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차별주의자??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우리는 보편적으로 차별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때문에 자신을 누군가가 차별주의자라고 지칭한다면 대부분의 선량한 사람들, 혹은 스스로 선량하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은 불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우리 대다수는 알게 모르게 누군가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데 익숙하다.

다수는 아주 쉽게 자신들과 다른 존재를 가려내고 성적 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난민, 노숙자 등등의 명칭으로 자신들과 분리하면서 그 차별을 당연시한다.

"틀리다”와 “다르다”는 말은 다르다면서,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좋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다르다는 말 자체도 어쩌면 나와 다른 사람을 존재를 동등하게 인정하지 않는 차별이 전제된 말은 아닌가 라고 저자는 묻고 있다.

권력이 가진 다수가 말하는 ‘다른 존재’라는 말 자체가 배제나 소외를 바탕에 깔고 있는 말일 수 있다고 한다.

차별이 존재하는 사회는 불평등한 사회다.

우리 사회는 법적으로, 이론적으로는 평등한 사회이지만, 과연 그러한가? 알게 모르게 무수한 차별과 불평등, 불공정이 존재함을 우리는 알고 있다.

불평등한 사회는 누군가에게는 몹시 고단한 사회이다.

불평등한 사회가 고단한 이유는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하도록 부당하게 종용하기 때문이다. 불평등이라는 사회적 부정의에 대한 책임을 차별을 당하는 개인에게 지우는 것이다. 남들보다 더 많이, 부단히 노력해서 그 불리함을 극복하도록 강요한다.

올해 봄 지하철에서 장애인들이 기본적인 을 보장하라면서 지하철 출근 시위를 한참동안 한 적이 있었다.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 보행권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왜 하필이면 가장 바쁜 출근 시간에 시위를 해서, 여러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차라리 퇴근 시간이면 덜한데, 하필 출근 시간이라… (장애인 단체 입장에서는 가장 효과적으로 장애인의 불평등한 상황에 대해 드러낼 수 있는 시간대를 고른 것이겠지만, 다수가 불편을 겪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나 역시도 다수의 편의를 위해서 소수는 불편을 감수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보다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불편함을 감수할 생각이 있는가? 

이 고민이 스스로를 차별주의자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열쇠라는 생각을 해 본다.

차별을 당연시하거나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하는 자세 역시 필요할 듯하다.

차별을 조장하는 사회는 결코 선량하지 않다.