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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 물건을 버리고 삶을 선택한 10인의 미니멀 라이프 도전기
미니멀 라이프 연구회 지음, 김윤경 옮김 / 샘터사 / 2016년 3월
평점 :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는 것은, 극단적인 무소유나 수도승의 삶을 지향한다는 것은 아니다. 나에 대해서 가장 집중하는 시간 혹은 공간을 갖는다는 의미다.
우리는 소비과잉을 부추기는 외부 환경과 불필요한 수많은 물건에 둘러싸여있다. 이럴 때일 수록 내면의 소리를 듣고, 본연의 나를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언제부터였을까. 현실이 불만족스럽고 미래가 불안할 수록 나의 감정적 과소비는 늘었고, 그 허기는 결코 채워지지 않았다. 소비로 인한 즉각적인 만족과 기쁨은 찰나였다. 그러나 충동구매로 후회, 과소비로 인한 죄책감, 물건의 거주공간 잠식 등 불편함은 계속 지속되었다. 또한 불필요한 물건이 쌓여갈수록 내 여유 공간은 더욱 침식당하였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10인처럼 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의 실제 사례들은 미니멀 라이프 대표성을 지닌 인물들이다. 마치 소셜 인스타그램을 통해 타인의 삶 엿보기와 같다. 평범하고 소심한 나로서는 그들의 삶을 동경하고 부러워하지만, 결코 따라할 엄두는 안 난다.
사실 책 속 등장배경과 현실의 내 거주공간과의 괴리감이 너무도 크다. 책 속 공간들은 하나같이 정갈하며 단아하다. 특히 적은 가짓수의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은 굉장히 멋스럽고 고풍스럽다. 물건 하나 하나에 자기 정체성과 기호를 담은 무한 애정이 돋보인다. 보면서 '이들은 어느 정도 재산과 시간적 여유가 있겠지' 라는 스스로를 위한 자기방어용 명분을 찾게 된다. 마치 시든 포도처럼, 그들의 삶이 내 삶과 대조적으로 보일 수록 자괴감이 든다. 솔직히 나의 자잘한 소비욕구, 귀차니즘, 나태를 인정하기 쉽지 않다.
실제 버리는 것조차 돈이 들지 아니한가. 그것을 버리는 노동과 시간, 비용을 생각하면 벌써 압박감과 피로감이 몰려온다.
다만 시나브로 나를 위한 선택과, 집중을 훈련할 필요성을 느낀다.
삶의 즐거움과 행복은 결코 물건으로 채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미니멀 라이프를 조금씩 실천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