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월이면 방과후학교 강사 재계약을 하면서 채용건강검진서를 내게 된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수요일 보건소에 갔다. 내 예상대로 혈압이 높게 나오니 가족력이 있느냐고 물었다. 우리집은 할아버지, 아버지, 작은아버지가 모두 고혈압에 뇌졸증으로 돌아가셨으니, 유전요인은 당근 아니겠는가! 게다가 거의 30%에 이르는 과체중인지라 몇년 전부터 검사할때마다 혈압이 점차 높아지고 있었다. 언니 오빠도 50줄에 들어서면서 고혈압 약을 먹는다며, 내몸 생각해서 살을 빼고 운동하라며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운동이라곤 숨쉬기 운동이나 잘 할까? ㅎㅎ
그래도 학창시절 5리 10리길을 기본으로 걸었던지라, 작년까지만 해도 수업 마치면 4~50분 거리를 일주일에 한 두번은 걸어왔었다. 또 저녁밥을 많이 먹어 씩씩거리면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산책로를 달리며 소화시키는 미련한 짓거리도 나름대로 했었다. 그러다 여름 접어들면서 덥고 귀찮아서, 또 알라딘 폐인의 길로 접어들었기에 틈만 나면 컴퓨터에 달라붙어 부도덕한 몸관리에 이르게 됐다.OTL
아~~~ 그동안의 부도덕한 몸관리가 확실하게 몸으로 증명했다. 내 몸무게 최후의 마지노선을 5년째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번 겨울에 2Kg이상 증가, 혈압은 너무 높아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다음날 다시 가서 재도 마찬가지... 콜레스테롤 수치도 기준치 초과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리는 약을 5일간 먹어보고 다시 측정하자고 했다. 한달치 처방전을 갖고 약국에서 '심바스타'를 9천냥 주고 사왔다. 날마다 착실하게 먹어야지~~~~~
큰딸을 떼어놓고 일요일 심야 귀가, 다음 날 아침 학교에 가기 전 보건소에 들러 측정했더니 전보다도 높게 나왔다. 바람 쐬고 쉬었다가 다시 해봐도 여전히...... "무슨 일 있어요?" 깜짝 놀라 묻는다. "인천 갔다 어제 밤 내려왔고, 친정엄마가 쓰러져서 걱정되고 마음도 안 편하죠." "아~ 그런 외부적 요인이 일시적으로 혈압을 높힐수도 있어요. 혈액검사 다시 하고 오후에 결과 나오면 상담하게요."
수업을 끝내고 집에 와서 두어 시간 쉬었다가 오후에 갔더니, 약 덕분인지 콜레스테롤 수치도 떨어지고 혈압도 많이 내려가서 기준치에 간신히 턱걸이다. 재검을 요한다는 단서없이 채용검진서류를 떼어 줬다. 보건소에 네번이나 가서 합격판정을 받았지만, 기름진 음식을 먹지 말고 채소 위주의 식사와 운동을 열심히 하란다. 그날 보건소에서 우리집까지 7~80분 거리를 걸어왔다. 이런 자세를 주욱~~~ 유지해야 하는데 걱정이다.
게다가, 이런 이런~~~~ 작년엔 뭔일인지 건강검진도 안하고 재작년 것을 복사해서 냈더라니......ㅋㅋ 해마다 검사 결과를 봐야 몇 달이라도 운동하며 관리체제로 들어가는데, 그걸 몰랐던거다. 게다가 8월부터 홈스테이 한다고 음식 때문에 나름 테트리스도 받았고....... ㅠㅠ
아직도 정신연령은 '이팔청춘'이 확실한데, 신체나이는 꽉 찬 '내 나이'를 여지없이 증명한다. 이 철없음을 키워 정신연령이나 높여주지, 우째 신체나이만 먹었는고? 애재라 통제라~~~~~조침문이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