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담임샘과 교지

지난 주에 받은 아들 담임샘의 가정통신문에 e메일 상담을 선호한다고 하셔서
오늘 새벽에 선생님께 e메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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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시간에, 선생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 e메일을 보냈다는 문자를 보냈고,
꼭 확인해 보겠다는 답문을 받았는데, 저녁에 로그인하니 선생님의 회신 메일이 들어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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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제2의 아빠라고 당당하게 쓴 담임선생님에게 무한애정과 신뢰를 보낸다.^^
내용은 연애편지가 아니지만, 마치 연애편지를 받은 듯 행복한 봄날이다.
 

아들 중3때 담임샘도 가정통신문을 보내셨는데, 매월 보내는 통신문으로 선생님의 마인드를 읽었다.
그때도 담임샘이 학운위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해서 하게 됐고, 막내 졸업까지 3년을 연임했다.
원어민샘 홈스테이를 했기에 먼저 교감샘의 요청을 받았었지만, 그 분은 내 성향을 잘 모르고 요청하신 거였고...^^ 

전교조샘들의 활동이 강했던 중학교여서 장.감님이 애먹는 부분도 있었고,
교육청 소속인 운영위원장의 막강한 파워도 있었기에, 상당 부분 대립과 마찰로 회의가 길어지기도 했었다.
신임 학부모위원들은 뭐가 뭔지 몰라서 침묵했고, 
운영위 원년부터 강력한 학운위였던 초등학교에서 3년을 활동한 덕분에 객관적이고 중립적 위치에 설 수 있었다. 

중학교 3년동안 같이 활동했던 운영위원장이 회기를 마치면서
"000위원은 운영위 역할을 제대로 알고 잘해줬다. 앞으로 고등학교에서도 계속 학운위에 참여하라."고 말씀했었다.
립서비스일수도 있지만, 칭찬으로 알아듣고 학운위 활동을 계속할 생각을 했다. 
특히 우리 아들 학교는 재작년 교사채용문제로 학교장이 직무정지를 당했었고,
교육청 권고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아 엄청난 불이익을 당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 몫이 됐고... 

우리 아들이야 1년만 지나면 졸업이지만, 재단의 힘이 너무 강하면 열정을 가진 교사들이 버티기 힘들다.
학운위에 들어가면 사안에 따라 전사가 될지도 모르지만, 열정을 가진 선생님들께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
내일 오전 학교에 가서 학부모위원 후보 등록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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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3-09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진 결정하셨네요. 저두 마음은 있는데 용기가 없습니다. 자유롭게 참여도 힘들듯 하고.....
선생님과 오기언냐의 코드가 이리도 잘 맞는다니 행복한 1년이 되겠어요.
아드님도 좋은 결과 있으리란 예감도 팍팍 옵니다.
제2의 아빠란 표현이 참 좋아요^*^

순오기 2011-03-09 14:00   좋아요 0 | URL
제2의 아빠를 오전에 만나고 왔답니다.
정말 '어린왕자'라는 별칭이 잘 어울리는 분이었어요.^^
아들녀석은 2월 25일에 자신에게 쓴 각서대로 흐트러짐 없이 잘 하고 있다네요.

마노아 2011-03-09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원해서 궂은 일 신청하고 힘써주시는 모습이 참 좋아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주는 학부모님이 계시기에 학교도 학생도 다같이 성장해 나갈 겁니다. 순오기님 화이팅이에요!!

순오기 2011-03-09 14:01   좋아요 0 | URL
잘하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등록하고 왔습니다.
내일이 마감인데 6명 중 3명 등록됐으니 무투표 당선되지 않을까...^^

양철나무꾼 2011-03-09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이 초등학교 1학년때 운영위원을 했었어요.
하고 싶어서 한건 아니고, 아이 담임 선생님이 보통이 아니신 분이어서...제가 보통이 아니게 굴어야 했었어요.
딱 1년이었고 좋은 경험이었지만, 넘 힘들어서 두번 다시 하고 싶지 않아요~ㅠ.ㅠ

그런데, 님 참 멋지세요.
진정 깊은 존경과 응원을 보냅니다~

순오기 2011-03-09 14:02   좋아요 0 | URL
무엇 때문에 힘들었을까요?
회의 시간이 참석하기 곤란한 시간 아니라면, 저는 어려움은 없었어요~
제가 뭐든 참여하면 즐기는 타입이라 그런지도 모르지만요.^^

소나무집 2011-03-09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의 편지를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훈훈하고 행복해집니다.^^

순오기 2011-03-09 14:03   좋아요 0 | URL
만나 뵈니 편지보다 더 마음이 훈훈한 분이었어요.
짧은 30분의 만남이었지만~~~~~~^^

봄날 2011-03-09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태 눈팅만 하다가 갑자기 댓글을 남기려니, 참으로 쑥스럽네요. 이렇게 멋진 담임샘과 메일로 주고 받는 상담, 참으로 훈훈하고 보기 좋습니다.

순오기 2011-03-09 22:37   좋아요 0 | URL
아~ 봄날에 '봄날'님을 만났네요~ 반갑습니다!
아이들이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정말 복이지요~ 덩달아 엄마도 행복하고요.
아이들 초등때도 담임샘과 메일을 두어번 주고 받은 적은 있었지만, 이런 감동은 처음입니다.^^

무스탕 2011-03-09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애 입학식에 갔더니 그날 첨 뵌 모르는 엄마 한 분이랑 이야기 하다 요거, 운영위원회 이야기가 나왔어요.
대뜸 저보고 '운영위원회 하세요. 저도 할거에요' 이러시는거에요. 아.. 전 그런걸 해 본적이 없어서리..;;;
참 열심인 엄마시구나 생각했는데 그 분, 순오기님에겐 못미칠것 같아요 ^^

순오기 2011-03-09 22:40   좋아요 0 | URL
페이퍼에 쓰진 않았지만, 아이들 건강과 직결되는 청결문제 때문에도 학운위에 참여해야 해요.
문제를 개선하려면 학운위에서 공식적인 문제제기와 해결책을 찾아야 하거든요.
청결문제 왜 신경쓰는지 제 마음 아시죠?^^

희망찬샘 2011-03-11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일이네요. 용기있는 자의 입김이 있어야 해요. 무조건 예스맨은 안 되는데, 그럴 때가 많은 것 같더라구요.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엄청난 용기지요. 순오기님은 그 일을 잘 해내실 것 같아요.

순오기 2011-03-11 13:37   좋아요 0 | URL
나~ 공지 떴는데, 7명이 등록해서 3월 16일 후보연설하고 투표해야 돼요.ㅜㅜ
초등때도 두번이나 연설하고 투표했었는데...고등에서도 하게 될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