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법률여행 5 - 민사소송법 편 재미있는 법률여행 시리즈 5
한기찬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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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에는 십 수 년 전에도 이 책을 본 기억이 나는데 이 책은 올 해가 초판이라 적혀있다. 그래서 내 방의 서가를 뒤져보니 1992년 1판 3쇄본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같은 제목에 저자도 같고 출판사도 같다. 이번에 새로 나온 책과 달리 그 당시 책 속 표지에는 저자의 흑백 사진과 함께 출신대학을 비롯해 간략한 이력이 소개되어 있다. 어쨌든 그 옛날에도 이 책을 읽었던 이유는 그만큼 생활 속 법률이야기가 재미있었고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김준호의 민법강의로 민법 공부를 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내가 이번에 읽은 이 책 민사소송법도 그렇게 어렵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공동소송제도와 집단소송의 차이와 제소 전 화해에 대해서는 이 책의 설명만으로는 잘 모르겠다. 이를테면 증권 관련 집단 소송만 허용되고 있을 뿐 그 밖에 소액 다수피해에 대한 집단소송제도는 도입되고 있지 않다는데, 그러면 공동소송제도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은 민사소송법 분야에서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개념이나 제도 중 120여개를 선정해 사례화하고 각 사례마다 퀴즈를 내고 정답을 해설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답 맞춰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나는 첫 문제부터 틀렸다. 보통 법을 공부할 때 가장 중요시 하는 게 이른바 리갈 마인드인데, 어쩔 때는 그 리갈 마인드에 많은 의문이 생긴다. 이 책에서도 간소한 절차, 저렴한 비용, 신속한 재판 절차로 인해 선호될 것 같은 소액사건에 대한 재판이 세계에서 유례가 없다는 과다한 인지세 납부로 정작 빈축을 살만하고, 판사 기피 신청 이외에 재판장이 되는 판사의 권한이 너무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소의 제기가 소권의 행사처럼 보여도 그 실제 목적이나 배경이 사실은 권리의 행사를 빙자한 권리의 남용에 해당될 때 소권의 남용이라 하여 보호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평가하는 것도 재판장 마음인 듯 싶다.

 

이 책을 통해 자잘한 민사소송 절차나 민법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는데, 이를테면 사전에 앞으로 민사상의 일체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식의 포괄적 합의를 했다 하더라도 이것은 헌법상 보장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미리 일률적으로 박탈하는 것이 되어 무효라는 것, 다른 사람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물적 손해나 치료비 손해가 난 경우에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 구제 방법으로 형사재판 절차에서 배상 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 유실물법에 의하면 잃어버린 물건을 주인에게 찾아주면 그 물건 가액의 5퍼센트에서 20퍼센트 이하의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 음식점의 식대는 권리자가 1년이라는 기간 내에 청구하지 않으면 시효가 소멸된다는 것, 인과관계의 입증이 어려운 공해소송과 같은 것은 인과관계에 대해 개연성 정도만 입증하면 된다는 것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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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괴물 - 다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권재원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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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중학교 사회 선생님이자 사회학 박사인 저자가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블로그와 각종 매체에 게재했던 글을 엮은 책인데, 평교사 입장에서 바라본 교육계의 현실이 상세히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아 선생님들이 쓴 책들을 많이 봤었는데, 이렇게 교사 입장에서 교육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비판들을 담은 책은 보기 드물다. 게다가 저자가 스스로 자신의 이력에 대해 프롤로그를 비롯해 본문 여러 군데서 언급한 책도 보기 드물다. 저자는 자신이 교사가 된 이유를 설명하며 강남출신에 1980년대 서울대를 다녔다는 것을 언급하며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대학 4년 내내 자신의 집이 부유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했다던지, 중학교에 들어가기 이전까지의 부모님에게 감사하지만 그 이후에는 부모님을 원망했다던지, 다른 강남 녀석들을 노동계급의 적으로 간주했다던지, 자신의 초, 중, 고등학교 통틀어 선생님에게 배운 것은 거의 없다면서 교사를 싫어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교사가 된 이유는 강남 출신 서울대생의 원죄의식을 씻어 내기 위해서였단다. 게다가 그 때 막 출범한 전교조 소속의 교사가 된다면 중간 계급의 안락한 삶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나름 세상을 바꾸는 운동에 헌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식은 첫 발령지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교육 분야에서는 진보도, 보수도 허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어쨌든 기나긴 자신에 대한 이야기에 뒤이어 이 책은 배움은 계획에 따라 정해진 학습량을 달성해 나가는 기계적인 과정이 아니라면서, 배움은 삶을 공유하는 것이며, 경험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훌륭한 교사란 자신이 알고 있고, 할 수 있는 것을 효과적으로 잘 전달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삶의 공유와 경험의 확장 과정에 함께 동참하여 학생과 더불어 성장해 나가는 존재라 강조한다. 하지만 이런 교사들을 분발케 한다고 도입한 제도들이 도리어 분발하던 교사들을 좌절케 만든다고 말한다.

