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운동회 사계절 그림책
임광희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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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에겐 유년기 운동회의 추억을 불러오고, 어린이에겐 운동회의 즐거움을 선물하는 그림책이다. 이벤트 기간이라 가을 운동회 표지 그림과 똑같은 스케치북이 선물로 왔다.

가을 운동회를 안내해 줄 두 주인공 봄이와 여름이~ 가을이는 운동회를 하고 있을까?^^

운동회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무얼까?
달리기, 콩주머니, 훌라후프... 등등 많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운동장에 휘날리던 만국기가 아닐런지...
표지를 들추면 속지 가득 만국기가 보인다.

봄이와 여름이가 다니는 우리 초등학교의 21회 가을 운동회,
운동회 날이면 어김없이 볼 수 있는 학교 앞 풍경이 웃음 짓게 하네요.
운동회 날은 군것질하는 맛도 있어야겠죠.ㅋㅋ

하나, 둘,셋, 넷~ 체조도 하고.
우리 때는 '국민체조 시~작, 하나 둘 셋 넷~ 소리에 맞춰 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하던 새천년 체조는 따라 하기가 쉽지 않았다.
요즘엔 무슨 체조를 하는지 모르겠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열심히 응원도 힌다.
봄이는 백군, 여름이는 쳥군~ 어느 편이 이길지는 끝까지 가봐야 알겠죠? ^^


첫 경기는 모자 뺏기, 으하하~ 모자를 쓰고 웃고 있는 여름이를 보니 청군이 이겼어요.

두번째 공굴리기도 청군이 이겼고.
봄이는 끙~~~~ 화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중일까?ㅋㅋ

이상하게 자기가 청군이면 백군이 이기고,
자기가 백군이면 청군이 이기는 징크스가 있는 경우도 있다.
형제 자매, 남매간에 청백이 갈려 어느 편을 이기라고 응원할 수 없는 부모도 있고.^^



1학년들의 꼭두각시 춤... 청군도 백군도 따지지 않고 즐거운 시간이다.

운동회는 역시 1학년 차례가 돼야 활기를 띤다.
1학년 엄마들은 사진 찍으러 용감하게 운동장으로 들어간다.ㅋㅋ

꼭두각시 춤을 추는 아이들 하나하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수줍고 부끄러운 아이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서 춤을 추는 1학년은 꽃이다.

다음은 박 터뜨리기, 콩주머니를 던져는 손길들이 분주하다.
흥미진진한 박터뜨리기
높다랗게 매달린 박이 터지면 무엇이 나올까, 두근두근~~~~

와~~~~ 점심시간이다!


온 동네 잔치였던, 내 유년기 운동회에선 제일 즐거운 점심시간이었지만
요즘 초등학교 운동회는 오전 12시에 끝나기 때문에 점심은 집에 가서 먹는다.

점심을 먹고 나서 벌어지는 아빠들의 줄다리기.
누가 누가 힘이 센가, 영차 영차 응원하는 소리도 드높다.

우리 아이들 학교에선 아빠들이 아니고, 엄마들의 줄다리기가 있었다.
갑자기 안쓰던 근육을 쓰고 나면 후유증이 2~3일은 갔지만
해마다 줄다리기에 나가서 젖먹던 힘까지 쓰던 시절이 있었다.ㅋㅋ

한 경기가 끝날 때마다 청군이 이겼다 백군이 이겼다, 점수판은 엎치락 뒤치락~
운동회의 꽃, 마지막 경기는 이어 달리기다.

우리 삼남매 중 아무도 이어 달리기 대표로 나간 적은 없고,
학년마다 반 친구들과 하는 달리기만 하는데도 일등 한 적은 없었던 듯.^^


삼남매가 초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학부모도 12년, 운동회도 12년을 지켜봤다.
큰딸 1학년 때는 동생들이 어려서 사진도 많이 못 찍었고...

둘째 아들녀석은 사진 찍는 걸 싫어해서 몰래 찍어야 했고,
막내는 사진도 많이 찍고, 이쁨도 제일 많이 받았을까?^^

우리 아이들의 운동회는 점수를 내는 경쟁의 운동회가 아닌 축제의 장이었다.
해마다 빠지지 않는 훌라후프 춤, 하지만 한번도 같은 것을 하지는 않았다.
선생님들은 노래에 맞춰 안무를 짜느라 힘들겠지만, 구경하는 엄마들은 즐거웠다.

고학년들이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추면 여자아이들은 부러워했다.
하지만 이런 고전무용을 발표하는 운동회도 점점 없어져 간다.
우리 학교도 막내가 고학년 되니까 민속체험으로 바뀌어 부모들이 구경하는 운동회는 아니었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멋진 운동회 풍경은, 4학년이던 아들녀석들이 했던 2004년의 민속놀이 한마당.
내가 여고시절에 했던 것을 재현해서 더욱 기억에 남았다.

빰바라밤, 밤바라밤~
청군이 이겼을까~ 백군이 이겼을까?
아이들은 청백군의 승패를 따지지만,
운동회가 즐거웠다면 이기고 지는 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경쟁이 아닌 화합이 운동회가 추구하는 교육적 목표일테니까!

가을 운동회 그림책을 보고, 우리 아이들 운동회 사진을 보니
내 유년기의 운동회 추억도 생각난다.
그 시절은 사진이 흔치 않은 때라 졸업앨범에 실린 운동회 사진 뿐이다.

하하~ 그야말로 빛바랜 사진이다.
태권도 시범과 거북선을 앞세운 가장행렬, 기마전과 덤블링에 고전무용까지.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72년 운동회라 다섯 가지 없는 마을 가장행렬도 했었구나.ㅋㅋ

어린시절, 뛰놀때는 한없이 크고 넓었던 운동장이었는데
삼남매의 엄마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찾은 교정은 아주 작게 느껴졌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30년이 지나고, 초등동창회를 구성하고 찾았던 교정~
그 운동장에서 뛰돌던 악동들은 어디로 가고 다들 의젓한 중년이 되었더라.ㅋㅋ

그림책 <가을 운동회> 덕분에 내 유년기의 추억과
우리 삼남매와 함께 했던 12년의 초등운동회도 되돌아보며 행복한 추억여행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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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11-01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멋져요. 이 책 꼭 구입하려고 찜하고 있는데...ㅎㅎ

순오기 2010-11-01 17:15   좋아요 0 | URL
나는 책을 빌미로 떠오른 운동회의 추억이 더 좋았어요.ㅋㅋ

꿈꾸는섬 2010-11-0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대단하셔요. 삼나매의 운동회 사진과 더불어 순오기님의 자료들까지...역시 짱이세요.^^

순오기 2010-11-01 17:16   좋아요 0 | URL
이벤트 참여하려고 어제 종일 찾았어요~
사진을 쌓아두고 앨범에 정리하지 않은 게 많아서 힘들었어요.ㅜㅜ
게으른 자가 달게 받아야 할 벌이지만...ㅋㅋ

마녀고양이 2010-11-01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지막 추억의 사진들을 보니 짠해져요.
어제 안 그래도, 여행 갔다 버스로 오는 길에 생각 많았는데..
버스 음악이 완전 추억의 음악 세트였거든요. 중학생 시절 생각이 막 떠오르더라구요.

순오기 2010-11-02 22:04   좋아요 0 | URL
추억을 생각한다는 건 우리가 나이를 먹었다는 거죠.^^

하늘바람 2010-11-02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너무 이쁘네요
저도 구입하고픈 책이네요

순오기 2010-11-02 22:04   좋아요 0 | URL
이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