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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초능력 클럽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57
임지형 지음, 조승연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시절 신나게 뛰어놀던 것이 아련히 떠오르게 하는 성장동화 <방과후 초능력 클럽>!
10세 이상(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 추천되는 생활판타지동화라서 그런지 8살 똘망군에겐 살짝 호응도가 떨어졌지만, 아빠 엄마보다 친구 사이가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초등학교 3학년 쯤 이 책을 다시 읽으면 아마 너무 재미있다고 반가워할 것 같네요.
처음에 똘망군이 혼자 책을 읽을 때는 휙휙 지나쳐서 읽길래 재미가 없어서 그런가 싶었는데, 나중에 제가 읽어주면서 "엄마 어릴 적에는 말이야~ 이러고 놀았어~"하면서 추임새를 좀 곁들여주니 그때서야 너무 웃기다고 하더라고요.
옆에서 남편도 추억의 <외계에서 온 우뢰매> 이야기를 곁들이면서 아빠도 좋아하던거라고 침 튀겨가면서 이야기하니 뭔가 책과의 연결고리가 형성되서 그런가 그제서야 좀 이해가 가는 분위기였네요.^^:;
책의 주인공 민성이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시작이 되요.
민성이와 종현이와 동엽이는 유치원 시절부터 함께 다니는 삼총사에요~
굉장히 활달하고 유머러스한 동엽이와 달리 민성이는 좀 소극적인 편이라 늘 동엽이의 말에 휘둘려 쫓아다니곤 하죠.
어느 날, 동엽이는 폐건물에서 UFO를 본 것 같다면서,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초능력자 에스퍼맨이 되어야 한다고 해요.
그리고 방과후 초능력클럽을 결성해서 함께할 동지들을 모집하죠!
누가 이런 방과후 클럽에 들어오겠냐고 창피해하던 나와 종현이와 달리, 끝까지 자기 생각을 밀어붙이는 동엽이!
그의 카리스마에 휘말려 2명의 새로운 대원 찬희와 기훈이가 함께 해요~
일단 선생님께는 초능력 대신 능력을 써서 방과후 능력 클럽을 결성했다 알리고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하죠~
제일 먼저 연구자금이 필요하다면서 친구들은 자기들이 갖고 놀던 장난감과 집에 있는 사탕 등을 가져와 친구들에게 뽑기 형식으로 연구자금을 마련해요!
똘망군도 이건 굉장히 재미있어 보인다면서 자기도 뽑기통을 만들어야 겠다고 한참 난리를 폈답니다!
학교 근처 공원에 생긴 토굴에 비밀기지를 만들고 방과후 그곳에 모여서 능력 개발에 나선 아이들~
동엽이를 필두로 이들의 엉뚱발랄함에 우울했던 기분까지 싹 사라질 정도로 참 유쾌한 일들이 연속 이어지네요!
그러다 학교 운동회 소식이 들려오고, 달리기 꼴찌를 맡아둔 나는 운동회가 안 오길 기원하죠.
동엽이는 민성이를 도울 겸 능력 개발을 할 겸, 아지트 근처의 놀이기구를 활용해서 달리기 훈련을 해요.
다들 동엽이의 엉뚱함에 이런 걸 왜 해야 하나 생각하지만 그냥 묵묵히 하게 되고, 놀랍게도 다들 운동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죠!
나 역시 만년 꼴등이었는데 3등을 하게 되서 훈련의 효과라고 생각하는데요~
알고보니 5명 중에 한 명은 배탈로 기권, 또 한명은 뛰다 포기, 그래서 민성이가 3등을 한 걸 알고, 나는 동엽이에게 화풀이를 해요.
그런데 그 날부터 말 수가 줄어들고 급기야 아파서 학교에 결석까지 하게 된 동엽이!
나는 왠지 내 탓인 것 같아서 동엽이에게 사과하고 싶어하지만 만날 길이 없게 되죠~
친구들과 동엽이 병문안을 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급기야 동엽이 아버지에게 동엽이가 없어졌다는 전화를 받고 다들 진짜 외계인에게 납치된게 아닐까 걱정하게 되요.
그러다 동엽이가 처음 UFO를 봤다고 했던 폐건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만난 동엽이는 뜻밖에 자기가 전학을 가야할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털어 놓죠!
다들 깜짝 놀라지만 이미 정해진 일을 취소할 순 없는 법~ 결국 반의 활력소였던 동엽이는 그렇게 전학을 가고 방과후초능력클럽은 흐지부지되죠.
그런데 이런 일을 예감이라도 한 듯, 일주일 후 방과후 초능력클럽 멤버들에게 동엽이가 문자로 예전의 아지트로 모이라고 해요.
그리고 영상통화로 자기를 대신할 다음 대장으로 나, 민성이를 지목하고 잘 부탁한다면서 통화가 끝나죠.
그렇게 다들 민성이를 대장으로 다시 방과후 초능력클럽을 꾸려나갈 생각을 하고, 민성이는 마음 속으로 좋아하던 연희를 새로운 멤버로 들이겠다고 생각하면서 책이 끝나요~
초등학교 시절 무슨 놀이를 했더라~ 이 책을 읽는 내내 제 추억을 열심히 더듬어 봤는데, 요즘 아이들처럼 학원을 다닌 것도 아니고, 매일 공부하라고 엄마의 잔소리를 들었던 것도 아닌데 특별히 떠오르는 일이 없더라고요.--;
그저 마음 맞는 친구네 놀러가서 인형놀이를 하거나, 3살 아래 동생과 그녀의 친구들을 모아놓고 학교놀이를 하거나, 한참 유행하던 트럼프카드와 부루마블 같은 보드게임을 하면서 조용히 놀았던 기억 뿐!
그에 비해 옆에서 간간히 책 내용을 훔쳐 듣던 남편은~ 학교 앞 문방구에 설치된 동전 오락기를 하다 학교에 안 가서 할머니에게 엄청 맞은 일부터, 집 앞 놀이터에 물폭탄을 투하해서 친구들이 쫓아올까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던 일, 매일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하고 농구하고 뛰어 놀다 밤 늦게 집에 가서 혼난 일 등등 말 안해줘도 될 일들까지 침 튀기면서 자랑하더라고요.ㅋ
8살 똘망군에게는 아직 <초능력 방과후 클럽>의 친구들 이야기보다 아빠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하게 느껴졌던 것 같지만~ 아마 1-2년 내로 매일 친구랑 노느나 아빠 엄마는 찬 밥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지난주에도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고무딱지치기를 열정적으로 하다 오른쪽 중지 인대가 늘어나서 임시 기브스까지 한 똘망군이니 아빠의 뒤를 이어 동네 골목대장 되는 건 시간 문제인 듯 싶어요!
암튼, 처음에 책 제목만 보고 UFO를 찾아 나서는 굉장히 엉뚱한 모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어린 시절 추억도 떠오르면서 우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성장동화였네요!
친구가 소중해지는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 아이들이 꼭 한번 읽어보고 왕따니, 은따니 하는 말들 없이 즐거운 학교생활 했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