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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금요일 밤 빛고을 광주, 광주대 문창과와 대학원생들이 이금이작가를 초청, 강연회를 가졌다. 작가와의 개인적 친분(?) 덕으로 우리 어머니독서회도 강연에 와도 좋다는 배봉기교수님(실험가족의 작가)의 허락을 얻었다. 우리집에서 광주대가 제법 먼 거리라 수송차량이 필요했고 10여명의 회원을 태우려면 승용차론 곤란했다.
'그래, 이럴때 우리 남편 좀 써 먹어야지~^^' 그런데 이 남자, 일단 집에 들어오면 나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일례로 첫애가 세 살이고 둘째가 만삭이던 92년 겨울, 엄청 추운데도 택시타고 오라며 데리러 안 와서, 지금도 결정적일 때 나의 구시렁거림을 들어야 한다. 이런 남편한테 동네 아짐들 태워다 달라는 건 씨도 안 먹힐 얘기다. 여기엔 작전이 필요해~ ^^ 전날, 난 석달만에 미용실에 갔다. 이금이선생님 뵙는데, 머리 손질이라도 하려고...ㅎㅎ아이들은 피자 시켜줘서 다 먹었는데, 아빠가 오셨다는 아이의 전화, "아빠 바꿔줘 봐~"
"여보, 내가 저녁 살게 나올래요. 오늘, 주민등록상 내 생일이라, 콜롬버스 MVP는 무료로 영화 볼 수 있거든, 저녁 먹고 둘이 영화나 한 편 봅시다!" "그래? 알았어~"
이래서 우리 부부, 모처럼 단 둘이 저녁을 먹었다. 항상 아이들과 같이 하니까 달랑 둘이서 외식을 하거나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이왕 쏘는 거 확실하게 맞춰주자 싶어서 장어구이에 소주 두병...기분이 좋은 남편은 마누라가 먼저 청한 게 즐거웠는지 계산은 자기가 했다. 난 저녁 산다는 생색만 냈고, 영화 무료관람에 팝콘과 음료수 서비스까지 받아 '세븐 데이즈'를 봤다. 큰애 세살 때, 캐빈 고스트너 주연의 '늑대와 함께 춤을' 본 이후 15년 만인가~ 단 둘이 영화를 본 것이... ^^
그리고, 다음 날 약속대로 6시까지 집에 온 남편, 10분까지 집 앞 하이마트에 모인 엄마들과 중간 중간 또 태워서 모두 10명이 되었다. 확실하게 마누라 얼굴도 세워주고, 광주대까지 완벽한 서비스를 했으니, 이제 만삭인 마누라 데리러 오지 않았다고 15년 간 우려먹은 불평을 끝내야 할 것 같다. ^^ 사설이 너무 길었다. (우리 남편이 들어와 본다며 주소 알려달라 해서 자세히 썼다. ^^) 이제 각설하고 본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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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시작하기 전, 어린이들에게 먼저 사인을 해 주시는 이금이작가님, 역시 동화작가다움을 진하게 느끼며 감동 먹은 장면이다.
어린 독자들이 제법 많았다. 저 애들은 어려서 이렇게 유명한 작가를 만나 사인도 받았으니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라~~^^
한명 한명 이름을 물어보며 잠간이라도 눈을 맞추고 얘기를 나누는 작가의 친절함, 역시!
어린독자들에게 사인을 해주느라 강연 시작이 30분 늦었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 분위기. 드디어 강연이 시작되었다. 편안하게 마련된 자리에 앉아서... 작가의 인상 어떤가요?
강연주제 '유진과 유진, 창작과정을 통한 소통과 이해, 그리고 성장'에 맞춰 상세하게 풀어나갔다. 장면 장면이 손에 잡힐 듯한 작가의 설명에 집필과정을 엿보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호호~ 저렇게 해서~ 그 장면이 나오게 되었구나!' ^^
강연을 끝내고 '본전 빼라'는 말씀과 더불어 친절한 질의응답... 그리고 광주대생들과 사진촬영. 꽃다발을 든 이금이작가님, 중앙에 키가 큰 보랏빛 셔츠의 배봉기교수님(동화, 실험가족), 뒤줄 오른쪽 두번째 남자분은 '기찻길 옆 동네' '자존심' '주먹 곰을 지켜라'의 김남중 작가, 주먹곰은 알라딘에서 서평단도 모집했었죠?
이금이 작가 옆에는 '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의 이성자 작가, 이금이 작가 바로 뒤에는 제5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인 '지구를 떠나며'에 단편 '친구'가 실린 최유정 작가, 그 옆 안경 쓴 2005년 대산창작기금 수혜동화 '은골무'의 배다인 작가 등~
주최측도 아니면서 완전히 주최자처럼 땡 잡은 우리 '월곡2동 어머니 독서회원들, 10월 '금단현상'을 토론했기에, 다들 작가의 책을 있는대로 가져와 아이들 이름으로 사인도 받았다. 6월에 우리도 초청 계획을 의논하다 도저히 시간낼 수 없다기에 포기했었는데, 어부지리로 횡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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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처음, '맨발의 아이들' 사인해 우리 막내에게 선물로 주셨고, 마지막으로 사인 받은 나...
마지막이니 한껏 분위기를 돋워서 보듬고 사진도 찍었다... 와~ 얼굴 크기 비교된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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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작가님의 일정은 그날 주최측과 이어지는 뒤풀이와 새벽녁의 동침... 다음 날 화순 운주사에 들러 천불천탑을 보고, 2시 광주역에서 KTX로 올라가셨다. 기차에서 잠간 잠들었다 깨었다며 중간에 내 문자에 답을 주셨다. 운주사 곳곳에 있는 부처님들도 감동이라는... 그 날, 빛고을 광주의 밤은 이금이 작가님 웃는 얼굴처럼 행복했었다!
여기에 거론된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