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태양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춘이라는 무한한 가능성, 그 믿음을 잃지 않기를!

탄탄한 서사와 촘촘한 문장으로 끝까지 몰입도를 잃지 않는 단단한 성장소설!

 

 

 

  울산의 장생포에 가면 고래박물관이 있다. 그곳에는 한때 장생포에서 고래를 포획하는 포경 사업이 활발했던 시절의 흔적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다. 장생포는 고래 포획이 금지된 1986년까지 고래잡이 기지 역할을 했던 곳이다. 지금도 여전히 고래 고기를 판매한다는 상가가 간간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바로 보이는 조선소 크레인의 압도적인 크기를 마주할 때면 울산이라는 도시를 떠받치고 있는 과거와 현재가 한 곳에서 기묘하게 얽혀있는 느낌이 든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동해의 항구 도시 강주 역시 한때는 고래잡이 사업으로 활기를 띄었던 곳이다. 강주의 포경업은 60년대 중흥기를 거쳐 70년대에 절정기를 맞이한 뒤에 조금씩 쇠퇴했다. 국제포경위원회가 고래를 포획하면 연간 30만 톤에 달하는 명태 쿼터를 줄인다고 경고하자 상업 포경이 전면적으로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선주들은 정부에 포경선을 팔거나 원양어업과 저인망어업으로 전환하는 수밖에 없었다. 도시가 활기를 잃자 홍등가의 여자들은 짐을 쌌고, 갑자기 일자리를 잃은 포경 업체 사람들은 무기력증에 빠져들었다. 강주 북항 대부분의 땅과 선박을 소유한 대선주의 외손자인 동찬 역시 하나 남은 해동포경의 마지막 남은 포경선이 아버지와 함께 침몰하면서 수대에 걸쳐 누린 영화가 마침내 끝이 났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어느 날, 집안의 살림을 돌보는 교동댁이 담장 밑에 목이 잘린 고양이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아버지의 포경선을 탔다가 목숨을 잃은 선원의 가족들이 동찬과 그의 어머니에게 적의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들은 노골적으로 동찬을 괴롭히고, 보상금을 더 내놓으라며 선원의 가족들이 몰려와 시시때때로 행패를 부린다. 바로 그 때, 한 남자가 나타나 사태를 수습한다. 그의 이름은 강태호, 폭력 조직의 보스이며 사람을 죽여 감옥까지 다녀온 이력도 있지만 강주 일대의 조직을 점거하고 번듯한 사업을 하겠다는 구실로 수산 회사를 설립하여 지역 기관장과 유지들까지 자신의 편으로 만든 자다. 동찬의 시선에서 강태호는 교활한 야심가에 자신의 어머니까지 꿰어내 차지한 파렴치한으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포경 금지 원년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던 북항은 언제 그랬냐는 듯 그로 인해 다시 활기를 띤다. 특히 그가 계획한 뱃고놀이축제는 작열하는 태양 아래 구릿빛 상체를 드러낸 500명의 청년들이 상대의 깃발을 빼앗기 위해 충돌하는 진풍경으로 외지에서도 화제가 되어 지역의 대축제로 자리 잡는다. 과연 강태호는 포경 금지로 침체한 북항을 회생시키기 위해 축제를 만든 걸까. 아니면 폭락한 부동산 가격을 올리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폭력과 살인으로 점철된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일까. 아버지를 잃은 후 깊은 상실감에 빠져 있던 동찬은 냉랭하게 돌변해버린 어머니의 태도와 강태호에 대한 적개심으로 도무지 마음을 가누지 못한다.

 

 

 

북항 사람들은 나에게 친절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돌변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 웅덩이처럼 우리 집안이 처한 현실이 낱낱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해동포경의 마지막 남은 포경선이 침몰하자 수대에 걸쳐 영화를 누리던 집안이 완전히 끝났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오랫동안 북항을 내려다보는 서양식 저택은 그들에게 있어 풍요의 상징이었다. 사람들은 언덕 위의 삶을 동경했고 때로는 시기했다. 그들이 내게 턱없는 호의를 보인 건 바로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젠 그럴 이유가 없었다. 그들이 한때 동경했던 우리의 삶이 자신들과 다를 게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 29p

 

 

축제의 성공으로 상황이 변하자 포경 금지 때문에 북항을 떠났던 주민들이 하나둘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축제를 통해 얻은 성과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뱃고놀이는 트로트 가수들을 불러 노래를 듣는 수동적인 축제가 아니었다. 준비부터 시합까지 1,000여 명의 주민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참여하는 능동적인 축제였다. 따라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얻은 연대와 성취감이 가장 큰 결실이었다. / 61p

 

 

난 이 축제를 볼 때마다 카니발리즘이란 단어가 생각나.”

그게 뭔데?”

오상윤이 금속 안경을 밀어 올리고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같은 종끼리 서로 공격하거나 잡아먹는 행위.”

()

이 야만적인 축제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

뭔데?”

피를 볼 수 있기 때문이야.” / 92p

 

 

 




 

 

 

 

  이후 동찬은 강태호를 무너뜨릴만한 야심찬 계획을 세우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자기 이름으로 책을 내겠다는 윤주, 실현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고교 폭력클럽을 평정하겠다는 변태석, 서울대 의대 수석을 목표로 공부에 매진한 오상윤까지 목표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친구들과 달리 자신은 아무런 목표가 없이 방황한다. 그리고 과거에 묻어두었던, 특히 강태호에 관한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자신의 누구이고,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불확실한 현실에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운명의 뱃고놀이 축제날은 찾아오고, 무너뜨릴 수 없을 것 같던 류재열을 상대하는 법을 터득해가면서 더 이상 상처 안에 머물러만 있을 게 아니라 어쨌든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소설의 말미에서 세상은 여전히 규정할 수 없다. 선과 악이 바뀌었고 옳고 그름이 뒤섞여 있다. 나는 매일 싸운다. 나태와 탐욕, 시기와 질투처럼 내가 싸워야 할 대상은 끝없이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려운 건 욕망이다. 여전히 전적은 승리보다 패배가 많다. 늘 좌절하고 절망한다. 그런데도 나는 싸움을 멈출 수 없다고 되뇌는 그의 목소리는 진한 울림을 준다.

