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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
조셉 M. 마셜 지음, 김훈 옮김 / 문학의숲 / 2009년 8월
평점 :
제목이 끌려서 오직 제목만 보고 주문한 책이다.
나는 바람을 좋아한다. 곧 다가오는 늦가을의 서늘한 바람, 옷자락을 날리고, 낙엽을 공중에서 떠돌게하는 그런 바람을 특히 좋아하고, 그런 바람 속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이 책은 라코타 인디언들의 삶의 지혜를 담은 에세이다. 지금은 미국 사회의 비주류로 물러났지만, 한때는 미국의 드넓은 대 평원을 소유했던 수많은 인디언 부족 가운데 하나인 라코타 인디언들 사이에서 전승되는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진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무엇이 진짜 소중한 것인지 한번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책이다.
과거에 비해 현대인들은 더 많은 것들을 누리고 산다. 발달된 현대 과학문명의 덕택으로 많은 편리한 문명 이기들을 사용하고 있고, (제 3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제외하고,) 유럽이나 동북 아시아에 사는 우리들은 거의 잘 먹고 잘 산다. 우리 나라만 해도 과거에는 보릿고개라고 해서 대부분의 농민들이 일년 중에 한 두달은 거의 굶주렸었고 명절 선물로 계란이나 설탕을 주고 받던 게 불과 몇 십년 전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아주 가난한 사람이라도, 최소한 밥은 먹고 산다.
그럼 우리들은 선조들보다 행복한가?? 선조들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
현대인들은 많은 것들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댓가로 고독해졌고, 작아졌고, 나약해졌다라고 말하면 지나친 걸까??
과거 라코타 인디언들은 대자연 속에 일부로서 살아갔다. 우리 조상들이 그런 것처럼, 그들 역시 천지의 아들, 딸로 살아갔고 서로에게 의미있는 존재로서 살아갔다. 나와 다른 그것이 아니라, 나와 너, 그리고 우리라는 커다란 관계의 그물망 속에서 살아갔다. 그런데, 물질 문명이 발달하면서, 삶은 편해졌지만, 우리라는 개념은 거의 사라지고, 나와 타자, 즉, 나 이외의 것들로 개별화 되어 버렸다. 자연 속에 소외되고, 사람들 사이에서 소외되고, 물질로부터도 소외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제,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제 생각해 보아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