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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엄마의 가계부 - 꿈이 이루어지는
이지영 지음 / 한빛라이프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때부터 용돈기입장을 적으면서 착실하게 돈을 모으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왔던 것 같아요.
덕분에 대학교 때는 내가 벌어 학비를 대고 남은 돈을 쪼개 적금을 부어 배낭여행도 다녀오고, 졸업 후 3년이 채 되지 않았던 짧은 회사 생활 동안 모은 돈으로 결혼까지 골인할 수 있었네요.
신혼 때까지만 해도 알뜰살뜰 가계부를 잘 정리해서 남편이 집안 경제권을 저한테 주고 전혀 터치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두 아이를 낳고 정신없이 육아하면서 살다보니 정말 중요한 가계부는 자꾸 쓰는 걸 잊고 살게 되니깐 요즘은 남편이 우리집에 모아둔 돈이 얼마냐고 종종
묻네요.^^;;;
사실 첫째 임신하면서부터 남편의 외벌이로 가계를 꾸려나가다보니 열심히 돈을 아껴봤자 늘 텅텅 빈 잔고만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에 화가 나서 가계부 쓰기가 더욱 싫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나는 천 원이라도 아껴보겠다고 12kg 넘는 아들을 아기띠로 메고 버스를 타고 병원을 가는데, 남편은 술 한 번 마시면, 주차단속딱지 한 번 끊으면 돈 몇 만원이 우습게 사라져 버리는 것도 참 짜증이 났고요.
그나마 어릴 때부터 몸에 배인 절약 습관과 충동구매하지 않는 습관 덕분에 수입이 들쑥날쑥한 자영업 남편과 살면서도 마이너스대출이나 카드깡 같은 것은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나이 들어가면서 살다보니 무작정 아끼고 안 쓰는 것이 돈을 모으는 지름길은 아니더라고요.
특히 엄마로 살면서 가족들 위해 쓰는 돈은 덜 아끼면서 내 자신에게 투자하지 않았던 것이 결혼 11년차 지금 와서야 아주 후회가 되네요.
그러던 중 조금 독특한 가계부를 만나게 되었는데, 꿈이 이루어지는 엄마의 가계부 2018이에요.
기존에 여러가지 가계부를 만나본 터라 가계부 작성하는거야 거기서 거기란 생각이 강했는데, 다른 가계부와 달리 엄마로 사는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도와주는 가계부라서 소개해볼까 하네요!
일단 기존에 쓰던 다른 가계부와 비교하면 크기부터 아주 작아요~
크기는 작지만, 다른 가계부와 마찬가지로 꼭 있어야 하는 내용들은 알차게 담고 있어요!
우선, 매월 주요일정을 적는 달력과 함께 이 달의 예산을 적는 칸, 기억해야 할 주요지출을 적는 칸이 있고, 특히 이 달에 이루고 싶은 나의 꿈을 적는 칸도 눈에 띄네요!
그리고 하루 하루 가계부를 적는 칸은 다른 가계부와 달리 현금과 지출을 함께 적도록 되어 있고, 책갈피처럼 작은 항목분류표가 따로 들어 있어서 간단하게 적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
2장에 걸쳐서 1주일의 가계재정상황을 적을 수 있게 되어 있어서 크기는 작지만 적을 내용은 다 적을 수 있네요!
memo란도 있어서 기억해야 할 일이나 사야할 목록 작성 및 간단한 일기도 적을 수 있게 되어 있어요~
특히, 1주일마다 이번주 총수입과 총지출 뿐만 아니라 엄마의 시간 가계부, 엄마의 감정 가계부, 엄마의 관계 가계부까지 함께 적도록 되어 있는 점이 눈에 띄네요!
사실 대학생 때부터 회사생활을 하던 10년간 프랭클린플래너를 작성하면서 시간관리나 인간관계관리는 참 철저하게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나의 감정과 관련하여 충동구매나 감정지출이 있었는지, 의미있는 지출이 있었는지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네요.
특히 애 낳고 집 안에 틀어박혀 가정주부로 살게 되면서 부터는 인간관계 관리는 거의 빵점에 가까울 정도로 신경을 못 썼는데 엄마의 관계 가계부 보면서 무척 반성이 되었네요.ㅠㅠ
결혼11년차 되니 이제 연락을 할 수 있는 지인들도 몇 남지 않았는데, 지금부터라도 노력하면 다시 예전의 인간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 드네요.^^;;;
가계부를 적다보면 예산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한달간, 일년간 살림을 제대로 했는지 정리해보는 것 같아요.
역시 엄마의 가계부 2018에서도 매월 결산으로 고정지출과 기타지출, 변동지출로 나누어서 총수입과 총지출을 함께 정리해보도록 되어 있어요.
note도 있어서 이번 달 지출에 대해 반성하고 다음 달 계획을 세워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
짧지만 굵은 경제 생활의 지혜가 적혀 있는데,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저는 난방비 절약 방법이 눈에 확 띄더라고요~ ^^
가계부만으로의 기능을 따지면 다른 가계부와 비교해서 아주 큰 차이는 없어요~
대신 <정보편>이라는 소책자가 들어 있어서 단돈 1500만원에서 시작해서 20억 자산가가 된 부자 엄마의 알토란같은 금융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다만 적금과 예금도 구분 안되는 완전히 경제맹들을 대상으로 한 글들이라서 대부분의 내용들은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라 살짝 아쉬웠네요.
물론, 같이 쓰면 편리한 가계부앱이라던가, 꾸준한 경제 공부에 도움되는 온라인까페 및 부자엄마 독서리스트 등은 모르던 것들이 많아서 괜찮아네요.^^
참, 가계부 뒤편 영수증 주머니 안쪽에는 '엄마의 꿈 봉투'가 있어요~
알뜰하게 살림해서 모은 돈을 신권으로 교체해서 매주, 매달 일정 금액을 꿈봉투에 넣고 이렇게 모은 돈으로 연말에 열심히 살아온 나 자신에게 선물을 주자고 되어 있더라
고요!
저는 그동안 가계부 작성하면서 남은 동전을 따로 모아서 연말에 (제 생일이 12월이라서~) 꼭 갖고 싶었던 물건들을 하나씩 사곤 했거든요.
신혼 초에는 옷만들기에 푹 빠져서 재봉틀을 샀고, 다음해에는 오버록을 사고, 물론 살 게 없다고 생각될 때는 다음해로 넘겨서 쭉 모아서 DSLR도 장만했네요.^^;;
미리 엄마의 꿈을 정해놓고 돈을 모은 것과 의미는 다르지만 나를 위해 투자한다는건 비슷한 면인 듯 싶어서 살짝 기분이 좋았네요.
그런데, 저자 본인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평범한 직장인 투자자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10년간 은행에 재직하면서, 책도 여러 권 쓰고 재테크 강연도 하셨다는 설명을 읽다보면 완전 평범한 가정주부로 11년간 살아온 제 입장과 너무 괴리감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 가계부는 전업주부보다는 시간관리, 인맥관리 중요한 워킹맘들에게 더욱 좋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간편하게 가계부 작성을 할 수 있다는 것만 생각한다면 저같은 전업주부에게도 꽤 편리한 가계부는 틀림없지만요~
매년 연말이 되면 다들 텅텅 빈 통장잔고를 보면서 내년에는 기필코 가계부를 열심히 써봐야겠다 마음 먹잖아요~
엄마의 가계부 2018은 올해 12월부터 작성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니 한달간 워밍업으로 써본다 생각하고, 내년에는 엄마이 꿈도 이뤄지고 우리 가족 부자 될 수 있도록 가계부 열심히 작성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