 

 

 

비록 방식은 달랐지만, 윤주 역시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그 상대는 바로 자신이었다. 어쩌면 자신이 쓰고 있는 이야기 자체일 수도 있었다. 자신과 싸워 이겨야만 지금의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었다. / 136p

 

 

먼바다에서 고래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미의 품을 떠나는 새끼 고래의 울음소리였다. 이제 새끼 고래는 죽는 날까지 어미를 만날 수 없었다. 홀로 살아가야 하는 고래의 두려움은 미지의 세계가 아니라 광대한 바다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불확실함이었다. / 162p

 

 

저 개미들이 보는 세상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아마도 이 강이 전부일 거다. 개미의 눈에 비친 강은 거대한 세계이며 동시에 우주인 셈이지. 그런데 과연 이 강이 세상 전부일까. 우리가 알듯 이 강은 세상의 극히 작은 일부다. 지금 너희들 눈에 비친 세상도 개미의 그것과 똑같다. 그렇다면 강의 길이와 넓이를 온전하게 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제방으로 올라와야 한다. 어쩌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강의 시작과 끝을 확인할 수 있을 거다. 넌 이제 곧 어디에서 세상을 볼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 271p

 

 

 



 

 

 

 

  이렇듯 8월의 태양은 항구 도시인 강주를 배경으로 저마다 상처를 입은 청춘들이 마음속의 두려움으로부터 한 발짝 나아가는 성장통을 담은 소설이다. 탄탄한 서사를 바탕으로 방황하는 청춘들의 내적 갈등을 치밀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몰입도가 상당하다. 특히 촘촘하게 직조된 문장은 이 소설에서 단연 압권이다. 동찬과 그의 친구들이 그러했듯, 찬란한 8월의 태양을 지나오고 있을 이 땅의 모든 청춘들이 저마다의 리버 블로우를 단련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

 

 

 

우린 왜 이렇게 승부에 집착하는 거죠?”

승자가 모든 부와 명예를 독식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모든 복서의 꿈은 챔피언이야. 더 오를 곳 없는 정상에 서는 게 모든 스포츠의 목표지. 패자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아. 사람들은 오로지 승자만을 기억해. 그건 우리가 살아가도 세상도 마찬가지야. 아무도 삶의 패자를 위로하지 않아. 오직 승자만을 추앙할 뿐이지.”

나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질문을 던졌다.

나 같은 사람이 월등하게 강한 상대를 쓰러뜨릴 방법이 있나요?”

있어. 그래서 복싱이 재밌는 운동인 거야.”

그게 뭔가요?”

리버 블로우.” / 287p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복숭아 통조림
사쿠라 모모코 지음, 권남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절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읽지 마세요, 미리 경고합니다!

웃기다가도 짠하고 유쾌하다가도 서글픈 우리 모두의 이야기!

 

 

 

  『복숭아 통조림은 일본에서 일명 국민 애니메이션으로 통하는 마루코는 아홉 살의 작가 사쿠라 모모코의 에세이다. 학교, 가족, 직장 등 소소하기 이를 데 없는 일상의 이야기들이지만, 유쾌하고 엉뚱하며 때로는 짠내가 풀풀 풍기는 에피소드들이 마치 한 편의 시트콤처럼 펼쳐진다. 때문에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분들에게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절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읽어서는 안 된다고. 방심하다가 푹, 하고 터지고 마는 나의 웃음에 번번이 민망해지고 말테니까.

 

 

 

무좀이란 아저씨들의 지병으로 한번 걸리면 축축해진 발에서 심한 악취가 나며, 그 사람이 신은 신발과 양말은 가족 사이에 오물로 취급되는 무서운 병이다. / ‘기적의 무좀 치료중에서 10p

 

 

 

  첫 에피소드는 내 나이 열여섯 살의 여름, 어쩌자고 그런 엄청난 병에 걸리고 말았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작은 물집 같아서 , 벌레한테 물렸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동안에 발등의 피부를 양분 삼아 쑥쑥 자라고 있던 바로 그것은, 무좀균이다. 열여섯이라는 나이에 무좀이라니, 아니나 다를까 소문은 온 가족에게 퍼져 , 무좀녀, 큰일 났네하고 놀림을 당한다. 심지어 아빠는 축축한 자기 발보다 더욱더 혐오스러운 발이 등장한 사실이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른다. 더 짜증나는 건 냉혹하기 짝이 없는 나치 사령관 같은 얼굴로 화장실 슬리퍼 신지 마라, 방에 맨발로 다니지 마라 등등 10초 만에 규칙을 몇 개나 만들어버리는 언니다. 졸지에 무좀녀가 되어버린 는 다음 날부터 하루의 70퍼센트 이상의 시간을 무좀 연구에 투자한다.

 

 

 

  첫 에피소드는 이렇게 열여섯의 소녀에게는 다소 치명적인 질병, 무좀을 없애기 위한 고군분투기를 다루고 있다. 표백제를 넣은 뜨거운 물에 발을 담갔는데 효과가 있었다더라는 말에 실험해보고, 발 각질 제거용 경석으로 피가 보일락 말락 할 때까지 환부를 문지른 다음 시판 무좀약을 섞어서 발라도 보고, 책상 스탠드의 100와트 백열등을 환부에 바싹 대고 극한의 열기와 싸우기도 하면서 온갖 황당한 치료법을 시도해본다. 그러는 사이 마침내 언니도 무좀균을 옮게 되었으니, 마음속으로 언니의 무좀이 낫지 않기를 빌어도 본다. , 너도 당해봐라 이런 심리가 아닐까.

