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노 주식회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티라노 주식회사 맛있는 책읽기 13
김한나 지음, 서인주 그림 / 파란정원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개발이란 논리로 환경을 파괴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공룡세계로 대입해 보여주는 동화다. 초등 저학년 어린이들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이해하는데 좋을 책이다. 모든 걸 경제라는 잣대로 평가하면서 어떤 지역이 개발되면 누군가는 엄청난 부를 거머쥐는 세상이다. 오랫동안 개발되지 않은 지역은 차별이다, 푸대접이다 하면서 투덜대고... 하지만 이제는 개발이 안된다고 투덜거릴 것도, 개발된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라는 걸 다들 알지만, 여전히 경제논리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개발이란 폭력에 서서히 파괴되고 병들어 가는 지구 환경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공단이 들어와서 지역겅제가 살아난다고 좋아했던 내 고향에서도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키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염된 토양은 농작물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고, 가축들은 새끼를 낳아도 기형이거나 사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식물이나 동물이 살 수 없는 세상은 인간도 살 수 없다는 얘기다. 이제는 개발되지 않은 청정지역이 최고의 주거지라는 걸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후손에게 오염된 환경을 물려준다는 건 재앙을 대물림하는 거와 다르지 않다. 이 동화를 읽으면 공룡들의 세상과 다르지 않은 인간세상으로 읽혀 섬뜩하게 소름이 돋았다. 

아름다운 작은 행성 '에우로파'에 살고 있는 공룡들은 평화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서로 의논할 것이 있으면 광장 중앙의 '천년소나무'에 매달은 종을 울려 광장에 모인다. 고층 아파트와 자동차를 갖고 사는 이웃마을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계획'을 발표한 티라노는 공룡들의 찬성과 동의를 얻는다. 천년소나무를 없애고 티라노주식회사 빌딩을 세운 티라노주식회사는 돈을 벌기 위해선 무슨 일이든 다한다.   


공룡들은 다함께 모여서 의논하던 광장과 천년소나무가 사라진 것이 섭섭했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고, 티라노주식회사가 제공하는 모든 것에 마음을 빼앗겼다. 물론 사장님께 아부하는 공룡도 나오고, 스스로 에우로파를 먹여 살린다고 생각하는 티라노 사장은 오만하기 이를데 없다. 부모님이 소중히 생각하던 과수원을 팔아 멋진 차를 몰고, 쓰레기를 버리러 먼 바다로 나가는 공룡까지 '나 하나쯤이야' 괜찮다고 생각하는 모습은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골프장을 만든다고 산을 파헤치고, 종이를 만든다고 베어낸 숲은 민둥 산이 되어 홍수에 쓸려내린다. 공장에서 몰래 버린 폐수로 바다가 오염되고 거기서 난 물고기를 먹은 공룡은 기형이 된다.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공룡들은 환경을 되살리자며 '그린운동'을 벌이지만 자기의 이익만 추구하는 공룡들은 동참하지 않고 투덜거린다.  

"그린운동? 그걸 왜 해야 하는데?
에어컨이 있는데 왜 부채질을 하라는 거야.
자동차를 안타면 불편해서 어떻게 해?"

오존층의 파괴로 자외선에 노출된 공룡들은 화상을 입고,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 없는 사막은 사정없이 모래바람을 몰아온다. 공룡들은 목과 눈이 아파 병원을 들락거리고, 기름띠를 따라 추적한 공룡들은 티라노주식회사에서 폐수를 무단방출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에우로파의 모든 공룡들이 티라노주식회사의 잘못을 알고 '에우로파를 구해달라'고 건의하지만 티라노 사장은 눈도 꿈쩍하지 않는다. 결국 회색도시로 변해버린 에우로파는 온갖 질병과 하늘을 덮어버린 검은 구름에 추워서 얼어죽었다.   

하늘나라에서만 살게 된 공룡들은 얼음별이 되어버린 에우로파를 본다. 하늘나라로 옮겨온 천년소나무 아래 다시 몰여 환경지킴이로 거듭난 에우로파의 공룡들은 위기의 행성을 구하기 위해 우주의 하늘로 뿔뿔히 흩어졌단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하늘에도 에우로파의 공룡들이 지켜보고 있을지도...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귀를 기울여 보자. 



환경문제는 이제 전세계가 같이 해결 할 문제다. 어린이들과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환경단체나,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알아보는 등의 독후활동으로 연결해도 좋겠다. 중국의 황사 피해를 해마다 겪는 우리나라, 세계가 한 마음으로 지구살리기를 해야 된다는 걸 일깨우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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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6-30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사한다고 이책 받아놓고 못 읽었네요

마녀고양이 2010-06-30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보니, 처음 공룡 멸망에 대한 이유를 들었을 때 느낌이 생각납니다.
왜 그리 인간 멸망이 무서웠는지. 지금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환경을 망침으로서 다른 생물이 죽어가는건 가슴 아프고 미안하고 그런 생각을 합니다. 좋은 리뷰세요, 오기 언냐~

2010-07-02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0-07-02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신간평가단 도서였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