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역사, 박물관에 간 명화]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미술관에 간 역사 박물관에 간 명화 - 명화가 된 역사의 명장면 이야기
박수현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9월
장바구니담기


"아이에게 명화를 많이 노출시켜라!"



'어, 이거 내가 본(아는) 그림이네!'
아무리 훌륭한 명화도 낯선 그림보다 친숙한 그림이 먼저 눈에 띄는 법이다.
그래서 명화의 배경지식을 배우기 전에 눈에 익도록 보고 또 보는 과정이 먼저다.
글자를 읽지 말고 먼저 어떤 그림이 담겼는지 훑어보며, 내가 아는 그림이 들어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일단 그림과 친해졌다면 이 책은 일석이조, 삼조의 역할을 충분히 한다.
명화로 역사를 배우고, 역사를 배우며 명화를 감상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림에 숨겨진 깨알같은 재미와 진실까지 알 수 있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명제를 충족시키는 책이다.

먼저 연관성이 있는 두 편의 그림에 대한 개요와 명화 속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다음 꼼꼼하게 살펴보고 꼭꼭 씹어 내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감상포인트를 짚어준다.

전체 그림에서 어느 부분을 클로즈업하여 설명하는지 도드라지게 색깔로 구별하고
한 부분씩 떼어서 세밀한 묘사와 그림기법이나 의미까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피터르 브뤼헐의 <바벨탑>에 그가 살던 도시 '안트베르펜'이 반영되었다는 것을
이런 친절한 설명이 아니라면 일반 독자가 어찌 알겠는가!^^

이 책은 같은 소재의 다른 명화로 그 차이를 확실히 보여준다.
파리스와 헬레네 때문에 시작된 트로이 전쟁에서 헥토르의 죽음은 정말 애통 자체였다.
헥토로와 안드로마케를 주인공으로 했지만 완전히 다른 명화 두 점을 감상하자.

자크 루이 다비드의 <헥토르의 죽음을 애도하는 안드로마케> 1783년, 캔버스에 유채

조르조 데 기리코의 <헥토르와 안드로마케> 1917년, 캔버스에 유채
설명을 보지 않아도 100년 이상 간극이 있는 두 그림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사실적인 묘사와 추상적인 그림은 미술사조의 변화와 시대의 흐름으로 읽힌다.

이 책은 명화의 배경과 역사 뿐 아니라 화가 개인의 삶에도 관심을 보여준다.
나폴레옹 황제의 궁정화가였던 다비드의 출세와 몰락, 그리고 죽음까지도...

헥토르와 안드로마케는 영화 <트로이>의 장면을 재생시켰다.
안드로마케의 안타까움은 물론이고,
아킬레스 앞에 무릎 꿇고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간청하던 아버지 프리아모스 왕이 떠올라 울컥!
잠시 삼천포로 빠져 영화 <트로이>를 감상해도 나쁘지 않겠다.^^
이렇게 명화는 다양한 예술과도 연결되어 폭넓은 지식과 감수성을 자극하며, 전쟁의 폐해와 평화를 꿈꾸는데까지 이르게 한다.

로마 바티칸 궁 교황의 도서관 벽에 그려진 <아테네 학당>은 이 책의 백미가 아닐까?
나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플라톤과 아이스토텔레스가 헷갈렸는데...

왼쪽이 플라톤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얼굴이고, 오른쪽이 아리스토텔레스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스승인 소크라테스는 여전히 대화를 즐기고,
수학의 아버지 피타고라스와 철학가 클레이토스도 찾아보자.
'햇빛을 가리니 비켜주시오!'라고 알렉산더에게 주문했던 디오게네스와
자신의 얼굴도 슬쩍 그려넣어 화가의 얼굴이 궁금한 사람들을 배려한 센스쟁이 라파엘로 짱!^^

흥미롭게 본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악처의 대명사로 불린 소크라테스 부인도 만날 수 있다.
넓은 그림을 보여주려니 가운데가 접힐 수밖에 없다.

독배를 마시기 전에 부인을 밖으로 나가게 했다는데,
좀 더 큰 명화집에서 찍었더니 가운데 접히는 것도 없고 계단을 오르는 소크라테스 부인도 선명하게 보인다.
누군가의 아내로서 소크라테스 부인에 대한 진실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황제와 왕실 명화를 중심으로 살려 보는 역사공부도 재밌다.
어떤 황제가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는지, 백성은 어떤 왕을 사랑했는지...
명화로 덧씌운 나폴레옹의 영웅 이미지를 걷어낸 충격적인 그림도 만날 수 있다.
그림을 주문하는 사람의 요구에 따라 뚜렷하게 달라진 명화를 보는 일도 흥미롭다.

명화를 그린 화가에게 초점을 맞춰 '아르침볼드'의 그림을 보는 재미도 알려준다.
같은 그림을 거꾸로 봤을 때의 또 다른 모습~~~~~ 신기하다!

평화를 위해 붓을 든 화가들
전쟁과 학살이란 역사적 사건에서 평화를 얘기하는 화가들의 그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50년 한국 전쟁의 참혹함을 세계에 알린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은
우리 역사이고 우리의 아픔이라서 더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명화는 한 마디도 말하지 않지만 그 어떤 웅변보다 강한 메세지를 내포하고 있다.

서양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 신화와 성서를 알야야 한다.
서양 역사의 흐름에 따라 36편의 명화로 배우는 역사도 즐거웠지만
지적, 정서적 감수성이 풍요로워지는 느낌도 좋았다.

<미술관에 간 역사 박물관에 간 명화>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명화의 바다에서 뛰어노는데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씀처럼
명화로 역사를 배우고 명화 감상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고학년과 청소년들에게 강추!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1-11-23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10기 서평도서인데 늦었지만 나름 심혈을 기울였어요.^^
요즘 독서회 문집 편집하랴, 지원금 정산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느라 바뻐요.ㅜㅜ

무스탕 2011-11-23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아요. 이런건 청소년뿐만 아니라 저처럼 무지한 어른들에게도 쉽게 볼수있는 좋은 책이고 서평이에요 ^^

순오기 2011-11-24 09:56   좋아요 0 | URL
저도 명화 감상 좋아해서 단계벌로 꽤 소장했어요.^^

마녀고양이 2011-11-23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시군요? ^^
책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탐나는 책이예요.

순오기 2011-11-24 09:57   좋아요 0 | URL
바쁘고 머리 아파요~ 엊그제는 두통약을 하루 세번이나 먹었어요.
어제는 두통약 안 먹고 그냥 버틸만했고요~~~ 여튼 30일까지 끝내야 될 일이 많아요.ㅜㅜ

희망찬샘 2011-12-12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한 저를 한 번 더 느끼고 갑니다. 순오기님 말씀처럼 <<생각 연필>>이 포토 리뷰로 뽑혔어요. 자리 펴고 앉으셔야 할 듯~ 발표 페이지 들어가보니 순오기님 계셔서 반가운 맘에 달려왔다가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순오기 2011-12-13 06:08   좋아요 0 | URL
하하~ 제가 된다면 된다니까요, 심사위원의 눈으로 보면 좀 보이거든요~~~~ ㅋㅋ
저는 특별한 일 없으면 매달 포토리뷰는 당선됩니다. 쓰면서 이건 되겠다~ 필이 오는 게 있거든요.
물론, 반짝이는 독창성도 필요하고 심혈을 기울여 쓰는 건 당근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