 

 

 



 

 

 

 

  무좀에 관한 에피소드 외에도 황당무계한 일들은 계속 펼쳐진다. 누구나 그렇듯 이런 물건 괜히 샀어라고 후회하는 물건이 꼭 있기 마련이다. 새벽 무렵에 타이머를 해두고 렘수면이 시작되면 베개가 영어 단어를 말하기 시작하여 잠을 자면서도 영어 단어를 암기할 수 있다는 수면학습 베개를 구입한 게 문제였다. 그녀는 엄마에게선 자면서 암기가 된다면 너는 매일 수업 시간에 졸고 있으니 시험 치면 만점 받겠네.”하고 욕을 먹고, 언니에게선 새벽에 울려 퍼지는 베개의 속삭임에 잠을 자지 못했다며 민폐라는 소리를 듣는다. 이래서야 가족들로부터 거 봐, 노력하지 않고 암기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바보야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베개의 체면을 위해, 오직 베개의 힘만을 이용해 암기한 척 하기 위해 가족 몰래 단어를 백 번씩 쓰며 외웠다는 후문이 있다나 뭐라나. 고백하자면 나도 그녀처럼 물건을 사놓고 쓸 데 없이 데 돈을 썼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열심히 사용하는 척 한 게 한 두 번이 아니라서 씁쓸하게 웃음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최종적으로 남자 팬티를 널어놓으면 변태가 접근하지 않을 거야라는 결론에 이르러, 나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빠 팬티를 보내줬다. 아빠의 엉덩이에 깔려 방귀를 참고 견딘 이 팬티가 여차할 때 나를 지켜줄 거라는 생각에, 난 내 생명의 무게가 100그램 정도밖에 안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 ‘공포와의 직면중에서 75p

 

 

 

  책에는 밑도 끝도 없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야기도 실려 있다. 어느 날 지금 엄청난 똥을 쌌는데 얘기 좀 들어줘하고 친구로부터 걸려온 전화의 내용이란 게 나오고, 나오고, 또 나오고, 그것도 끊어지지 않고 길게 이어지더니 그 높이가 50센티미터가 되었다는 이야기, 3년 전에 친구가 군고구마 주스라는 캔 주스를 샀는데 심지어 탄산이 들어간 것도 있더라는 이야기(영양가도 없고 맛도 없을 것 같은데 대체 누구보고 마시라고 개발하는 건지 개발 회사에 물어보고 싶어지는 이야기), 야오야마의 카페에서 남자친구와 이별이라도 할 듯한 심각한 분위기였는데 옆테이블의 샐러리맨이 소변을 보러 다녀왔다가 제 팬티의 얼룩 말인데요. 연한 노란색이었지 뭡니까하며 싹싹하게 말하는 소리에 이별이고 뭐고 헤어지지 않고 결혼까지 했다는 이야기까지. 참으로 황당한 이야기들의 연속이긴 한데 그러면서 남긴 그녀의 마지막 글귀가 뜻밖에도 마음을 붙든다. “한창 그 상황에 있을 때는 영문을 알 수 없는 일도 인생을 통해서 보면 뭔가의 의도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설령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는 것이라고 해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사실만큼 공부가 되는 것도 없다.” 그래, 세상엔 이유 없는 이유는 없는 법이지.

 

 

 

그러나 그 친구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그녀의 대장 안에서 50센티미터나 되는 변이 보관돼 있었다는 게 경이롭다. 과연 사람의 몸은 얼마만큼의 똥을 수납할 수 있을까. 또 사람은 일생 중 얼마만큼의 똥을 배설할까.

그녀가 던진 50센티미터의 파문은 내게 줄줄이 의문을 불러일으켜서 한가할 때에는 그것만 생각할 정도로 마음속에 큰 존재가 돼 남아 있다. /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야기중에서 135p

 

 

캔에는 군고구마 그림이 그려져 있고, 탄산이 들어간 것과 들어가지 않은 것 두 종류가 있었다고 한다. 친구는 둘 다 사서 먼저 탄산이 없는 쪽부터 마셨다.

그건 그야말로 군고구마 맛으로, 그 맛이 액체가 돼서 목구멍을 따라 흐르다 위장에 안착했단다. 천천히 마시면 군고구마의 탄 맛까지 느껴질 정도라고 했다.

그러나 액체 군고구마를 마신 느낌은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마신 사람밖에 모르는 참맛이라는 게 있는 걸까. /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야기중에서 139p

 

 

 



 

 

 

 

  시답지 않아 보이는 이야기 속에서도 삐딱한 세상에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일화들도 있기에 이 책은 마냥 가볍지 않다. 한심한 기사들로 점철된 주간지들, 모호한 근거에 제멋대로 창작된 기사에 마음이 상한 적이 있었던 그녀는 이렇게 촌철살인 같은 경고를 남긴다. “모호한 근거로 억지로 창작한 기사는 방귀와 닮았다. 실체가 없는데 악취가 난다. 방귀를 뀐 사람은 시원할지 모르지만 냄새를 맡은 사람은 얼마나 민폐인지 한번 자기 항문과 콧구멍에 호스를 연결해서 그 가스를 단숨에 맡아보길 바란다. 또 수학여행이라든지 합숙훈련이라든지 단체 생활을 하다보면 강요 아닌 강요의 형태로 목적도, 의미도 알 수 없는 일에 무조건 따라야만 현실에 부당한 시선을 던지기도 한다.

