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금) 어머니독서회와 해남으로 - 국문학사 대표적 시조시인 '오우가'및 '어부사시사'로 교과서에서 친숙해진 윤선도의 흔적을 찾아 - 문학기행을 떠났는데 가을 절정을 온몸으로 느낀 나들이였다. 토요일 아침부터 사진 올린다고 로그인~ 종일 방문자와 전화가 많이 와서 지지부진... 저녁 7시쯤 에러가 났는데 1시 이후의 작업은 임시저장이 안됐다. 이게 웬 날벼락!! 이렇게 날리고 나면 절대 다시 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엄청 찍어온 사진이 아까워 날새며 다시 작성, 문학기행 마무리부터 시작한다.

*오늘 여행 즐거우셨나요? 간단한 소감 한 마디 남겨주세요! 라는 설문을 자료집 맨 뒷장에 넣어 작성하고 잘라내도록 했다. 나를 감동시킨 두 분에게 고재종 시집을 선물했다.

-대흥사는 첫사랑과 (중3 수학여행) 사진 찍다 선생님께 혼난 기억이 있습니다.
 고산  윤선도 지겹도록 국어시험에 많이 출제된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너무 쉽게 이해했습니다. 지금 국어시험보면 잘 볼 수 있을텐데.(김미선)

-고산 윤선도의 삶은 힘들었겠지만 동시대의 해남 주민들은 행복했을거라 생각이 든다.
 초의 선사와의 교류로 애환을 달랬을 것이다. 차와 함께 하는 시간은 세상을 잊었을 것이다.
 대화하고 교감이 통하는 친구가 그리운 계절에 이들이 부럽다.(김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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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윤선도와(1587~1675) 초의선사(1786~1866)가 교류한 게 아니고 추사 김정희와 다산 정약용과 교류했다는 설명을 잠시 착각한 글이었지만, 마지막 밑줄에 감동되어서 시집을 주었다. 두 사람의 글을 읽어주고 수상자로 정했을 때 다들 공감했으니까 그것으로 족하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짧은 감상문과 더불어 깜짝 이벤트로 퀴즈를 준비해 세분에게 역시 고재종 시집을 드렸다. 요건 고도의 전략으로 17일(월) 고재종 시인 초청 강연회에 꼭 참석하라는 쥐약(?) 같은 상품이다.ㅎㅎ 시집을 받은 분(독서회원이 아닌)들이 오실지 오늘 2시면 알게 되겠지... ^^

*자~~ 알라딘 서재인들도 맞춰보세요. 물론 맞춰도 고재종 시집은 드릴 수 없지만요.^^
0. 왜 녹우당이라 이름 지었나요? (몸풀기 문제)
1. 고산 윤선도와 공재 윤두서, 다산 정약용은 어떤 관계인가요?
2. 충무공이 명량해전 직전 사흘간 머물렀던 곳은 해남 어디인가요?
3. 추사가 귀양길에 초의를 만나 호통치며 내리게 했던 원교 이광사의 글씨를, 9년 유배를 마치고 돌아오다 다시 들러 본래의 자리로 환원시켰다. 원교 이광사와 추사가 쓴 글자는 무엇이고 대흥사 어디에 붙어 있는가요?

*정답은 댓글로 남겨주시고, 이제부터 즐거운 사진 감상~~

떠나는 우리보다 먼저 나와서 기다려주신 넥타이부대들~~ 그리고 새빨간 관광버스.^^
(사진에 기록된 시간은 실제보다 30분 빠르다. 우리 디카는 무슨 문제가 있는지 시간을 맞춰놔도 점점 빨라진다. 광주이벤트때는 20분 빨랐는데 이젠 30분ㅜㅜ)



집합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한 21명, 우리를 환송해주실 분들에게 잠시 시간을 드렸다. 월곡2동 구의원으로 사회복지를 꿈꾸는 구의회 의장님과 자칭 동안을 자랑하는 문학도인 동장님, 주민자치위원회의 후원금과 금일봉도 주셨다~



윤선도와 해남을 공부시켜 줄 탁교수님, 아줌마들의 로망이요 멘토로 멋진 인생을 사는 분.^^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



영암 들어서자 보이는 월출산, 영화 '엄마'에서 저 산을 넘어 목포서 결혼하는 딸에게 가지요~


우리랑 민수네 쌀 퍼다 만든 절편, 교수님 설명이 끝나자 하나씩 돌린 혜란씨 배즙, 이런 센스라니~ 얌전한 혜란씨가 그날 노래를 세 곡이나 불렀지 아마!!^^



녹우당으로 가는 길에 접어 들었다. 가을 길을 걷는 저 여인네들도 윤선도를 찾아가는 중일까~~~
 고산 윤선도 유적지 표지석~~ 쭈욱 들어가니 주차장이 나오고 입장료는 일반 1,000원을 받았다.



