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다! 곤충의 집 봄 여름 가을 겨울 생태놀이터 3
곤도 구미코 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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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찾았다! 곤충의 집>이 나와서 반가웠던 것은 이로써 세 권 시리즈가 완결됐기 때문이다. 한울림어린이의 봄여름가을겨울 생태놀이터 1,2,3. 
 
처음 <톡, 씨앗이 터졌다>를 만났을 때 무척 예뻐라 하며 책을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얼핏 보면 와글와글한 그림이 정신 없이 복잡한데 실상은 하나하나가 매우 세심하게 기획되고, 그려지고, 배치되어 있어 볼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글/그림 작가인 저자의 자연과 생명에 대한 애정이 엿보인다. 1. <톡, 씨앗이 터졌다>, 2. <꼬물꼬물 곤충이 자란다>에 이어 이번3.  <찾았다! 곤충의 집>은 빼곡한 꽃과 풀 사이에 마련된 곤충의 보금자리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1, 2편과 마찬가지로 3편에서도 앞뒤의 표지 바로 안쪽 펼침면에, 책 속에 등장하는 모든 생명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는데, 앞쪽은 성충들이, 뒤쪽은 애벌레들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내지는 좀 달라졌다. 울긋불긋한 꽃밭 속에 수많은 벌레들이 숨어 있는데, 무심코 한 장을 넘기면 3분의 2장만 넘어간다. 윗부분이 잘려 있는 것이다. 희한하다, 하고 뒤를 보면 앞장과 똑같거나 연결되는 그림이 나타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곤충들이 있던 바로 그 자리에 곤충의 집이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하, 페이지를 도로 넘겨 곤충 이름을 확인하고 뒤로 가서 집을 구경하고, 그렇게 하도록 해 놓았구나, 싶다. 뿐만아니라 곤충의 집 구경은 물 속, 숲 속, 나무 속, 땅 속까지 이어진다.
 
그림이 와글와글하고, 그림 속에 조그만 이름이나 대화가 빼곡해서 다 찾아 보려면 하루로는 부족하다. 물자라의 아빠가 조그만 책을 들고 있는데 깨알같은 글씨를 들여다 보니 책 제목이 <아이 업는 법>이다. 등에 애벌레를 수북히 업고 있는 신세이니 당연하다. 아이와 함께 이런 조그만 글씨들을 읽으며 연신 웃음이 터진다.
 
생태놀이터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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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흐린 날엔 그림책을 펴세요
야나기다 구니오 지음, 한명희 옮김 / 수희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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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노 작가가 어른들에게 그림책을 보자고 캠페인하는 내용의 책. 실제로 그는 '어른들이야말로 그림책을'이라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고,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두 말 하면 잔소리,라는 느낌이 좀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요 2~3년 동안 자주 생각해 왔던 것이고, 많이 이야기돼 왔던 것이다. 그림책의 힘. 힘이라고 하면 좀 센 느낌이 있지만, 사실 그림책은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 세세한 글이 아니라 그림으로 무언의 이야기를 쏟아내고자 하면 그 내공이 오죽하랴 싶다.

  '아이는 슬펐습니다.'가 아니라 슬픈 아이의 눈을 그림으로 표현해야 하는 것이 그림책의 몫이다. 그래서인지 나이가 들어 주옥같은 그림책을 가만히 펼치고 들여다보면 정말 많은 이야기가 스며든다. 아마 많은 이들이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적지 않은 상처를 지닌 듯한 저자도 물론 그랬으리라.

  어떤 날, 나는 <마당을 나온 암탉>을 그림책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고 궁리하다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혼자 탁 막혀버린 적도 있고, 아예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을 좀 만들어보면 어떻겠나 하는 상념에 잠겨본 적도 있다.