 

 

 

학교뿐만 아니라 집단이란 무언가의 억압이 있다. ‘이렇게 하라라고 시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싫든 말든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건가하고 포기한 채 시간은 흘러간다.

급식을 다 먹지 못해서 방과 후에 울면서 먹는 학생이 있었다.

학교 급식에 싫어하는 것이 나와도 먹어야 하는 건 어째서인가. 선생님은 어째서 화를 내는가. 어른들은 싫어하는 음식을 먹지 않아도 잘살고 있지 않은가. 어린이도 좋아하는 게 있고 싫어하는 게 있다. 어른이 되면 먹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어째서 지금 이걸 야단맞으면서까지 먹어야 하는 건가. / ‘무의미한 합숙 편 그 후의 이야기중에서 205p

 

 

 

  이 책을 읽으며 유일하게 아쉬운 게 있다면 사쿠라 모모코가 고인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아쉬운 대로 이 책과 함께 시리즈로 나온 원숭이의 의자, 도미 한 마리를 읽어보는 수밖에. 그나저나 내가 이야기를 놓친 게 있었던가. 제목이 왜복숭아 통조림인 건지, 누가 대답 좀 해줬음 좋겠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의 품격 - 착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
양원근 지음 / 성안당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안의 선의지와 다른 이들의 가슴속에 숨은 선의지를 응원하는 책!

선의지의 가치를 믿을 때 부는 진정한 품격을 지닐 수 있다!

 

 

 

  『부의 품격은 출판 에이전시를 운영하며 왕성하게 활동한 출판기획 전문가이자 경영자로서 20여 년 동안 쌓아온 저자의 내공과 철학을 담은 자기계발서다. 기획에서부터 마케팅, 서비스, 자기계발, 사람과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출판 산업을 넘어 여러 기업에서 적용 가능한 브랜딩 방법과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여 불황의 늪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성공 노하우를 전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그의 경영 원칙의 바탕에 있는 선의지(善意志)’라는 개념을 통해 회사는 물론 개인의 삶 나아가 사회 전체가 반드시 기본으로 삼아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해봄으로써 모두가 꿈꾸는 행복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

 

 

 

선의지는 모두에게 유익한 결과를 안겨 준다

 

 

  저자가 강조하는 선의지란 과연 무엇일까? 칸트의 윤리형이상학 정초에 따르면 선의지는 사람을 사랍답게 만들어주는 가장 보석 같은 마음이라고 한다. 그는 나 자신이든 다른 사람이든 인간을 단순한 수단으로 다루지 마라. 인간은 언제나 목적으로 다루도록 하라.”고 함으로써 사람 그 자체의 가치를 바라보고 존중하는 마음을 강조했다. , “유용성이니 무익함이니 하는 것은 이 가치에 아무것도 증감시킬 수 없다. 그런 것은 말하자면 단지 포장 같은 것이어서 내가 선의지로 상대를 도우면 상대가 잘되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속한 세상이 더욱 좋아진다고 생각했다. 이에 저자는 하루하루가 팍팍하고, 선함과 착함이 때로는 호구가 되기도 하는 시대에서 살아남고 싶고, 성공하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다면 나만을 위한 손익 계산, 아집을 과감하게 치워 버리고 선의지의 가치를 실현하자고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책 부의 품격은 착하게 살면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 다른 이들까지 끌어 주며 다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선의지의 의미를 전달하고 이를 실천하는 방법들을 여러 장에 걸쳐 제시한다.

 

 

 

  선의지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코즈 마케팅이다. 하버드 대학교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제시한 공유 가치 창출 전략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소비자들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 기업이 수익금 일부를 환경 보호, 빈곤 국가의 위생과 보건, 소년 소녀 가장, 난민 문제 등 공익적인 이슈를 위해 기부하는 것이다. 실제 2011년 코카콜라는 북극곰을 살리기 위해 캔에 새겨진 코드를 문자 메시지로 전송하면 1달러를 기부할 수 있게 함으로써 총 300만 달러를 북극곰과 서식지를 보호하는 데 사용했다. 미국의 기업가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신발이 한 켤레 팔릴 때마다 신발이 없는 여러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One for One’ 철학을 실천한 바 있다. 계단을 닦는 CEO를 쓴 임희성 작가 역시 인세의 일부를 미혼모를 돕는 데 사용해 달라며 기부한 적 있다. 이렇듯 코즈 마케팅의 성공 사례를 보면 소비자들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회사의 선한 의도와 진정성에 마음을 기우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소비자의 감성과 선의를 자극함으로써 소비자가 선한 일에 동참한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또 선의지는 나보다 상대를 바라보는 마음이다. , 마케팅에 있어서 상대가 원하는 것을 읽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저자는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욕구 혹은 상대의 목표가 나의 목표라고 인식하고 이를 위해 상대의 목표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다음으로 나는 매일무엇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실행 계획을 세우고 그러는 과정 속에서 장애물을 만날 때는 왜 만났는지, 극복 방법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짚어 가라고 말한다.

