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친구랑 긴 통화를 했다. 서로 안부를 주고 받고 사생활까지 이야기를 하고 옛이야기를 하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수다를 떨었는데....잘 나가다 친구가 샛길로 빠지지 않았다면 정말 여기까지 좋았다....
친구가 아직도 조카딸 아끼고 사랑하고 잘 해 주는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하니 나보고 더 이상 조카딸들한테 잘 해 줄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왜" 라고 물으니 조카딸이 형부 딸이지 언니 딸은 아니라고 한다. 한 마디로 사돈댁 아이들이니 남이라고 말 하는 친구. 아무리 언니가 배 아파 낳은 조카딸이지만 형부 피를 더 많이 받은 조카딸이란다. 그러니 더 이상 잘 해 줄 필요가 없고 "정"도 줄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친구.
그렇니까 친구말은
1. 정 주지 말 것.
2. 잘 해 주지 말 것.
3. 사랑하지 말 것.
4. 남이라는 것.
희야~화가 나는구나.
만약에 친구가 자기네 조카한테 등록금 대줄 일이 생긴다면 오빠네와 언니네 중에 오빠네란다. 언니네 조카는 볼 필요도 없다고 말하는 친구. 그리고 이런 말을 똑같이 언니한테 말을 해 주어 둘 사이가 굉장히 안 좋다고 한다. 당연히 안 좋을 수 밖에. 말도 안 되는 말만 골라 가면서 하고 있으니....정말 사람 허파를 뒤집어 놓는 친구 때문에 기분 다 잡쳤다.
희야~ 왜이리 변했니?
희야~ 정말 화가 나고 서운하고 기분이 안 좋구나!
희야~예전에 순진하고 마음이 따뜻했던 나의 희가 맞는거니?
더 이상 통화를 하다가는 폭발할 것 같아 대충 말싸움하다가 다음에 통화하자고 하고는 끊었다. 조카딸들에게 외가가 없어서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줄 뻔히 아는 친구가 이런 말 하니 솔직히 많이 놀랐다. 그리고 나와 언니가 외롭게 자란 걸 뻔히 아는 친구가....
20년이 넘은 절친한 친구인데 변해도 너무 변해 버린 것이다.
어제 일로 기분이 안 좋았는데 오늘 차를 타고 가다가 사슴 네마리를 보았다. 두 마리는 어리게 보였고 두 마리는 부모인 것 같았다. 아직 겨울철이라 그런지 털 색깔이 회색이고 꼬리만 흰색이이었다. 그리고 무리를 지어 다니는 메추리도 보았고 하늘을 날고 있는 매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