 

이른바 성과급이나 교원평가 등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공교육은 직업인을 길러 내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면서 학교는 학생들이 현재 자신의 가능성과 역량을 확장시킴으로써 스스로의 미래를 개척하고 창조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게다가 교육이 불평등 해소에 기여한다면 이는 교육을 통해 빈곤층의 자녀에게 더 높은 소득을 올릴 능력을 길러줌으로써가 아니라 그 사회를 보다 민주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나설 수 있는 그런 사람을 길러냄으로써 가능한 일이라면서, 교육 평등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사회 점진적인 개혁이 가능하게 한다는데 있지 결코 교육받으면서 잘살게 되는데 있지 않다고도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는 이미 학생이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는 자료를 인용한다. 이어서 교사에 대한 질타로 이어진다.

 

지금 사회적으로 비춰지는 교사의 이미지는 무능한데도 평균 이상의 월급을 받고 일반 노동자들의 절반만 일하는 집단이라면서 교사의 전문성 신장이 절박함을 언급하고 있다. 그냥 정해진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따라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수업을 하고 남은 시간을 여흥과 쇼핑으로 탕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스스로 학습하고 질문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교감과 교장이 되기 위한 승진경쟁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질타하고 있다. 교육보다는 행정에 더 열중했던 사람들이 교감이 되고 교장이 되어 평생 가르치는 일만 한 사람들을 깔보고 마구 대하는 것에 대한 분개감도 표출한다. 교육 말고도 또 다른 행정 업무가 있다는 것이 무능한 교사들에게 든든한 피난처가 되고 있다고도 말한다. 또한 교사 출신 장학관 문제부터 시작하여 프로그램 및 행사추진 실적이 중요하기에 수업은 뒷전이고 이러한 행사실적만 챙기는 교사들이 많다고 언급한다.

 