  따라서 이 저자가 '어른들이여, 그림책을 보자. 그 속에는 삶을 윤기있게 하는 숱한 지혜와 웃음과 눈물이 있다. 그림책은 아이의 것만이 아니다. 이제라도 그걸 알아라.'하고 이야기한다면 내게는 그저 그런 이야기이다. 하지만 저자가 안내한 많은 그림책들은 무척 감명깊게 다가왔다.(일본에서 책이 나온 것이 2004년, 우리나라에서 나온 것이 재작년이니, 그럴 법하다^^)

  미야자와 겐지의 <쏙독새의 별>은 그림책은 아니지만 접해본 이야기이고, 보림에서 나온 아라이 료지의 <해피아저씨>는 저자가 <핫피상>이라고 소개한 그 책임을 알아보겠다. 어린이 그림책을 자꾸 어렵게 읽는다고 지청구들이지만 어쨌든 철학적 깊이가 느껴지는 그림책이었다. 장지오노, 레오니오니도 반가웠다.

  가장 마음 가까이 다가온 책은 호시노 미치오의 <곰아>와 이누이 치에의 <월인석>이다. 하나는 사진이고, 하나는 붓글씨인데 그림을 보고 있기만 해도 마음 구석이 맑아지는 느낌. <곰>은 우리나라에서 출판되었지만 <월인석>은 못본 듯하다. 장애인인 서예가의 글씨는 그대로 자연이 되고, 사진가의 그림이 화답하며, 시인이 한 줄 넣으면 마치 삼위일체가 그런 것이구나 싶은... 

  우리나라의 그림책들을 저자가 내놓은 목록 속에 끼워넣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창비에서 나온 <십장생을 찾아서>나 <여우난골족>, 보림의 <꽃이 핀다>나 <빨강 줄무늬 바지>, 푸른책들 그림책 보물창고의 <무지개>, 한울림어린이 <딸이 좋다> 등등. 누군가가 잘 추려서 자신의 목소리로 소개해주면 좋겠다 싶기도 하다.

  꽤 오래 머리맡에 두고 쉬엄쉬엄 읽으면서 마음이 가라앉아 좋았다. 저자의 글 몇 줄에 밑줄을 쳤다.

  -진정한 인간적 성숙이란 아이 때의 순수한 감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회적으로 자신의 전문 업무를 수행하고, 어른으로서 타인과의 교제 방법도 터득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현실은 별로 그렇지가 않다. 직업인이 되어 아이와 같은 천진함과 순수함을 보이면 "언제나 아이처럼 군다."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이 얼마나 쓸쓸한 인생인가.-

  공감한다. 그래서 그림책을 더 열심히 보아야겠다고 느낀다. 쓸쓸한 인생일수록. 누구나의 삶에나 상처가 있고, 그림책은 좋은 치유책이 되어 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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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사냥 보림문학선 7
레이 에스페르 안데르센 지음, 매스 스태에 그림, 김경연 옮김 / 보림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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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이란 말을 들을 때마다, 그 불가해함에 전율을 느끼곤 했던 기억이 있다. 사람을 마녀라고 몰아부쳐서 결국 불태워 죽이는 일. 정말로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죽어갔다고? 하지만 그건 사실이었다. 저 멀리 유럽에서, 아주 옛날에 일어났던 일이라는 것이 위안이기는 했다. 어린 마음에. 

하기는 요즘도, 마녀사냥이 횡행한다고 안 할 수는 또 없다. 사람의 입이 모여서 누군가에게 핏대를 돋우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부터 진실은 깊숙이 가라앉고 누군가를 불태워 버려야만 끝나는 지독한 증오만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은 느낌, 자주 받는다. 조그만 집단에서부터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장소에 이르기까지. 나는 언제 어느 편에서 광기에 몸을 태워 본 적 없었던가. 