 

 

 

내 입장보다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내 실수를 부정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철저하게 책임질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상대방의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꼬인 관계를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되어 준다. 특히 나에게 금전적인 손해가 있는데도 기꺼이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을 다했을 때 상대는 나의 선의지와 진정성을 믿을 수 있고, 비로소 나를 존중하게 된다. 그렇기에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 47p

 

 

선의가 있다고 우리의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목표를 정확히 이해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워야 하며,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극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선의보다 실행 의지가 담긴 선의지가 더 중요하다. / 69p

 

 

 




 

 

 

 

  이 외에도 책에서는 좋은 상품을 만들고 잘 파는 방법들을 실제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를 테면 소비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파악하고 이를 상품명디자인에 반영하는 법, 소비자를 설득할 때는 경험담에 디테일한 정보를 더하고 거기에 상품에 대한 자신감과 감성을 적절하게 조화시켜야 한다는 것, 회사와 CEO의 이미지 그리고 영업자와 마케터가 어떤 모습으로 대중에게 보이고 있는지 점검하고 가식이나 위장이 아닌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다가갈 것을 권한다. 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약점을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가진 강점에 먼저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 끝으로 글쓰기, 독서, 책쓰기, 철학 공부 등의 습관을 통해 자신을 알고 평생 배워나가는 습관을 길러볼 것을 독려한다.

 

 

 

상품을 만들고 파는 이들은 내 상품에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요소가 있는지, 그것 외에도 소비자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요소가 있는지를 찾아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상품을 이용했는데도, 책을 읽었는데도 아무것도 인상적이지 않고 이거에 남는 게 없다면 시간, 에너지, 비용 모두 아깝지 않을까?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면 좋은 상품이 아니다. 좋은 상품은 우리 기억에 반드시 무엇인가를 남긴다. 단 하나라도. / 123p

 

 

기승전결 설득법

  • 기 : 경험담으로 시작하기
  • 승 : 상품에 대한 기본 정보 제공하기
  • 전 : 상품과 만든 이(책이라면 작가, 일반 상품이라면 CEO/회사)에 대한 매혹적인 정보 제공하기
  • 결 : 상대방의 마음을 뒤흔드는 가장 결정적인 정보 제공하기 / 130p

 

 

조바심의 어원을 보면 조의 이삭을 떨어뜨려 좁쌀을 만드는 일이라고 한다(‘바심은 우리말로 곡식 이삭을 떨어서 낟알을 거두는 일을 뜻한다). 조의 이삭은 질겨서 아무리 비비고 털어 내도 잘 떨어지지 않아서 이 작업을 하다 보면 마음이 초조하고 조마조마해진다. 어원만 봐도 조바심이란 이겨 내기가 쉽지 않은 감정임을 알 수 있다. 내가 투자한 것이 많을수록, 내 노력이 클수록 더 그렇다. / 158p

 

 

 



 

 

 

 

  저자는 선의지가 사람의 본능이라고 믿어서, 선의지를 가진 이들이 부디 고단한 현실에 무너지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면서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F. 케네디가 우리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꿈꿀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라고 했듯, 내 안의 선의지와 다른 이들의 가슴속에 숨은 선의지를 응원한다. 부의 크기에만 집착할 뿐 그 안에 내재된 가치와 품격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청년 기업가들에게 훌륭한 귀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등 공부는 문해력이 전부다 - 내 아이를 바꾸는 문해력 완성 3단계 프로젝트
김기용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는 문해력이 좌우한다!

우리 아이의 문해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각종 노하우를 담은 초등공부법!

 

 

  며칠 전, tvN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요즘 학생들이 예전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서울대 교육학과 신종호 교수는 문해력이 떨어진다고 답한 바 있다. 단순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읽은 것을 다른 것과 연계시키는 능력, 중요한 정보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능력, 정보들을 연결해 자신의 아이디어로 만드는 능력을 문해력이라 하는데, 지금의 학생들은 이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방영된 EBS 프로그램 <당신의 문해력>에서도 심각해진 한국인의 문해력 수준을 비롯해 글을 읽어도 이해를 하지 못해 포기해버리는 학생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한 적 있다. 문제는 문해력의 차이로 인해 아이들의 학습 격차 역시 해마다 커지리라는 사실이며, 한번 뒤쳐진 아이들은 따라잡을 수 없어서 힘들어지고 결국에는 자신감과 자존감마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두 아이의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부분이다.

 

 

 

삶의 높이와 크기를 완성하는 능력, 문해력

 

 

  『초등 공부는 문해력이 전부다의 저자인 김기용 교사 또한 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열심히 공부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 아이들의 중요한 한 가지 공통점은 바로 문해력이 또래에 비해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아이들의 수업 이해도 및 평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문해력은 모든 학습에 있어서 필수조건이다. 뿐만 아니라 문해력은 아이들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친구들과의 관계에 있어 의사소통, 의견 전달하기, 문제 상황에 대처하기, 계획 세우기, 해결책 제시하기, 자신감에 이르기까지 삶의 많은 영역과 관련이 있는 까닭이다. 초등학교 시기 때부터 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문해력은 이해력과 달리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것이 아니어서 독서, 글쓰기, 문제 풀이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길러내야만 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책에서는 어휘 익히기, 글쓰기, 읽고 이해하고 적용하여 문해력을 완성시키고 이를 습관으로 정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단계별로 소개하고자 한다.

 

 

 

  문해력을 키우는 첫 번째 단계는 문해력의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어휘력 키우기다. 올바른 어휘 공부는 올바른 독서에서 시작된다. 이에 저자는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처럼, 목표가 있는 과녁 독서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 테면 반복되는 단어 찾기, 중요 단어 노트에 정리하기, 육하원칙으로 책 읽기, 숨겨진 의미 추측하기, 옳고 그름 판단하기, 나와 관련 짓기와 같은 여섯 가지 실천법을 통해 책으로 하여금 깊은 사고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외에도 전래동화나 어린이 신문 기사를 통해 관용적 표현 배우기, 한자어 공부, 어휘력을 기르는 5가지 습관, 아이와 놀면서 어휘를 배우는 법 등으로 다양하면서 우리 아이와 함께 실천 가능한 어휘력 향상법을 일러준다.

