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여가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3
외젠 이오네스코 지음, 오세곤 옮김 / 민음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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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명작이나 고전이라고 하는 책들은 대부분 일단 제목이 친숙해서..

책을 읽기도 전에 왠지 책의 내용을 다 아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클릭 몇 번으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세상이기에,

낯선 제목의 책이라도 클릭 몇 번 하면 대강의 줄거리나 평단의 평가, 연관된 이야기 등등이 줄줄이 찾아낼 수 있고, 때로는 그런 정보를 취하다 보면

막상 진짜로 그 책을 읽을 때는, 책이 시시하게 느껴지거나, 이미 읽은 책 같아서, 읽고 싶지 않아지는 경우도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제목 [대머리 여가수] 자체는 굉장히 익숙했다. 또한 책의 저자라는 이오네스코 역시 입에 착 붙는 맛이 있었다.

그런데..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사실상 떠오르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무엇보다도.. 책의 두께가 상대적으로 얇았기 때문에.. 부담감 없이.. 잠 자리에 들기 전에 쉽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물론 그 기대는 채 세 장을 넘기기 전에.. 박살나 버렸다.

 

뭐야? 이거??

당혹스러움...

그랬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느꼈던 것은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인지.. 어디서.. 감동 받고 어디서.. 생각을 멈추어야 하는 지.. 알지 못했다.

 

책의 뒷편에 실린 해설을 읽고 나서야,

[고도를 기다리며]와  마찬가지지의 부조리극의 대본이라는 것을 알았다.

 

해설에 따르면 부조리극의 특성은 인간들의 막연하고 근거없는 집단적인 믿음 (조리) 앞에 그들이 믿으려 하지 않는 적나라한 현실 (부조리)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오네스코는 이 작품에서 언어의 부조리.. 언어를 통한 의사 소통의 어려움, 언어의 폭력성, 언어의 허구성과 공허성을 드러낸다고 한다.

뭐, 그런 의미일 수도 있겠다는 것이 해설을 읽고 나서야 조금 납득이 되었다.

 

그런데..

이런 류의 작품이 별로 가슴에 와 닿지는 않느다.

 

전문가의 해석 내지는 의미 부여가 필요한 어려운 이야기보다는 보다 명확한 플롯과 사건이 있는 더 이전 시대의 작품들이 더 끌린다.

 

사는 것이 마냥 쉽지 많은 않은 세상에서.. 이젠 책을 읽을 때도 .. 무언가 내포적인 상징과 의미를 끊임없이 찾아내고.. 해석해야 하는 게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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