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은 학교 기숙사에 있으니 잘 살거라 믿고, 떨어져 있어도 큰 걱정하지 않는다. 이제 홀로서기를 시작했으니 문자나 전화로 원격조정할 필요도 없어, 그냥 잘하겠거니 믿고 편안히 지내는 중이다. 그래도 너무 심했나 싶어 좀 전에 문자를 보냈더니, 엠티 갔다왔고 오늘에서 햇반이랑 컵라면을 풀었는데 생각보다 맛있단다.^^ 그냥저냥 사 먹거나 햇반이라도 먹다가, 집밥 먹고 싶으면 외숙모한테 가서 먹을 수 있으니 참 다행이고 고맙다. 이래서 큰딸은 뚝 떼어놓고도 안심이다.
이제 중학교 1학년이 된 막내에게 시선을 좀 돌려보자. 중학교 생활이 버거운지 어제 오늘 마냥 늦잠이다. 개교기념일인 6일 '일제고사'를 보느라 7일에 쉬었고, 오늘은 또 놀토니까... 몸상태가 최악인 엄마도 덩달아 어제, 오늘 늘어지게 잤다. 아함~ 그 덕인지 많이 좋아진 듯하다.^^
배치고사와 일제고사가 끝난 어제 초등문제집을 싹 정리했다. 이제 중학교 교과서만 꽂혀 있으니 제법 중학생답다. 민경이는 막내라 엄마의 관대함과 짠함이 동시 교차된다. 때론 귀찮아서 그냥 내버려두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학습에 대해서는 이런 귀찮음이 발동되면 안 되겠다 싶어 챙겨본다. 엄마가 모든 과목을 일일히 챙기지는 않지만, 삼남매 모두 국어교과서에 실린 원작은 충실히 볼 수 있도록 신경써 주었다. 그래서 일부는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다 주었는데, 막내까지 내려오니 집에 있는 책이 많아 수월하다. 민경이는 책이 오는 즉시 읽은 책도 많지만, 이제 단원에 맞춰 틈나는대로 한번 더 읽으면 좋겠다.
중학교는 국어와 생활국어로 나뉘어 문학과 실용적인 글로 구분된다. 국어는 문학을 접할 수 있어 시와 소설, 수필 등 10대 정서함양에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교과서 뒤에 실린 출처를 보면 년도가 오래되어 구하기 쉽지 않은 것들이라 도서관을 이용했고, 관련된 시인과 작품이 실린 다른 책으로 도움을 받았다.
1권은 '정지용에서 천상병까지' 돌아가신 시인 22명이, 2권은 '김지하에서 안도현까지' 23명의 생존시인이 수록되었다. 이 책에 나온 시인 중 1학기에 김지하, 정지용 시인이, 2학기에는 윤동주, 김영랑, 도종환, 안도현, 조태일 시인이 나온다. 이 시인을 찾아 생애와 작품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 또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시인의 생가나 배경지를 답사할 수 있어 일석이조, 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필독도서다. (중,고등에서 만날 모든 시인이 담겨있어 아주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은 1.2권 합본이다. 하나로 모아진 건 좋은데 읽기엔 너무 두껍지 않을까?
1단원의 '강아지똥'과 7단원의'옥상의 민들레꽃' 2학기에 나온 '나비'를 비롯하여, 중학생들이 읽어야 할 감동적인 단편들이 실려있다. 책이 크기도 작고 부피도 작아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화장실에 꽂아두고 한 편씩 뚝딱 해치우기 딱 좋을...^^
별다른 설명 없이 읽기만 해도 시의 정서가 온몸으로 전해오고 느낌이나 생각이 고이는 시, 눈높이에 맞는 시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엮은 시집이다. '아~ 이 정도면 나도 시를 쓸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7단원의 기형도의 '엄마 걱정', 하대원의 '아버지 오실 때'(1권) 2학기에 나온 정일근의 '바다가 보이는 교실'(2권) 도 만날 수 있고, 이름을 들어본 시인들이 엄청 반갑고, 새로운 시인과 학생들의 참신한 작품도 만날 수 있다. 2,3학년 교과서에 수록된 시도 있다.
