 아이들과 발바닥을 맞대어서 다리를 쫙 뻗으며 밀어줬더니,
뒤로 쭉 밀리는게 재밌는지 아이들 모두 같은 말을 외치며 달려들었다.
"야 도제 미내 도제"
내가 러시아 말은 모르지만 느낌으로 무슨 말인지 알 거 같았다.^^
애들하고 통할려면 러시아 말을 알아야겠다 싶어 준비해 간 공책에 나탈리아 선생님께 써달랬더니
러시아 글자로만 써 줘서, 내가 러시아어 까막눈이니까 한글로 토를 달아 달랬다.ㅋㅋ
아이들이 외친 '야 도제 미내 도제'는 짐작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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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내가 '나도 나도'하고 말했더니 자기들도 한국말로 '나도 나도' 외쳤다.
우린 이렇게 한국말과 러시아말을 같이 쓰면서 통한다~ 난, 앞으로 러시아말도 할 줄 아는 아줌마가 될지도 몰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