500여년 전, 해남 윤씨 시조 어초은 윤효정이 덕음산을 진산으로 터를 닦고 뿌리를 내렸다는 연동마을, 현재 고산의 14대 손을 비롯한 일가 40여 세대와 타성을 가진 10여 세대가 살고 있단다.



배산인 덕음산에 안산이 너무 멀어 기를 받는데 미흡하여 배산임수의 풍수에 따라 연못을 파고 마음 심(心)자의 섬을 조성했다는데 사진에 다 담기는 어려웠다.ㅜㅜ



연지 왼편엔 대나무가 담을 둘렀고, 앞쪽엔 수백년은 됐을 듯한 아름드리 나무가 서 있다.



녹우당에 들어서니 풍수를 모르는 우리가 봐도 정말 명당일거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덕음산을 뒤에 두르고 앞이 탁 트인 언덕 위에 자리잡은 녹우당, 장군보다는 온화한 인물이 나올 자리라고.



은행이 알알이 매달린 입구의 은행나무, 아무도 줍지 않는지 지천으로 널렸다.


구린 냄새가 나지만 ~ ^^


녹우당의 은행나무 앞에서 바라 본 안산, 마루에 앉아 편안히 보여야 좋은 산이라는데 너무 멀다~


녹우당은 원래 고택 사랑채를 말하는데 요즘은 고택 전체를 녹우당이라 일컫는다. 녹우당 입장시 주는 해설집에 나온 사진을 스캔받았다. 왼편이 바로 사랑채, 녹우당은 본래 스승인 고산에게 효종이 하사한 고택으로 수원에 지었는데 말년(82세)에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본래의 녹우당을 옮겨왔다는 사랑채, 마치 덧대어 지은 것 같은 특이한 형태였다.


사랑채에 붙어 향기로운 운으로 혹은 재주 예로 읽힌다는 현판 '운(예)업' 기와 예를 중시한 가풍에 실학의 싹이 움트는 진원지가 됐을 거라는 설명이다.




안채의 금잔화와 진돌이~




밖에서 본 안채로 들어서는 문


안채 한쪽엔 후손들이 살고 있어 접근 불가~


고산사당


해남 윤씨 시조인 어초은 윤효정 사당과 무덤


고산이 심었다는 500그루의 비자나무 숲을 오르며, 비자나무는 촌충에 특효약이고 강정도 만든다고...




대한민국 원주민에서 최규석의 어머니가 큰아들 자취집에 갖다 주었다는 솔깔비~ 충청도에서 솔걸이라 했지, 학교 갔다오면 갈퀴로 박박 긁어다 아궁이에 불때면 정말 좋았다. ^^






추원당 오르는 길~


추원당은 시조 어초은을 기리며 시제나 제사를 모시기 위해 온 일가들이 머물던 곳,






추원당 아랫채에도 누군가 살고 있었다.


추원당 정원에 굴뚝이 양쪽에 있다.






추원당 윗쪽 숲속에 차밭이 있다.


차꽃과 차를 따는 아낙네~ ^^




이제 고산유물관으로 가보자~ 유물관에 있던 녹우당 전경 사진액자 ^^


다산이 해남윤씨와 연이 있다는 건 우리에게 축복이다. 고산의 사상과 정신을 물려받고 저 많은 서적들을 봤기에 실학사상가가 됐을거라고...


바로 이 궤에 해남 윤씨 유물들을 보관해 후손에 전해왔다니 대단한 집안이다.

해남 윤씨 일가의 유물들. 우리나라 보물도 석 점. 자세한 건 안내책자를 스캔받아 올린다.


고산은 본래 서울 연지동에서 태어나(1586. 6. 22) 여섯 살에 임진왜란이 일어났고, 여덟 살에 큰집으로 양자 들어왔다. 이 양자문서가 보물 482호다. 19세에 혼인하고 25세에 광해군이 등극하였다. 광해 4년(1612년)에 성균관유생으로 권신의 횡포를 지탄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유배되었다. 인조6년(1628년) 별시문과 초시에 장원한 후 봉림대군과 인평대군의 사부가 되었다. 인조와 효종의 사랑을 극진히 받았으니 그를 들어 쓰려면 상소가 쇄도하여 당쟁으로 유배당하는 파란을 많이 겪었다. 