 

 

 

1학년은 아직 읽기 능력이 완벽하지 않아 정확하게 읽지 못하거나 의미군 별로 끊어 읽기를 하지 못 할 때도 있습니다. 이때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기보다는 부모가 먼저 소리 내어 읽고 아이가 따라 읽게 해 보세요. 중요한 내용이나 사건은 강조해서 읽어도 좋습니다. 소리 내어 읽기는 아이들의 집중력 향상과 흥미 유발에 도움을 줍니다. 특히 소리 내어 읽기를 많이 연습한 아이들은 문장의 구조를 파악하는 능력과 이해력이 높아집니다.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수업시간에 발표할 때도 도움이 되죠. / 39p

 

 

아이들의 어휘력을 키우고 싶다면 해당 어휘가 포함된 문장을 통으로 외우는 방법이 좋습니다. 어휘는 쓰임에 따라 뜻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문장에서 어휘는 일반적으로 같은 뜻으로 쓰입니다. 따라서 모르는 문장은 읽기와 외우기를 반복적으로 하며 습관화해 보세요. 노트를 하루 한 줄씩 써 보는 활동도 도움이 됩니다. 한 가지 더 해 본다면, 국어사전과 친해지는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국어사전을 집어 들고 여러 가지 뜻을 직접 찾아보며 예문을 읽어 보세요.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단어는 따로 정리하면 좋습니다. / 56p

 

 

만일 독서의 목표를 책에 대한 흥미로 둔다면, 책을 읽을 때 다음과 같이 아이에게 미션 한 가지씩을 정해 주세요.

  • 저학년: 글쓴이의 행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써 보기, 등장인물 이름 외워 보기,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 찾아보기, 기억에 남는 장면 그리기, 역할극 하기 등
  • 고학년: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기, 등장인물에게 배울 점 쓰기, 순서대로 사건 배열하기, 책 소개 포스터 만들기,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 3개 뽑아 쓰기 등 / 62p

 

 

 




 

 

 

 

  문해력을 키우는 두 번째 단계는 글쓰기다. 어휘, 독해 등으로 탄탄한 기초를 세운다면 글쓰기 더해야 비로소 완성된다. 글쓰기를 잘 하려면 일단 책 읽기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책을 읽거나 신문을 보는 등 글에 익숙해지길 기다린 후, 명확한 소재를 가지고 글을 쓸 수 있도록 천천해 지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저자는 아이들이 글쓰기는 재미있고 쉬운 거였구나하고 느낄 수 있도록 부담스럽지 않게, 재미있게 접근할 것을 조언한다. 이를 위해 책에서는 책의 문장을 활용한 글쓰기, 테마 일기 쓰기, 생각을 확장하는 거미줄 글쓰기 등을 알려준다.

 

 

 

  일곱 살의 아들을 둔 나의 경우 일주일에 네 번은 꼭 한 문장 일기 쓰기를 실천하고 있다. 한 문장은 아이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 데다 여러 생각을 한 문장으로 축약해 표현하는 것도 글쓰기에 있어서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띄어쓰기도 함께 익히고, 짧았던 문장에 점점 살을 붙이는 연습을 함으로써 저절로 표현력까지 길러지는 효과가 있어 주변에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여기에 월요일에는 독서 일기, 화요일에는 관심 분야 소개하기, 수요일에는 교과 일기, 목요일에는 관찰 일기를 쓰기와 같이 책에서 소개하는 테마 일기 쓰는 법을 차츰 적용해본다면 문해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간혹 아이들의 글을 읽다가 틀렸거나 어색한 부분을 빨간펜으로 첨삭할 때가 있기도 하지만 이는 아이들의 글쓰기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는 자신이 만들어 낸 하나의 작품입니다. 열심히 쓴 내용이 빨간펜으로 수정되면 속상하지 않을까요? 주제에 벗어난 내용이라면 첨삭보다는 같이 새로운 글쓰기를 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때 아이가 쓴 내용에 대해서는 꼭 공감해 주세요. 맞춤법은 글쓰기와 별도로 지도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글쓰기 활동에는 쓴 내용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 120p

 

 

 




 

 

 

 

  마지막으로 자존감을 통한 문해력 기르기, 문해력을 기르는 공부 습관, 읽고 이해하고 적용하기 등으로 문해력을 완성할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한다. 저자는 문해력은 자존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책을 읽을 때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모르는 문장과 문단이 있어도 도전적으로 읽지만 반대로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새로운 도전에 큰 부담감을 느낀다고 한다. 모르는 내용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피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에 대한 믿음을 갖고, 아이의 자율성을 길러주며 작은 성취감을 통해 무엇보다 아이의 자존감이 단단해질 수 있도록 지도해줄 것을 조언한다. 단순히 말하고 읽고 쓰는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교육의 바탕은 아이의 자존감이며 그것이 저절로 문해력과 이어진다는 사실을 꼭 잊지 말아야 하겠다.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으며 올바르게 이해하는 법을 터득할 수도 있지만 그건 쉽지 않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책 읽기에 함께할 수 없다면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뚜렷한 목표를 제공해 보세요. 책을 읽고 난 후 글의 주제와 내용, 구조 파악과 관련된 독후활동은 꼭 있어야 합니다. 아이의 경험과 관련 짓기,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그린 그림으로 이야기꽃 피우기, 등장인문과 인터뷰하기, ‘내가 만약 OO이라면활동하기, 뒷이야기 상상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책의 주제, 내용, 구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 191p

 

 