<국경 없는 의사회>라는 책을 번역할 때, 매우 선량했던 이웃집 아저씨가 이웃집 아이들의 머리에 도끼를 내리꽂는 장면이 있었다. 그는 내전 종식 후, 자신이 그때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울부짖는다. 그것이 바로 집단광기인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무형의 실체 중 가장 무서운 것이다. 집단광기가 가장 최고조로 발현되는 것이 전쟁이다. 사람의 목숨 따위에 아무도 안중 없는 길고 긴 날들. 

에스벤의 어머니는 민간요법으로 이웃의 상처를 치료해 주는 일을 즐겼다. 그러다 못 고치는 경우도 당연히, 생겼고, 죽은 아이의 부모는 그녀를 미워했다. 죽은 아이의 부모가 패악을 부린 날 그 집의 암소가 죽자, 에스벤의 어머니는 마녀로 몰렸다. 그녀는 머리를 깎이우고, 숱한 고문을 당하고, 불붙은 장작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걸 에스벤은 모두 지켜보았다.  

도대체 왜 그녀를 그렇게 몰아가야 했을까, 마을사람들은. 에스벤을 구해 준 숲 사람 한스는 그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들이 그렇게 한 것은 비겁하고 나약했기 때문이야. 그들은 힘을 갖고 있었어. 힘을 갖고 있는 사람은 언제나 나약하단다." 에스벤이 그건 옳지 않다고 하자, 그는 "세상은 옳지 않단다, 얘야."라고 대답해준다. 그저 "사람들은 모르쇠하거나 아니면 가장 강한 집단과 한 패가 되는 법이다."라고. 

사람들이 어느 부분 그렇다는 걸 어른인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물론 그렇지 않기도 하다는 것과 더불어.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을 어떻게 이해시킬지 조금 고민했다. 그저 끔찍한 이야기로만 읽히자는 건 아닌 것 같고, 집단광기를 이해시키기도 조금은 역부족인 느낌. 삶의 진실이 때로 끔찍하다는 걸 어떻게 이야기해줄까.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위원의 추천의 글에 써 있는 것처럼 우리 청소년들이 이 책을 통해 많은 걸 얻기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조금은 어둡고 난해할 수 있는 이 책이 아이들에게 그저 딱 둘만 심어주었으면 싶다. 힘 있는 사람, 더 많이 모인 집단이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 남과 다른 것은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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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를 구출하라 청소년을 위한 철학 판타지 소설 3
좌백 지음, 왕지성 그림,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감수 / 마리북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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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철학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때였던 것 같고, 그때는 탈레스와 물, 데모크리투스와 원자, 플라톤과 이데아, 베이컨과 동굴의 우상 등등을 연결하여 외는 정도였다. 대학에 들어와서는 각자 '철학의 이해' '미학의 기초' 등의 과목을 선택해 들어야 몇 마디 주울 수 있었고, <철학 에세이> 등의 유명한 책을 들춰보았지만 그 역시 모호한 망각의 세계로 들어가고 말았다. 살면서 철학자와 철학을 주워섬길 일이 많지 않으므로.

  철학이 내게 의미롭게 다가서기 시작한 것은 서른도 넘어 인생의 중반으로 접어드는 길목에서였다. 삶이 단순하지 않으며, 뜻한 대로 되지 않으며, 매우 부조리하다는 사실을 절감하는 나이에 주섬주섬 철학책들을 들어보았다는 것이다. 그때도 철학은 어려웠다.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삶을 조금은 더 깊이 이해하고 살았을까?

  그래서인지 요즘 대세는 철학 쉽게 먹이기이다. 이 책도 청소년을 겨냥해 나온 쉬운 철학 책이다. 형태는 판타지 소설이고, 상당히 유머러스하다. 지누라는 소년과 정체 모를 소녀 애지가 도서관에서 책을 뽑으면 그 책과 관련된 세계로 빠져들어가 미션을 수행한다는 골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누가 워낙 지식이 깊지 않은 평범한 소년이라서 청소년 독자가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저자가 너무 잘나서 자기 딴에는 쉽게 쓴다면서 상당히 고난이도의 지식을 다 아는 이야기로 치부해 버리고, 정작 쉽지 않게 이끌어가는 책들에게 상당히 경종이 될 듯하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면 아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읽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부담없이 슥슥 넘어가는 그야말로 이야기로 읽히면서, 중간중간 철학자들의 생각을 슬쩍 밀어넣는데 그리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다 읽고 나면 뒷부분에 이 책에 등장하는 철학자들과 그들의 철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두었기 때문에 부록만 꼼꼼히 읽어도 때문에 매우 이해도가 높아진다.