익숙한 초상화가 보이죠~~ 자세히 보면 퀴즈의 답도 들어 있지요.^^


유물전시관 안마당에서 본 담장~


노오란 은행잎이 소낙비 쏟아지듯이 우수수 떨어지는 걸 우리는 봤지요.^^




자~ 대흥사와 미황사는 다음 페이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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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1-17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잉?? 사진은 안올리실거예요? 그러지 말고 올려주시죠? 부지런한 순오기님~~~ ^^
문제는 2번빼고는 다 알겠는데 제가 맞추는건 왠지 좀 반칙같아서 통과할래요.(이래봬도 역사전공임.ㅠ.ㅠ)
근데 2번은 어딜까요? 윤선도 기행에서 충무공이 나왔다면 해남 보길도?? (근데 보길도는 해남에서 뱃길로 꽤 먼곳인지라 전쟁 중의 충무공이 거기까지 갔으리라고는 생각이 잘 안드네요. 그냥 찍어요. ^^)

순오기 2008-11-17 02:00   좋아요 0 | URL
지금 사진 올리는 중이고요. 역사선생님한테 이런 문제를 내다니~ㅎㅎㅎ
2번은 그날 자료집에 있던 것으로 달량진사변(을묘왜변)의 현장이자 군사요충지이고, 추사 김정희가 제주로 유배가기 위해 배를 탔던 포구이기도 합니다. 물론 보길도는 아니죠~ ㅋㅋ 내가 충무공 후손이라고 선택한 문제죠.^^

후애(厚愛) 2008-11-17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골 풍경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한눈에 반해 버렸습니다....ㅎㅎㅎ
저는 고산 유물관에 많은 관심이 가는데 특히 서적들이 제 눈길을 끄는데 우와! 정말 대단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제 배가 다 부릅니다.@_@
사진 고맙습니다.^^;

순오기 2008-11-17 08:57   좋아요 0 | URL
가을풍경 느낌이 오나요? ㅎㅎ
유물전시관에서도 하나 하나 사진을 찍었는데 여긴 두어개만 올리고 해설집으로 대체~ 대흥사의 가을은 완전 환상이었어요.^^

마노아 2008-11-17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 가득 후기에요. 추천 안하신 분들은 반성을..^^ㅎㅎㅎ
처음 썼던 글이 날라가서 안타까워요. 로그인 하고 오래 지나면 자동 로그아웃 되더라구요. 저도 그래서 글 날린 적 여러 번이었지요. 긴 글은 올리기 전에 꼭 복사를 해야 해요ㅠㅠ
순오기님 문학 기행 덕에 가을 정취를 물씬 느낍니다. 오늘도 행사가 있지요? 역시나 기대할게요^^

순오기 2008-11-17 09:00   좋아요 0 | URL
역시 후하신 마노아님, 추천 안한분들 어여 반성하고 꾹 눌러주세요~~ㅋㅋㅋ
중간에 내가 일부러 임시저장을 눌러서 안 누르면 자동저장이 안 되는지???
문학기행 가는 건 좋은데 후기 작성은 완전 중노동이라죠.ㅋㅋㅋ
대흥사, 미황사도 있고~ 지난번 정지용, 오장환 문학관 기행도 있고~ 일본 문학기행도 둘째날 올리다 말았다지요.ㅜㅜ
2시 고재종시인 초청강연까지 마치면 독서회 행사는 끝, 12월엔 연간활동 보고서 작성해야죠 >.<

무스탕 2008-11-17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풍만한(?) 페이퍼에요!!!
녹우당 앞 은행나무가 노래졌어요. 전 초록으로 치장한 나무를 보고 왔는데 말이에요.
여름에 녹우당에 갔다가 너무 더워서 제대로 구경 못하고 돌아온게 정말 아쉬워요.
언제고 다시 가봐야 겠어요!!

순오기 2008-11-18 05:38   좋아요 1 | URL
한여름엔 더위 때문에 제아무리 좋은 구경도 힘들죠~~^^
이번 문학기행은 노란 은행잎이나 단풍에 눈이 부셨어요~

울보 2008-11-17 1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멋지네요,
나도 가보 싶어지네요,
순오기님은 정말 열심히 즐겁게 재미나게 사시는것같아요,부럽다,,

순오기 2008-11-18 05:39   좋아요 1 | URL
좋은 곳이 너무 많아요~~ 열심히 가 보려면 부지런히 살아야 할 듯....
류랑 예쁜 모습 보여주는 울보님도 재미나게 사시잖아요.^^

웽스북스 2008-11-18 0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야, 은행나무가 정말 근사해요. 역시...
그리고 이 절경을 뒤로한채 절편에 눈이가는 난 대체 뭥미 ;;;

순오기 2008-11-18 05:40   좋아요 1 | URL
흐흐~~~ 역시 웬디양은 먹을 거에 강해~~^^

노이에자이트 2008-11-18 15: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사진에 역사공부도 덤으로 하고 있습니다.

순오기 2008-11-19 03:56   좋아요 1 | URL
제가 바로 요런 것 때문에 문학기행에 빠져들었어요~ 이젠 10년이 돼 가네요.^^

뽀송이 2008-11-18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한 페퍼 입니다.^^
덕분에 멋진 사진도 감상하고, 알찬 정보도 얻어 갑니다.^^
은행나무에 저렇게 많은 은행이 달린 건 처음 봅니다.^^

순오기 2008-11-19 03:57   좋아요 1 | URL
은행나무~~~ ^^ 두고온 은행이 아까워요~~~ 냉동실에 넣어두고 영양밥에 약밥해 먹을때마다 넣으면 환상적인 궁합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