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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비밀 - EBS 다큐프라임, 타인을 움직이는 최상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ㅣ 설득의 비밀
EBS 제작팀.김종명 엮음 / 쿠폰북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사람은 누구나 자신과 비슷한 사람, 혹은 비슷한 취향이나 생각을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 그런 사람들하고만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살다보면 오히려 나와 전혀 다른 생각과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을 훨씬 더 많이 만나게 된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며 살아가는 법, 게다가 그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설득의 비법이란 게 있다면 누구라도 다 배우고 싶을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욕구에서 출발한다. 설득의 달인이 되고 싶은 지원자들을 모아서 여러 상황 하에서 대상자를 설득하는 모의 실험을 하고 그 과정을 분석하면서 사람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한단계 한단계 배워가는 과정을 서술했다.
나는 설득을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동화시키는 작업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책의 첫머리에서부터 내가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설득이란 단순하게 내 논리를 상대방에서 설파해서 그를 내 쪽으로 당겨오는 게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내가 먼저 한 발 다가가는 일이며, 결국은 서로간의 이해와 공감을 통해 합일점을 찾는 것이란다. 그래서 설득의 달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는 7:3 정도로 상대방의 말을 더 많이 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내 주장을 펴기 전에 먼저 진심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이게 부족하게 되면 그 때부터 설득이 아니라, 일방적인 설교나 논쟁으로 끝나게 되는 것 같다.
아주 예전에 나는 내가 말을 잘 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어떤 상대든지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꼼짝 못하게 막아버리고 다다다다... 내가 하고 싶은 말만 마구 해 대면서 스스로 만족감을 느낀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상대방이 더이상 반박을 하지 않은 것일뿐 나와 의견을 같이 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거부감(?)만 더한 꼴이었다.
설득은 논쟁이 아니라, 공감, 혹은 소통이며 어떤 면에서는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가 아니라,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맞다'라는 것을 알지 못했었다. 상대방이 진심으로 승복하지 않는 논쟁은 무가치한 설교일 뿐인데, 그걸 아는 데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또 피한다고 능사가 아닌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누군가를 설득해야하는 일 자체를 피하게 되었다. 논쟁하지 않고 상대방을 내 편으로 끌어당겨와야하는 상황 자체가 몹시 부담스럽고 자신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니.. 나 자신의 문제점이 어느 정도는 보였다. 일단.. 마음가짐부터.. 너무 상대방을 내편으로 당겨오려는 의도만 강했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면이 부족했고 단판 승부를 내려고 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들을 줄을 몰랐던 것이다. 또 사람의 유형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그냥 일방적으로 내 스타일대로 밀어붙여 보다 안되면.. 이 사람은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아예 제쳐 두고는 했다.
책 한권을 읽는다고 해서 그런 내 성향이 단번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이제부터라도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우선 남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또 단 한번에 모든 것을 것을 끝내는 게 아니라, 언제든지 다른 협상의 여지.. '최선이 안되는 경우엔 차선!!'이라도 고를 수 있는 준비를 해 두어야겠다. 설득이라는 것도 결국 말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그 본질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자 소통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진심을 다해 하는 말은 결국 그 사람의 마음에 다가가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