  고급스러운 느낌은 별로 없고, 내용에 못지 않게 편집이나 구성, 삽화가 그야말로 부담없다. 판타지의 얼개도 유치할 정도는 아니어서 그야말로 그냥 소설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중 1인 우리 큰아이에게 꼭 읽히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1권인 <논리의 미궁을 찾아라>도 슬쩍 찜해 둔다.

  참, 소크라테스가 왜 독배를 마셨던가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게 된 것은 내게도 큰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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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이 미끌미끌 앗,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이 106
닉 아놀드 지음, 토니 드 솔스 그림, 이충호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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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 책이 있었구나. 깜짝 놀라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그래서 유명했구나. 음! 그런데 그 유명한 앗 시리즈를 처음 접했다면 내가 너무 둔한 걸까? 그리고 뒤늦게서야 앗 시리즈를 모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 그만큼 재미있다. 저자인 닉 아놀드는 박학다식할 뿐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도 유머가 기막힌 사람일 것이다.

  <미생물이 미끌미끌>은 한 마디로 현미경을 눈에 붙이고 세상을 보게 만드는 책이다. 그래서 매우 무시무시!하다. 온 세상에 가득찬 미생물들. 미생물들. 언젠가 TV에서 미생물의 세계를 보여준 적이 있는데, 뭘 만지기가 두려워 며칠 정도 안절부절 못했던 기억이 난다. 매일 삶을 자신 없어서 행주를 쓰지 않기로 하고, 거실에서 카페트를 치워버린 것도 그때였다. 실로 세상은 거대한 미생물로 이루어져 있더란 것이다.  

  인류가 미생물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 그리 오래 전이 아니라고 들은 기억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정확히 알게 되었다. 레이우엔훅이라는 옷감 장사꾼이 현미경을 만들어서 세균을 들여보다 본 것이 처음이라고. 대략 1600년대 중후반 쯤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350여년 정도 되었다. 그 이전까지 사람들은 이유도 모른 채 무수히 죽어갔을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는 신 외에는 없는 줄 알았을테니. 어쩌면 미생물의 발견은 혁명이 아닐까 싶은. 

  미생물의 종류에는 세균, 바이러스, 원생생물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원생생물인 아메바는 세균을 잡아먹는 우주괴물같은 미생물이란다. 아베마, 들어본 이름이다. 유글레나, 짚신벌레 등도 있었지 싶은 새삼스러운 기억이 떠올랐다. 아무튼 재미있다. 그 재미를 옮길 수 없는 게 안타까울 정도다. 너무 정신 없이 웃으며 보다 보니 솔직히 그리 기억에 남는 것이 많지는 않지만, 변기 물 내릴 때 폭발하듯이 퍼져 오르는 보이지 않는 물 폭탄 속에 무수한 미생물이 있다는 사실 하나는 죽을 때까지 기억할 것 같다. 

  퀴즈 하나. 과학자들은 매분 약 5만 개나 되는 피부 조각이 우리 몸에서 떨어져 나간다고 추정한다. 그런데 남자 몸에서 떨어져 나온 피부 조각은 여자 몸에서 떨어져 나온 것보다 세균이 다섯 배가 더 많이 붙어 있다고 한다. 왜 그럴까? 답은.......남자가 여자보다 더 더럽기 때문이다. 왜 더 더러울까?.....잘 안 씻기 때문에. 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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