동서양의 작가나 시인, 수필가를 비롯한 이 시대의 지식인과 예술인들이 쓴 수필을 만날 수 있다. 우리말 어휘나 사전적 개념이 약한 학생들을 위해 친절한 뜻풀이가 되어 있어 좋다. 먼저 관심있는 사람, 내가 아는 사람들의 글을 찾아 읽는 재미도 있다. 또한 어디선가 읽은 듯한 글도 많이 만날 수 있다. 어떤 직업을 가지든 글쓰기는 기본이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도 일기뿐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글쓰기, 수필쓰기에 도전할 생각이 폴폴 솟아날 책이다.
이제 기본적으로 읽으면 좋은 책을 골랐으니, 교과서에 실린 원작을 찾아보자.
2단원의 '촌스러운 아나운서'가 실린 원작으로 방송국 생활과 그녀의 삶을 엿볼수 있는 에세이다. 현재 절판이지만, 지역도서관에 가면 구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잘 나가면서도 겸손하고 따뜻한 이금희 아나운서를 만나는 행복한 책읽기라 좋았다. 자신들의 꿈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의 10대들에게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3단원의 '어린왕자'는 많은 출판사에서 엄청나게 쏟아내지만, 최근에 청소년을 위한 '올에이지클래식'시리즈로 나온 보물창고의 '어린왕자'를 추천한다. 어린왕자 삽화도 컬러와 흑백으로 삽입돼 있고, 예전에 나온 책과 비교해 보니 번역도 훨씬 매끄러워 밑줄긋기를 하기에도 좋을 듯!
특히, 책 뒤에 앙투완 드 생텍쥐페리(199-1944)의 연보가 자세히 잘 정리되어 있고, 법정스님이 '어린왕자에게 보내는 편지'가 덤으로 실려있다.^^
어린왕자를 초등 저학년부터 많이 읽어 다 안다고 생각하는 10대에겐, 장 피에르 다비트의 '다시 만난 어린왕자'를 추천한다. 이 책은 고등학생들이 논술할 때 많이 도움받는 책으로 유명하지만, 어린왕자를 여러번 읽은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은 책이다. 처음 읽었을 땐 시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두번 세번 읽으면서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음~ 중학생에게 좀 어렵다면, 고등때 다시 읽으면 좋겠다.^^
3단원에 나온 '탈무드'도 수많은 출판사에서 나왔지만, 최근에 청소년용으로 나온 책이 있어 올린다.
4단원 '바보 의사 이야기'가 수록된 300쪽이 넘는 책이라 중1에겐 버겁다. 좀 쉽게 장기려박사의 생애를 이해하려면, 초등고학년이 읽기 좋은 '할아버지 손은 약손'으로 읽어도 좋을 듯하다. 의사가 되고 싶은 아이들이 많은데 '돈을 많이 번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기를 바라며, 진정한 의사의 삶이 무엇인지 알려면 '성산 장기려'와 요즘, 매스콤의 주목받는 박경철 공심위원의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도 권할 만하다.
5단원에 실린 '소설 동의보감'은 우리 아들이 중1때 읽고 감동 받아 '나도 한의사 될까?'라고 생각했던 책이다.^^ 그러나, 작가 이은성의 죽음으로 그 다음 이야기가 나올 수 없어 많이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요새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읽은 아들이 '소설동의보감에선 허준이 스승 유의태에게 배워 침을 잘 놓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록엔 허준이 침을 못 놓고 약만 지을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며, 소설과 실제의 차이를 밝힌다.^^
5단원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 와 2학기에 실린 황순원의 '소나기', 하근찬의 '흰종이수염'은 많은 출판사에서 나왔으니 눈높이에 맞는 선택이 중요할 듯...단편이라 표제작 외에 여러 작품이 수록되었고 해설이 곁들여져서 학습에 도움된다
6단원의 '헬렌켈러'는 아이들이 유치원기부터 만난 인물이라, 수준을 높여 자서전이나 평전을 읽으면 좋을 듯하다.
7단원의 '홍길동전'도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지만, 중학 1학년이 읽기엔 창비에서 나온 '재미있다 우리고전'시리즈나, 나라말에서 나온 '국어시간에 고전읽기'시리즈라면 딱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삽화도 있고 초등고학년부터 읽을 수 있는 수준이라, 눈높이가 높은 책으로 질리기보단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 우리 아들도 중1때 창비 시리즈로 읽고 알라딘 서재에 올렸다. 홍길동전 뿐아니라 중,고등 교과서에서 만날 우리 고전을 두루 읽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7단원 보충 심화과정에 나오는 '안네의 일기'는 초등때부터 명작이나 만화로 접했을테니, 한 단계 높여서 영문으로 된 책을 도전해봐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