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
오츠이치 지음, 이연승 옮김, 이와이 슌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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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나'와 '앨리스' 두 소녀가 '살인사건'을 매개로 겪는 짧은 이야기다.

 

하나는 앨리스의 이웃집에 살고 있는 비밀을 간직한 소녀다. 하나는 첫사랑 유다를 죽였을지도 모르는 공포에 시달려 등교거부 즉, 은둔형 외토리의 삶을 살고 있다. 하나에게 유다의 죽음은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과 같다. 상자를 열기전까지 과연 고양이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하나는 상상속 극단적 불안과 자책감으로 평범한 일상을 무너뜨린다. 

 

앨리스는 용감하고 씩씩한 발레전공 학생이다. 엄마아빠의 이혼으로 전학을 오게 되었는데,  첫날부터 영문도 모른 체 학교에서 이지메를 당한다. 우연히 자신의 책상밑 의문의 마법진을 보게 된후 이지메 원인에 대한 실마리를 찾게 된다. 모든 일은 바로 유다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

 

결국 앨리스는 하나와 함께 모든 사건의 시초인 유다의 살인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과연 유다는 죽은 것일까? 두 소녀의 아슬아슬 유다 찾기가 시작된다.

 

이 책은 이와이 순지의 에니메이션 원안이라, 굉장히 스토리 얼개가 단순하다. 하지만 이 텍스트가 청춘물 영상으로 재현된다면? 벚꽃같은 청춘이 주는 친밀감과 학교라는 공간의 폐쇄성, 그리고 여리고 불안한 감성의 캐릭터들이 입체적 시각적으로 잘 드러날 것 같다. 영상을 접하지는 못했지만, 스토리 원안이 주는 무채색의 상상력이 어떻게 구현되었을지 실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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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링의 13소녀
옌거링 지음, 김이경 옮김 / 뿔(웅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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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링은 난징의 옛지명이다. 이 소설은 난징대학살 그 참혹한 살육의 역사가 바로 배경이다.

 실제 선교사들의 증언과 서양 언론의 사진 자료를 보면, 난징대학살은 민간인을 잔혹하게 학살하였고, 특히 강간당한 여성의 시체들이 끔찍하였다고 한다.

 이 소설은 가장 잔혹한 전쟁터에서 고립된 어린 소녀들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 13명의 순수하고 약한 소녀들은 천주교 성당에서 보살핌을 받고, 가장 천하고 낮은 직업적 여성들에 의해 지켜지고 보호받는다. 가장 순결한 아이들이, 당시 가장 천하다고 하대받는 기녀들에 의해 구원받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누군가의 엄마가 될 소녀들은 종교적 숭고함과 누군가의 가혹한 희생으로 그렇게 끔찍한 전쟁터에서 온전히 살아남았다. 마치 전쟁의 역사에서 전세대들의 뼈아픈 고통과 헌신을 통해 중국의 미래가 지켜지는 것 같다.

사실 이 소설은 단순한 구성과 다소 신파적 내용임에도 술술 읽히며 재미있다. 작가는 굉장히 영리하게, 독자들이 응당 반일 정서와 울분에 공감이 가도록 하면서 소설적 미학도 놓치지 않는다. 특히 이 소설의 백미는, 마지막 부분 비장감이 감도는 13명 기녀들의 행렬이다. 아름다운 그녀들의 비통하되, 용기있는 모습은 오랫동안 여운으로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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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 믿을 건 9급 공무원뿐인 헬조선의 슬픈 자화상
오찬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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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이고 생생한 사회 다큐 느낌이다. 대한민국이 공무원 열풍에 빠진 속내를 심도있는 인터뷰들을 통해 잘 드러낸다. 우선 이 책은 알바생, 20-30청년, 지잡대, 인문대생, 고등학생, 명퇴자, 장애자, 경력단절여성 등 다양한 수험생 실사례가 즐비하게 실려있다.

 

  공무원이 되고자함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최소한 이 사회에서 인갑답게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기본욕구에서 비롯된다. 이미 대한민국은 '평범함'의 임계치를 넘어섰다. 최저시급, 가혹한 초과근무 혹은 휴일 근무, 바늘구멍보다 어려운 취업구조, 비정상적인 착취로 이루어진 갑을관계 등등 이미 무너져버린 노동시장에서 공무원 직업은 박봉임에도 가장 노동자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평범한 직장이 되버렸다.

 

현실의 취업구조는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교육의 계층 사다리는 소실되고, 빈익빈 부익부의 끔찍한 자본주의 병폐가 몰아친다.

과잉 과로 사회의 대한민국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지만, '흙수저론', '조물주위에 건물주' 등 조소와 자괴감만 팽배할뿐, 결코 변화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다수의 개인들은 사회를 개혁하려고 노력하기보다, 그 체제에 순응하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가열된 공무원 준비생들이 기하학적으로 탄생된다.

  

이 책은 공무원 수험생들의 심층 인터뷰를 실어, 수험가의 참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특히 전반적인 사회 개악에 대하여 날선 비판과 울분을 토한다.

 

책을 읽고 난후 자조감과 쓸씁함만 남는다. 

이 책은 작금의 현상에 대한 진단은 있지만, 처방이 없다. 그래서 더 슬프게도, 현실적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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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반윙클의 신부
이와이 슌지 지음, 박재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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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반윙클의 신부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성인 버전 같은 느낌이 든다.

 

주인공 나나미는 앨리스, 아무로는 토끼, 여왕은 마시로로 대입해보면 어떨까.

 

 나나미는 굉장히 유약하고 어리석고 순수하다. 그러한 나나미에게 아무로는 아무런 죄의식없이 거짓말로 다가가고, 결국 이상한 세상으로 인도한다.

 마시로 여왕의 먹잇감으로 바치고자 치열하게 덫을 놓은 체 말이다.

 

 

 

일본 소설 특유의 몽환적이고 난해한 주인공들의 감정이 낯설다.

그럼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챕터 제목이 주는 호감과, 각 마지막 문장의 호소력이 와닿았기 때문이다.

나의 독서취향은  내용이 아무리 별로여도 마무리가 좋으면, 굉장히 좋게 기억된다.

이 책은  각 단락을 마무리하는 문장의 여운이 굉장히 좋다.

역시나 마지막 결말도 그러하다. 

이미 쓰여진 복선 장치의 메시지가 그대로 재등장하여 잔여운이 계속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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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도서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카트 멘쉬크 그림 / 문학사상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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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도서관, 정확히 말하면 이상한 이야기이다. 어린이 동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른용 우화도 아니다. 단편의 삽화 역시 굉장히 기괴하고 음울하다.

 

뭐지? 읽으면서 도대체 종잡을 수 없다.

 

이 책은 우연히 한 소년이 도서관 지하창고를 통하여, 다른 차원의 세계(이계)를 경험하게 되는 불가사의한 이야기를 다뤘다.

 

 읽으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만약 작가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니었다면??

 

 과연 이 책이 고급 양장본으로 출간까지 가능했을까?

 

 이 책은 내용이 맥락없고 지나치게 주인공 의식의 흐름으로 사건이 진행되며, 그에 반해 하루키 문장력은 여전히 물처럼 졸졸 흐르듯 매끄럽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팬서비스(?)  편으로 가볍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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