결국 교사들 중 훌륭한 사람이 교감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교사들 중 교감이 되기 위해 교육을 포기한 사람들이 교감이 된다는 말이다. 여느 직장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그 밖에도 노동 없이 재테크만 실려 있는 교과서, 소규모 수학여행에 대한 꼼수, 교권존중 문제, 교무실의 배치나 용어 문제, 수준별 수업이 학생들의 성취동기를 저하시킨다는 PISA 보고서, 청소년 자살문제, 학교폭력, 비정규직 교사 문제 등이 언급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의 뒤편에는 저자 자신도 몸담았던 전교조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다. 이를테면 내부적으로는 너무 정치적이었고 대외적으로는 너무 비정치적이었으며 지난 20년 간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곽노현 교육감과의 인연과 그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교육계의 현실과 그 한계에 대한 것들을 실감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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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나이 오십, 봄은 끝나지 않았다
박경희 지음, 김인옥 그림 / 고려문화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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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생으로 라디오 구성작가라는 이 책의 저자는 이제 오십대 중반의 나이다. 사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글자 그대로 저자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에세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의 첫 에세이도 여자 나이 마흔을 주제로 했다고 하니 이 책의 내용도 어쩌면 그 연장선상에서 봐야 할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집어 들고 읽었던 것은 이제 갓 40을 넘긴 내 아내가 호르몬의 변화니 흰 머리카락이니 하면서 자신의 나이 듦과 신체적 노화를 조금씩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같은 나이대인 나 역시 마음은 늘 청춘이지만 40대가 주는 그 무거움을 한 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줌마와 할머니의 중간지대인 50대 여성은 또 어떠한가? 여성의 50대, 이 책은 폐경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곁에 있는 남편도 갱년기로 무척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남편의 퇴직, 중년의 성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지만 자식들이 다 커서 벌써 결혼하겠다고 자기 짝을 데려오고, 곧 손자도 보는 나이가 바로 50대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친정 부모님이나 시부모님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죽음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는 나이 역시 50대라 한다. 40대 초반인 우리 부부에게는 실감나지 않는 이야기인데, 만일 저런 상황이라면 정말 자신이 늙어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지금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직 젊다는 느낌은 유지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 책은 또한 50대 여성이라면 요실금이나 치매, 자궁암을 걱정해야 한다는 점도 상기시킨다. 이 책 후반부에는 오십에 읽으면 좋을 책과 오십에 보면 좋을 영화가 소개되어 있는데, 아이들이 보는 동화책인 샬롯의 거미줄과, 역시 자기 꿈을 이뤄가는 아이의 모습이 담긴 빌리 엘리어트가 있다는 게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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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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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철학자가 바로 이 책의 공저자 중 한 사람으로 아들러 심리학의 전문가라 한다. 이 전문가의 이력 중에 박사과정을 만기퇴학 했다는 게 눈길을 끌었다. 어쨌든 이 책은 이른바 개인심리학의 창시자라고 알려진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학을 다각도로 소개하고 있다. 사실 와이프가 아동복지학과를 다니면서 아동발달 이론들을 접했고, 나도 그 옆에서 들어본 아들러는 출생순서가 아이의 성향 결정에 상당부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론으로 더 유명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타인을 바꾸기 위한 심리학이 아니라 자신을 바꾸기 위한 심리학이라는 개인심리학의 여러 가지 측면들이 잘 설명되어 있다. 특히 이 책의 전반부에는 일반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프로이트가 주창한 트라우마를 명백히 부정하고 있다.

 

즉, 우리 인간은 과거의 트라우마에 휘청거릴 만큼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면서 목적론의 입장에 서서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생활양식을 자신의 손으로 고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열등 콤플렉스는 자신의 열등감을 변명거리로 삼기 시작한 상태이며, 건전한 열등감이란 타인과 비교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나와 비교해서 생기는 것이란 점도 강조한다. 그리고 인간관계의 중심에 경쟁이 있으면 인간은 영영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타인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버리라고 말한다. 거기에다 남이 내게 무엇을 해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실천하라는 공동체 의식까지 심어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인간은 변할 수 있고 또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심리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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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 물리학자가 가르쳐주는 생각하는 법
우에다 마사히토 지음, 정지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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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창의성이나 혁신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책들에서 강조하는 것을 이 책에서도 그대로 강조하고 있는데, 대학 신입생 정도의 눈높이에 맞춰 실제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 내용 구성이 잘 되어 있다. 일본 최고의 대학이라는 도쿄대 학생들 역시 대학 입학 전까지 열심히 외우고 주어진 문제를 잘 푸는 능력을 숙달시켰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매뉴얼 응용력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려고 사고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매뉴얼 응용력만 가지고는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이 응용력은 기반이 되어야 하고 그 위에 사고력과 포기하지 않는 인내력을 더해야 창조력이 발휘된다고 말한다. 여기서 사고력이란 문제의 본질을 끝까지 지켜보는 힘이며, 창조력이란 문제를 독자적인 방법으로 해결에 이를 때까지 끌고 가는 능력을 일컫는다.

 

이를 위해 문제발견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야 하는데, 스스로 생각하는 의문 표현형으로 사고를 바꾸라든지, 유형별로 분류하여 무엇을 모르는지 명확히 하라든지, 사실을 토대도 스스로 사고하여 독자적인 노하우를 고안해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메모하는 요령, 지도 사고법 등을 활용해 이러한 문제발견 능력을 높이는 방법도 소개해준다. 그리고 복잡한 문제를 유형별로 나누어 간단하게 만든다거나 다각적으로 유형화하면서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는 방법도 소개해주고 있다. 물론 이런 능력에다 성과가 나오지 않는 시기를 시간 낭비라고 여기지 않도록 끈기를 가져야 함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개별적인 지식이 아니라 다양한 지식을 연결하는 사고력인데, 쓸데없는 정보는 극도로 배척하고 매사를 본질적으로 사고해야 하며, 이러한 방식을 이 책에서는 버리는 작업으로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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