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중학생에게 좋은 종교 이해를 돕는 책
시간에 대한 진지한 물음, 그 해답이 여기에~
세상을 보는 창, 언어
-
-
생각을 담는 그릇 문자 ㅣ 인류의 작은 역사 3
실비 보시에 글, 다니엘 마야 그림, 선선 옮김, 장영준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인류의 작은 역사 시리즈 3편 '생각을 담는 그릇 문자'는 다른 책보다 조금 어렵다. 내가 산만한 일처리로 몰입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그래서 대상을 초등 고학년이 아닌 중학생 이상으로 추천한다.
우리가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를 구분하는 잣대가 바로 기록이 있느냐 없느냐로 나누기 때문에 인류의 역사는 문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인간이 문자를 만들어 내고, 발전시킨 과정과 다양한 문자를 접할 수 있는 역사책이라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건 푸른숲의 이미지 로고로 쓰는 문자를 창조한 지혜의 신 '토트'가 이 책에서도 나온다. 책날개에 있는 토트를 스캔받았다.^^ 사람의 몸에 올빼미 혹은 부엉이 같은 머리를 가졌다는 토토는 필경사를 지켜 주는 신이며, 이집트이 태양신 '라'의 서기이기도 하다. 그는 신들의 왕인 라가 결정한 것들을 기록하고 실해하는데, 사람들은 토트가 기록한 내용이 모두 진실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문자는 크게 보아 뜻을 나타내는 표의문자와 소리를 나타내는 표음문자로 나눌 수 있다. 우리 한글은 표음문자이고 한자는 표의문자라고 배웠다. 쐐기문지와 상형문자, 마야문자와 결승문자라는 것도 들어본 기억은 난다. 이 책은 문자의 형성부터 변천 발전과정과, 양피지와 파피루스에 필경사들이 한자씩 써 넣었던 것도 나온다. 그래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떠올랐다.^^
문자의 발명이 생각을 기록하기 위한 것이라면, 인쇄술의 발명은 생각을 전파하기 위한 것이었다. 문자의 발명은 결국 인쇄술의 발달을 가져오게 되었으니 중세의 필경사에서 고려의 금속활자와 쿠텐베르크의 인쇄술을 가져왔다. 20세기 인쇄술의 혁명은 금속활자 시대를 끝내고 사진식자 시대를 가져왔다. 인쇄술의 발달은 정보 전달의 속도가 빨라졌고 신문이나 잡지 같은 언론 매체의 힘을 거대하게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출판은 인간의 모든 지성을 나타내며, 문명 그 자체이다." -오노레 드 발자크-
오늘날은 컴퓨터 시대다. 읽기와 쓰기 뿐 아니라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 사람은 죽지만 문자는 영원히 남아 인간의 역사가 된다. 문자가 없었다면 과연 오늘이 있었겠는가 반문이 필요없을 만큼 문자는 인간사에 없어서는 안 될 최고의 발명품이다.
말미에 '으뜸가는 우리 문자, 한글'을 부록으로 두어 한글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유네스코는 1997년 10월 훈민정음을 세계 기록 유산으로 정해 보호하고, 1990년에는 '세종대왕상'을 만들어 전 세계에서 문맹퇴치에 공을 세웠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고유 언어를 발전시킨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 해마다 10월 9일 한글날에 수여한다.
미국의 인류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 박사도 한글이 지금 존재하는 문자들 가운데 가장 과학적이라고 했는데, 우리 스스로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가 우리 말과 글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제아무리 과학적이고 우수한 문자라도 도태되어 사라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의 정신 문화와 역사가 살아있는 우리 글을 지키려면 바른 글쓰기를 일상에서 실천해야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