아이에게 가장 좋다고 알려진 양육법이 있습니다. 우선,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모두 들어줍니다. 들어주긴 하되 모두 허락하지는 않습니다. 바로 명확한 규칙이 있기 때문이죠. 방임과는 다릅니다. 방임은 규칙 없이 아이가 하는 모든 것을 들어줍니다. 아이가 응석받이나 학습부진아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양육법입니다. () 따라서 명확한 규칙을 토대로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모두 수용해 주세요. 명확한 규칙을 따르며 자란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잘 적응하고, 친구들과 규칙을 정해 놀 때도 잘 따릅니다. / 43p

 

 

비폭력 대화는 상대방에 대한 평가를 배제합니다. 잘잘못을 가리기보다는 관찰한 내용 그대로를 내 감정과 함께 표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상대방에 대한 부탁을 함께 말합니다.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부탁하며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폭력 대화법을 통해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개선되었다는 사례를 종종 듣습니다. 쉽진 않지만 사실과 감정만 전달한다라는 원칙만 잘 지켜도 우리 아이의 자율성은 더욱 길러집니다. / 173p

 

 

 

  이렇듯 초등 공부는 문해력이 전부다12년 차 현직 초등교사의 노하우가 담긴 초등 교육서로, 문해력 향상에 있어 실천 가능하며 활용도가 높은 방법들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참고해 볼 만한 책이다. 아이의 수준과 학년에 맞는 학습 방법을 제시하고 부록으로 교과서에 나오는 도서 목록도 함께 제공하고 있으니 초등학생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기를 추천 드린다. 비록 초등 교육서라는 책의 특성상 편집상의 실수로 짐작되는 문제들이 눈에 띄어서 아쉬운 점은 있지만, 우리 아이의 교육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어 유용한 독서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 - ADHD, 아스퍼거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 가이드
데보라 레버 지음, 이로미 옮김 / 수오서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의 부모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함께 공유해야 할 책!

나의 교육관과 양육방식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

 

 

 

 

 

  첫째 아이와 같은 어린이집을 보내기로 했다던 이웃집 아이 엄마가 갑자기 내게 어린이집 체육복을 내밀었다. 아무래도 다른 어린이집으로 알아봐야 할 것 같다며, 이미 구입한 체육복이 아까우니 내 아이에게 입히라고 준 것이었다. 이미 두 번이나 어린이집을 바꾼 걸로 알고 있던 나로서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언니, 사실 우리 애가 다른 애들과는 좀 달라서…….” 말을 줄이는 아이 엄마의 표정에서 나는 어렴풋하게 곤란함을 느낄 수 있었다. 더 이상 묻지 않고 어디 다른 데 알아본 곳은 있느냐고 물었더니 신경 장애 전담 영유아 어린이집이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보내볼까 한다고 대답했다. 진즉에 알았더라면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고 푸념하기도 했다. 아이의 사정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는 것조차 매번 번거롭고 힘들었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가장 힘든 건 아이가 아니었을까.

 

 

 

  ADHD, 아스퍼거 증후군, 학습장애, 불안장애 등 오늘날 5명 중 1명의 아이가 각종 신경다양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에 대한 이해도와 시스템이 현저히 부족하다. 진단을 받고 아이들에게 맞는 교육 기관을 찾기까지 너무 많은 역할과 책임이 부모에게 치우쳐져 있다. “비전형적인 자녀를 둔 것은 간혹 낙관적인 태도로 긍정할 수 있지만 이와 함께 떼려야 뗄 수 없는 감정은 거부당한 느낌, 공포, 운명과의 투쟁, 고립, 우울입니다던 리타 아이헨슈타인의 말처럼, 그런 과정 속에서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의 부모는 소외당하거나 비정상이라는 낙인에 철저히 내몰리게 된다.

 

 

 

  양육 활동가이자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의 저자인 데보라 레버 역시 ADHD, 자폐 스텍트럼 장애 진단을 받은 아들 애셔를 키우고 있는 엄마다. 그녀도 아들이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서 소위 부적응 아이, 문제 아이로 불리며 교사와 학교로부터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해 여러 번 전학을 다니고, ‘실패한 부모라는 생각에 자괴감을 느끼며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그러는 동안에 아이 마저 네가 잘못했다’, ‘예의가 없어’, 심지어 정말 못됐구나와 같은 비난의 메시지를 너무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아야 했다. 이렇듯 신경학적 다름결핍으로 평가받는 현실 앞에서 그녀는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의 부모들이 고립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아이의 진단명이 아닌 아이가 타고난 대로 인정받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찾아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일반적이거나 정상적이라는 틀에 맞춰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아닌,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그들을 돕는 방법을 제시하려 한다.

 

 

 

당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양육의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라

 

 

  본격적으로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양육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일단 우리는 ADHD를 비롯해 각종 신경증에 관한 정보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정확히 어떤 증상을 보이고 있는지 제대로 판단하고 진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ADHD의 경우, 과잉행동 외에 여러 가지 부정적인 성향이 따른다고 한다. 가령 집중력 결핍, 헛된 공상, 산만한 행동, 충동성, 급한 성미, 끊임없이 방해, 둔한 눈치, 안절부절못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이런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라면 유독 교실, 즉 단체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의외로 영재성도 신경증 중에 하나로 꼽는다. 영재아동의 부모는 자신의 아이에게 영재성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곧잘 다른 아이들보다 내 아이가 잘났다는 말로 이해하는데, 정작 아이는 본질적으로 완벽주의자인 경우가 많고 불안감도 큰 데다 또래와 어울리지 못한다는 느낌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교사와 부모가 아이의 능력치를 최대한 발휘하도록 한없이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이들의 정서 발달에는 무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외에 읽고 쓰고 수학 문제를 푸는 것부터 계획과 정리, 추상적 사고와 기억, 주의 집중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학습차이, 쉽게 쓰고 말하는 능력에 어려움을 겪는 학습 장애도 대표적인 신경증 중의 하나다. 또 언어 발달과 지능은 정상이지만 사회성 기술과 의사소통에 대소 자폐 성향을 보이는 아스퍼거 증후군 역시 이에 해당한다.

