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녀석은 작년엔 참여하지 않아서 이번에도 안 할 줄 알았는데, 학교에서 국어선생님이 권면하셔서 마음이 움직였다. 대한민국 고딩은 새벽별 보고 등교해서 심야에 돌아오니까 책 볼 시간이 없지만... 공부하기 싫은 주말, 학교에 책 가져가서 읽고 온다. 6시 조금 지나면 돌아오는데 그때부터 TV를 본다. 집에서 책읽으라면 책읽는 건 절대 쉬는 게 아니라고 그냥 놀아야 한단다.ㅋㅋ 

그래서, 한 주에 한 권 읽는 정도라 목표도 소박하게 악어코스 5킬로(5,000쪽) 도전이다.
5월 22일 현재 1,168쪽... 목표는 무단히 달성하겠으나 수상권 진입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르 신경쓰지 않고 그냥 읽고 싶었던 책을 읽는다. 지금은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는 중...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파수꾼을 안 읽어서 우리가, 제명한다고 엄포를 놓았다.ㅋㅋ

 

1. 4월 24일,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우리 학교 추천도서목록에 있길래 읽어보았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폰더 씨가 다니던 회사가 망하면서 생활이 어려워지고 결국 자살까지 생각하며, 자동차사고를 낸다. 그 때부터 그는, 예전의 위인들을 만나게 된다. 모두 7명을 만나게 되는데, 그 때마다 그는 소중한 것을 배우게 된다. 인생을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하는지 배우는 것이다.  나름 재미도 있고, 내용도 좋았다. 그런데 좀 아쉬운 점은 별로 마음에 안 와닿다는 것이다. 7가지 삶의 자세를 제시하는데, 좀 추상적이라 그런지, 별로 마음에 와닿지도 않고, 이런 이야기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도 위인들이 나온다는 점은 괜찮은 요소이다. 위인들이 나옴으로써 내용전달이 더 쉬워졌다.  과연 이 책을 읽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나같은 경우에는,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이 내용을 깊이 공감하고, 정말 실천할거라고 마음 먹지않는 이상, 그냥 좋은 책이다라는 생각 이상으로는 끌어내지 못할 것 같다. 요즘은 이런 형식의 더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서 그랬던 것 같다. 2003년에 나왔으니 벌써 7년이나 된 것이다. 당시에는 좋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전에 엄마가 이 책 읽어보라고 권할 때는 쳐다도 안 보더니, 학교 추천도서에 있으니 제일 먼저 보고 싶다고... 하여간 독서도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2, 5월 9일, 위저드 베이커리 


싸이코 소설이다. 기본 설정이라던지, 주제라던지 그런 것들은 아주 좋았다. 그런데 내용이 너무 지나쳤다. 가정 파괴를 그리는데, 지나친 설정으로 눈살을 찌푸르게 했다. 자세한 내용은 밝히고 싶지 않다. 내용이 좀 극단적이라, 작가의 머릿속이 궁금해졌다.  이 소설에는 특이하게도 엔딩이 2가지이다. 작가가 평행우주이론에 심취한 것 같았다. 어쨌든 Y의 경우와 N의 경우로 엔딩이 있는데, 나는 N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Y의 경우는 지금껏 살아왔던 모든 기억을 잃고, 6년전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N의 경우는 시간을 되돌리지 않고 그대로 사는 것이다. 나는 지금껏 살아왔던 내 기억을 전혀 잃고 싶지 않다. 싸이코 소설이다. 

