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담임샘과 교지
지난 주에 받은 아들 담임샘의 가정통신문에 e메일 상담을 선호한다고 하셔서
오늘 새벽에 선생님께 e메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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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로 불리신다죠? 000 엄마입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선생님이 어린왕자로 불린다는 걸, 교지를 보고 알았네요.^^
가정통신문을 받고도 인사가 늦었습니다, 000엄마입니다.
00가 중3때 받았던 가정통신문의 감동을 고3이 되어 또 받았네요.
중3때도 그랬지만,
이번에 선생님의 통신문을 보고 저랑 코드가 맞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학교운영위에 참여 해볼까 생각하고
일욜밤 기숙사로 00를 만나러 가서, 어찌 생각하는가 물었더랬습니다.
00는, 선생님께서 우리반 부모님 중에 운영위원이 나오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딱~ 제 예감이 맞았다는 확인을 하게 됐지요.^^
국어선생님이지만 부담을 갖지 말라고 하셔서, 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삼남매를 학교에 보내면서 초등에서 3년, 중학교에서 3년 학운위에 참여했습니다.
고등학교는 처음이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제 역할은 해내리라 생각합니다.
사립학교는 처음이라 살짝 걱정되기도 합니다만
선생님께서 교원위원으로 참여하시면 제게도 힘이 될 거 같습니다.
혹시 선생님께서 참여하신다면 저도 용기를 내서 지원하려고 합니다.
등록기간이 10일까지던데 늦지 않게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00에 대해서는 선생님께서 예리한 관찰자로 파악해가리라 생각합니다.
목표는 높으나 실천이 따르지 않으니,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본인의 목표가 하향조정되고 있습니다.
이제 와서 그동안 열심히 하지 않은 걸 후회한다는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서 엄마 품을 벗어나라고 했습니다.
00 누나가 00교대 4학년이라, 누나처럼 최소한 00으로 갈 수 있으면 하고 바라지요.
00 외가가 00이라 제가 00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으니, 우리 아이들도 그 정도만 돼도 좋겠다 생각합니다.
가정 경제상 사교육을 시키지 않았고, 특히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 녀석이라 많이 걱정스럽습니다.
00에게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선생님에 대한 무한신뢰와 호감을 갖고 있어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특별히 선생님께 부탁드릴 말씀도 있지만,
첫 메일에 주절주절 늘어놓기가 죄송해 총회 때 뵙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3학년 8반 아이들을 모두 아들로 삼으셨다는 말을 듣고,
선생님 마음을 헤아려보며 이심전심 부모 마음이구나 싶어 감사드립니다.
아~ 저는 학부모독서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학교일정이 바빠서 3월은 쉬고, 4월에나 모인다고 하더군요.
매월 둘째 금요일 10시에 도서관에서 모입니다.
2011. 3. 8. 000 맘 000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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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시간에, 선생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 e메일을 보냈다는 문자를 보냈고,
꼭 확인해 보겠다는 답문을 받았는데, 저녁에 로그인하니 선생님의 회신 메일이 들어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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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00 어머님!
어머님의 글을 읽고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저와 참 생각이 많이 닮았다는 것에 기쁨이 앞섰습니다. 저는 지난 번 편지에 메일을 통한 상담이 좋다고 했는데, 어머님이 제일 먼저 메일을 보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국어선생인 저보다 더 문장력이 좋으셔서 오히려 제가 약간 부담이 되네요. *^^*
어머님이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와 같이 들어가면 좀 더 시너지 효과가 있겠지만, 저 대신에 다른 선생님이 교원위원으로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분이 저보다 더 학생에 대한 애정이 깊으신 분이라 제가 양보했습니다. *^^* (아직은 선거 절차가 남아 있어 약간은 미지수입니다만...) 학생들을 위한 진짜 교육이 무엇인지 소신있게 말 하실 수 있는 분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다행히 전년도보다는 진일보한 **고 학운위라 생각하기에 어머님께 감히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00의 교육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관찰한 00의 모습은 대단히 긍정적입니다. 행동하는 데 있어 사려가 깊고, 맡은 일에 대해서는 책임감 있는 태도로 마무리 하려 합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행동이 느려 일에 실수가 없을 학생이라 느꼈습니다. 00가 맡은 청소담당은 우리반 문단속 하는 것입니다. 기숙사생이라 버스 타는데 시간도 쫓길 것 같지 않아 00에게 그 일을 맡겼는데, 00는 차분하게 그 일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참 믿음이 가는 학생입니다. 성적은 아직까지는 약간 미진하긴 합니다만,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면 누구보다 성장이 빠를 잠재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행동이 차분해서 충분히 해내리라 믿습니다. 담임으로서 잘 관찰하고 공부방법에 대해서도 잘 안내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요즘 무척 행복합니다. 행복하다는 것을 우리반 아들들에게 직접적으로 표현합니다. "행복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 당장 행복을 느끼는 것이 진짜 행복이지 않을까?, 지금의 삶에 충실하면, 그리고 그것에 대해 만족감을 느낀다면, 그와 더불어 사랑할 사람이 많다면... 그게 진짜 행복이 아닐까?"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합니다. 저는 교실에 있을 때 참 행복합니다. 우리 사랑스런 아들들과 함께 있어 행복합니다. 그런 행복을 앞으로도 계속 느끼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살렵니다.
00와 00의 가정에 항상 건강함과 행복이 함께 하길 바라며 갈무리 하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2011년의 아름다운 봄 날에, 00 제2의 아빠 000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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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제2의 아빠라고 당당하게 쓴 담임선생님에게 무한애정과 신뢰를 보낸다.^^
내용은 연애편지가 아니지만, 마치 연애편지를 받은 듯 행복한 봄날이다.
아들 중3때 담임샘도 가정통신문을 보내셨는데, 매월 보내는 통신문으로 선생님의 마인드를 읽었다.
그때도 담임샘이 학운위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해서 하게 됐고, 막내 졸업까지 3년을 연임했다.
원어민샘 홈스테이를 했기에 먼저 교감샘의 요청을 받았었지만, 그 분은 내 성향을 잘 모르고 요청하신 거였고...^^
전교조샘들의 활동이 강했던 중학교여서 장.감님이 애먹는 부분도 있었고,
교육청 소속인 운영위원장의 막강한 파워도 있었기에, 상당 부분 대립과 마찰로 회의가 길어지기도 했었다.
신임 학부모위원들은 뭐가 뭔지 몰라서 침묵했고,
운영위 원년부터 강력한 학운위였던 초등학교에서 3년을 활동한 덕분에 객관적이고 중립적 위치에 설 수 있었다.
중학교 3년동안 같이 활동했던 운영위원장이 회기를 마치면서
"000위원은 운영위 역할을 제대로 알고 잘해줬다. 앞으로 고등학교에서도 계속 학운위에 참여하라."고 말씀했었다.
립서비스일수도 있지만, 칭찬으로 알아듣고 학운위 활동을 계속할 생각을 했다.
특히 우리 아들 학교는 재작년 교사채용문제로 학교장이 직무정지를 당했었고,
교육청 권고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아 엄청난 불이익을 당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 몫이 됐고...
우리 아들이야 1년만 지나면 졸업이지만, 재단의 힘이 너무 강하면 열정을 가진 교사들이 버티기 힘들다.
학운위에 들어가면 사안에 따라 전사가 될지도 모르지만, 열정을 가진 선생님들께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
내일 오전 학교에 가서 학부모위원 후보 등록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