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이란 책을 읽고 있다. 40대 중반의 영화 평론가인 저자가 모교인 컬럼비아 대학교에 가서 이십여년전에 들었던 교양 강좌를 다시 들으면서 느끼는 감회를 담담히 써 내려간 책이다.
문득 나도 저자처럼 대학시절, 혹은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다시 배워보고 싶은 열망 같은 게 떠올랐다. 그 때는 너무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라서 별로 귀하게 여기지 않았던 많은 수업들이 지금의 내 입장에서는 참 아쉽다. 더 많이 받아들이고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알 수도 있었을텐데.. 그냥 저냥 시험 성적이나 올리는 목적으로 밖에 공부하지 않아서.. 그냥 벼락치기 하듯 시험에 나올 것 같은 정보들을 암기하는데 급급했었는데, 이제 다시 공부하게 된다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보다 감사한 마음(내가 순식간에 얻어듣게 되는 정보는 시대를 통해 누적된 지식 더하기 어느 한 사람의 평생에 걸친 노력의 결과일 테니까...)으로,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 하나 새겨들으려고 하지 않을까??
하긴 이런 생각하는 자체가 조금은 우스운 일이다. 지금 현재 배움에 정말로 목말라 있다면, 이렇게 만일 그렇다면.. 어쩌구 하면서 상상만 하는게 아니라, 무언가 다른 식의 결단을 내렸을 텐데.. 이 책의 저자처럼 듣고 싶고 알고 싶은 내용을 청강하러 다니거나, 한 분야를 파고 들어 공부하거나.. 등등. 그런데, 그런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다시 대학 시절 교양 과목을 청강하는 저자의 처지에 대해 부러워만 하고 있다니.. 저런!!!
늘 느끼는 거지만, 나의 문제는 딱히 하고 싶은 그 무엇이 없다는 점 일듯 싶다. 하면 좋을 것들은 많이 있지만, 절실하게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언지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다. 올 여름에 템플 스테이라도 하면서 나 자신을 찾고 싶지만, 과연 거기서는 나를 찾을 수 있을까?
늘 이런 저런 이유로 나 자신을 평가하고 판단하고 합리화시키고 변명하는, 말 그대로 생각하는 내가 아니라, 그 너머에 있다는 진짜 나의 자아를 만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존재는 과연 무얼 원하는 걸까?/
이래저래 머리 아픈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