 

  

 

3.  5월 17일, 지식e 5 

지식e는 예전부터 매우 감명깊게 본 프로그램이자 책이다. 이번에 지식e는 기존의 방식에서 더욱 심화된 형식의 책으로 찾아왔다. 원래 있던 기존내용에 그와 관련된 인물과의 인터뷰 내용을 실음으로 더욱 심화된 내용탐구를 한 것이다. 이런 새로움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약간 추상적일 수 있는 원래 프로그램 내용에 인터뷰 내용을 추가함으로써 구체화되는 것이다. 이런 점은 참 좋았다. 그런데 이렇게 함으로써 책이 약간 재미없어지고, 지루해졌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그 감동은 여전했다. (그래도 녀석은 지식e 1~5까지 다 읽었다)

 

 

 

 

4. 5월 22일, 죽은 시인의 사회 

아쉽게도 영화를 먼저 봐서 이 책을 봤을 때 큰 느낌은 없었다. 그저 영화 내용을 다시 상기시키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죽은 시인의 사회는 다시 봐도 좋은 명작이다. 1959년 미국의 한 사립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했는데, 얼마나 옛날의 미국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랑 같던지 소름이 끼쳤다. 우리나라는 1959년의 미국의 교육제도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그런 입시위주의 학교에 새로운 선생님이 부임해 오면서 변화가 생긴다. 존 키팅이라는 국어 선생님은 새로운 방식의 수업을 하며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그 가르침에 영향을 받고 몇몇의 아이들이 뭉쳐서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모임을 만든다. 좋은 시를 읽어주며 꿈과 열정을 나누는데, 학교에서 벗어나 그런 일을 한다는 점이 참 좋았다. 나도 야자를 빼먹고 이런 일을 해보고 싶다. 책의 후반부에 친구의 자살에 키팅 선생 때문이었다는 것을 서명을 하라고 학교에서 강요하는데, '죽은 시인의 사회' 멤버 단 2명만이 서명을 하지 않는다. 나는 정말 서명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마지막 장면은 소름이 쫙 끼치는 명장면이었다. 오 캡틴, 마이 캡틴. 

 

-에구, 한 주에 한 권 등록도 안 했네. ㅠㅠ
엄마는 성실성을 얘기하지만, 아들은 목표달성만 하면 됐지 뭘 그런 걸 따지냐고 한소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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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딩 아들, 제5회 빛고을 독서마라톤 (5~7월)
    from 엄마는 독서중 2010-10-19 23:18 
    작년에는 빛고을 독서마라톤에 참여하라고 아무리 꼬셔도 듣지 않더니, 올해는 무슨 맘이 들었는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물론 국어선생님의 권면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역시 학생에겐 선생님의 '한 말씀'이 주효하다.^^   상금에 눈이 멀어 열 올리는 엄마와는 다르게, 아들녀석은 상금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가 정말 읽고 싶은 책만 읽겠다고 쿨하게 밝혔다. 물론 밤 11시에 돌아오는 평일에는 못 읽고 6시에 귀가하는 토욜과 일욜에만
 
 
잎싹 2010-05-28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님의 도전에 추천으로 축하드립니다.
열공하시고... 열독하시라고 전해주세요.^^

순오기 2010-05-29 14:56   좋아요 0 | URL
열공, 열독모드~~ 쭉 이어가라고 전할게요.^^

오월의바람 2010-05-28 0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마라톤은 코스를 정하고 그 해당 쪽수만큼 읽고 독후감을 올리는 것인가봐요. 멋있어요. 한 주에 한 권이면 대단하죠. 책들도 만만치 않은 것들인데요.

순오기 2010-05-29 14:57   좋아요 0 | URL
코스를 정하고 목표 도달하기, 감상은 한 줄 쓰기나 600자까지 제한됐어요.

마녀고양이 2010-05-28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책 많이 읽었는데요? 요즘 제 성적보다 훨씬 나아요... 아아...
정말 반성해야 해여, 전~

순오기 2010-05-29 14:57   좋아요 0 | URL
아들은 주말에만 읽어요, 애들은 속독하니까 휘딱 보더라고요.

꿈꾸는섬 2010-05-28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고딩 아들도 참여하는군요. 책 많이 읽고 있네요.^^

순오기 2010-05-29 14:58   좋아요 0 | URL
국어선생님의 권면이 작용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