 

 

 

“ADHD가 있는 사람은 그들 자신을 바꾸라고 주문받는 유일한 사람들이다. 특수교육을 받는 아이들도 삶에 필요한 기술을 조금씩 익히도록 요구받을 뿐 학습으로 남들과 다른 점을 바꾸라고 요구받는 일은 없다. 그러나 ADHD 아이들은 무조건 바꾸라고 요구받는다. 우리가 잘못하고 있다.” / 57p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러한 진단이 곧 해결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행동치료사, 정신과 의사 그리고 앞으로 이들이 가야 할 길에서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기까지 독특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계속 넘어야 하는 힘겨운 장벽은 너무도 많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공식적인 구조와 절차로는 작업 치료, 학업 지도, 심화 프로그램, 약물 치료 등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구조는 이들 부모에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이용할 수 있는 보험은 무엇인지 알려주는 데 미흡하다. 혹여 아이에게 맞는 교육 기관을 찾는다 해도 문제점은 있다. 만약 대략 여섯 명의 아이들이 신경다양성을 가졌는데 그들이 제각각 가진 어려움이 다르고, 충동이 다르고, 행동상의 문제도 다르다면 한 명의 교사가 각각의 아이들에게 맞춰 개별화 교육을 하고 그들이 가진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기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더 많은 지원, 자원, 노력을 촉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이 책이 그저 불평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양육에 필요한 사항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과 불평하는 것은 같지 않다. 수많은 부모가 신경학적으로 비전형적인 아이를 키우면서 그들이 당면한 현실과 씨름하며 몸부림치고 있다. 현재 일어나는 일을 우리가 인정하고 직시하지 않으면 이 경험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힘든지 큰 소리로 말함으로써 우리의 경험을 검증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 81p

 

 

 

  그렇다면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와 부모들과 함께 성장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일단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표준 양육 방식, 즉 교육과 영양, 사회생활, 개인적 기질과 특성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모든 영역의 면면을 점검하고 제한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기를 제안한다. 특히 내 아이의 미래는 ‘~해야만 한다고 기대하던 것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아이에게 기대하던 것이 현실과 맞지 않아 반복적으로 부딪히는 것은 무엇인지, ‘~하게 보여야만 하는데라는 생각에 얼마나 사로잡혀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기를 바란다. 또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 조언하며 자료를 나눠주는 따뜻하고 안전한 사람들의 모임은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의 부모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배우자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과 자신의 상황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상황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단체를 찾아 참여해보기를 추천한다.

 

 

 

  그간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어떤 아이이고 무엇을 하는지 혹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나는 어떤 부모인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헛되이 써왔다고 고백한다. 그녀도 아이를 키우다보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내려놓는 게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들을 불안정한 방식으로 양육하고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는 아이들의 행동에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의 대열에 서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때문에 우리 아이의 비전형성 때문에 절절매며 남들에게 사과하려 애쓰기보다 아이를 든든하게 지지할 줄 아는 부모가 되자고 독려한다. 평소 공공장소에서 당황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 자신의 체면을 세우는 일보다 아이의 상태와 감정을 먼저 생각하려 하고, 어떻게 대꾸하고 행동할지 미리 예측해 연습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다.

 

 

 

누군가가 어떻게 우리 가족이 이토록 좋은 상황에 이르렀느냐고 물으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애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우리가 가족으로서 잘 살아갈 수 있는 대안적 방법을 찾아 나섰다라고. 무엇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생각도, 다른 사람이 애셔를 어떻게 바라볼까, 우리의 양육 방법을 어떻게 바라볼까 두려워하는 마음도 내려놓았다. 미래엔 반드시 어떠해야 한다는 생각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우리는 진정 현재의 삶을 진실하게 살고 오늘 내게 주어진 선물에 감사하며 살기 시작했다. / 37p

 

 

“3A, 즉 인정해주기(Accept), 품어주기(Accommodate), 편들어주기(Advocate).”

실제로 처리속도장애는 나아질 방법이 없는 분야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정하기. 받아들여야 한다. 엘런은 이것 하나만으로도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신발을 신고 문밖까지 나가기까지 10분 정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다려주면 훨씬 더 침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짜증낼 이유도, 아이가 기죽을 이유도 없다. 그리고 부모와 자녀 사이도 긍정적이면서도 존중하는 관계를 유지한다. / 181p

 

 

핵심은 아이가 거리낌 없이 질문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연결해볼 기회를 갖도록 돕는 데 있다. 그럴 때 아이들은 자신을 가로막는 걸림돌과 성공 전략을 생각해내는 것의 가치를 알게 된다. 이렇게 아이들이 연관 지어 생각할 줄 알면 다음에 다가오는 것이 무엇이든 대처할 준비를 훨씬 잘 갖출 수 있다. 어느 부분에서 아이가 성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지 말해주자. 노력과 향상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칭찬해주자. / 387p

 

 

 



 

 

 

 

  로즈 그린의 아이의 대역습이란 책 속에 이런 구절이 있다고 한다. “아이들이 할 수 있었다면 잘 했겠지요.” 아이들이 우리를 화나게 하는 이유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충족하지 못했거나 달리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이의 행동은 나를 힘들게 하려는 것이 아니며 다만 지금 당장 달라질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뿐이다. 결국 양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의미를 두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나의 교육관과 양육방식은 어떤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다른 아이들처럼, 다른 부모들처럼이 아닌, 아이의 다름을 존중하고 타고난 대로 인정받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내가 해야 할 부분에 집중할 것. 이 책이 내게 주는 메시지를 두고두고 기억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