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에 우연히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가  영화를 먼저 보아 버렸다..

영화에서는 수학 선생님이 된 루트가 자신이 어떻게 수학과 친하게 되었는지 학생들에게 이야기 해주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무척 따분하게만 느껴졌던 수학을 저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호기심으로 보다가 나도 모르게 이야기에 빠져 들어 버렸고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지만, 서로를 위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혈연보다 더 가까운 가족이 되어버린 그들 세사람의 이야기가 코 끝 찡하게 느껴졌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원작 소설이 궁금해졌다.

소설에서는 화자가 엄마란 점만 빼면 큰 얼개는 거의 같다.. 

기억이 80분 밖에 지속이 안되지만,

그래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기 힘들어 하고, 변화하는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잘못 박혀버린 못처럼 과거의 기억 속에 붙잡혀 있지만,

박사는 머리 속에서 늘 수학과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며,

인간에 대한, 특히 어린아이에 대한 배려가 많은 사람이다.  또 어쩌면 그런 박사의 순수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한 인간으로 존중해 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파출부인 나와 나보다 더 박사를 잘 이해하는 아들 루트...

박사의 표현대로.. 각각 아무 상관도 없어 보이고 서로에게 그다지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은 이상한 모습이지만, 서로 모여서 사랑으로 상대방을 보살펴주고 배려해주고 이해해 주고 믿어주는 아름다운 가족의 모습을 연출한다..

개인적으로는 박사와 단 둘이 남겨져 있다가 루트가 손을 다치게 되고, 다친 손의 치료를 다 마치게 된 후.. 루트가 "엄마가 박사님을 진심으로 믿지 않았다"라며 화를 내는 대목이 참 오래도록 가슴에 여운처럼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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